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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의적 지성으로 나아가는 공동체 - SNUTI to Silicon Valley (3)

2024. 9. 3.

혁신의 이론과 실습, 그리고 남은 다짐들

지난 6월, 본교 첨단융합학부의 첫 ‘SNUTI to Silicon Valley’ 프로그램이 성공적으로 개최됐다. 연수에 참가한 첨단융합학부 신입생과 선배 역할로 활동을 함께한 서포터즈는 실리콘밸리의 열정과 지혜를 보고 듣는 것에 그치지 않고, 실습 과제를 통해 창의·협업 역량을 함양했다. 학생들이 가치 있는 혁신에 한 발짝 다가섰던 아이디어톤* 현장을 돌아보고, 첨단융합학부 구성원들과 일주일간 얻은 결실을 회고했다.

디자인 사고로 세상에 기여하는 방법

6월 27일(목), 학생들은 디자인 사고(design thinking)를 배우고 적용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교육을 담당한 아마존뮤직의 박세원 프로덕트 디자이너는 “다양한 분야에서 전문성을 가진 사람들이 정보를 합쳐야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디자인 사고의 대가인 돈 노먼(Don Norman)의 ‘더블 다이아몬드 이론(Double Diamond Theory)’을 소개했다. 사용자에 대한 공감을 기반으로 생각의 발산과 수렴을 반복하는 것이 이론의 핵심이다. 박 연사는 학생들에게 프로젝트를 수행할 때 발견(discover), 정의(define), 디자인(design), 전달(deliver)의 단계를 따라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진 아이디어톤 활동에서는 조별로 ▲서비스 부족 국가를 위한 청정 에너지 민주화 솔루션 ▲환자 자율성과 공감을 향상시키는 개인화 헬스케어 솔루션 ▲교육 및 문화 이해를 돕는 VR(가상현실), AR(증강현실) 등 활용 솔루션 ▲허위 정보 확산 및 사이버 프로파간다를 완화하는 인공지능 활용 솔루션 중 한 가지 주제를 선택해 탐구하고 토론했다. 서포터즈 이하준 학생(지능정보융합학과·석사23)은 “배운 기법을 사용하니 아이디어의 발전이 효율적으로 이뤄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라고 말했고, 고형민 학생(첨단융합학부·24)은 “팀원이 많은데다가 모두 열정적이어서 의견을 맞추는 과정에 어려움이 있었지만, 소통으로 해결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었다”라고 밝혔다. 윤태준 교수(첨단융합학부)는 “학생들이 동일한 문제에 서로 다른 접근법을 제시하고 이를 구체화하는 과정이 흥미롭게 느껴졌다”라며 “활동을 통해 얻은 지식과 경험을 활용할 수 있길 바란다”라고 전했다.

아이디어톤 활동에 활발하게 참여한 학생들
아이디어톤 활동에 활발하게 참여한 학생들

저녁식사 후, 준비한 아이디어를 발표하는 성과공유회가 진행됐다. 아이디어톤 활동을 진행했던 각 조는 국제사회의 여러 현상을 바탕으로 문제 상황을 뾰족하게 정의하고, 최신 기술을 이용한 창의적인 해결책을 제시했다. 최우수상 수상 팀은 에너지에 대한 정보나 인식이 전반적으로 부족함을 짚으며, 지역별 에너지 사용 데이터를 분석·제공함으로써 효율적인 에너지 소비를 장려하는 앱 서비스 아이디어를 선보였다. 한편 우수발표상 수상 팀은 유튜브 사용자가 편향된 정보를 접하지 않도록 쇼츠 인터페이스에 반대 의견의 영상을 띄우는 알고리즘을 제안했다. 많은 고민과 노력의 흔적은 물론, 훗날 더 나은 사회를 만들어갈 학생들의 잠재력을 엿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송준호 학부장(첨단융합학부)은 “향후에도 학생들이 교과ᆞ비교과 활동을 통해 다양한 전공과 배경을 가진 사람들과 소통하며 난제를 함께 해결하는 능력을 키워갈 수 있도록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하고 실행해 나가겠다”라고 말했다.

함께 토론하는 윤태준 교수와 학생들(좌), 아이디어톤 시상식(우)
함께 토론하는 윤태준 교수와 학생들(좌), 아이디어톤 시상식(우)

실리콘밸리 이후, 우리들의 이야기

실리콘밸리에서의 모든 여정을 무사히 마치고 일상으로 돌아온 학생과 교수진의 후일담을 들어봤다. 학생들은 세상을 보는 눈이 달라졌다고 입을 모았다. 강승원 학생(첨단융합학부·24)은 “탐방을 통해 해외 기업들이 수많은 혁신을 일으키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라며 “열심히 공부해 세계 무대에서 경쟁력을 기르겠다는 동기부여가 됐다”라고 전했다. 안상준 학생(첨단융합학부·24)은 “산업과 기술의 트렌드가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임을 실감했기에, 학업을 통해 다양한 분야에 응용할 수 있는 지식을 쌓고자 한다”라고 말했다.

첨단 산업 현장에 있는 선배들과의 만남도 소중한 기억으로 남았다. 고형민 학생(첨단융합학부·24)은 “다양한 사람들의 경험을 통해 나의 진로를 생각해보는 기회가 됐다”라고 말했다. 서포터즈 신의식 학생(원자핵공학과·21)은 “연사님들께서 학생의 의견이나 생각을 주의 깊게 들어주셨다”라며 “대화를 하며 의미 있는 인사이트를 많이 얻었다”라고 회고했다. 최승홍 교수(첨단융합학부)는 “실리콘밸리에서 만난 멘토들과 비슷한 커리어를 밟는 게 막연한 일만은 아니라는 점에 많은 학생이 공감했으리라 믿는다”라며 “각자 머릿속에 그려본 준비 과정을 기억하고, 귀하게 맺은 인연들을 잘 이어 나가서 졸업 후에 멋진 커리어를 밟을 수 있기를 기원한다”라고 학생들을 격려했다.

한국에서 실리콘밸리를 실현할 방법은 무엇일지도 같이 고민해봤다. 강승원 학생(첨단융합학부·24)은 “실리콘밸리 기업들은 근무 환경이 자유롭고, 직무에 대한 책임감이 매우 클 수밖에 없음을 느낄 수 있었다”라며 국내 기업문화에도 변화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안상준 학생(첨단융합학부·24)은 “대기업 및 수도권에 집중된 우리나라의 제도적 시스템을 개선해 스타트업의 성장을 더 지원해야 한다”라는 의견을 밝혔다. 전원준 학생(첨단융합학부·24)은 “청년들이 대학에서부터 도전을 통한 배움에 익숙해진다면 사회가 바뀌지 않을까”라고 제안했고, 신의식 학생(원자핵공학과·21)은 “우리 사회는 실패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이나 두려움이 많지만, 이는 적당한 수준에서 좋은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라며 “한국만의 균형을 잘 찾아야 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실리콘밸리의 분위기를 느껴보고, 선배와 대화하며 꿈을 빚어간 시간
실리콘밸리의 분위기를 느껴보고, 선배와 대화하며 꿈을 빚어간 시간

‘SNUTI to Silicon Valley’ 프로그램은 막을 내렸지만, 미래를 향한 첨단융합학부의 여정은 이제 시작된 셈이다. 인터뷰에 참여한 재학생들은 각자 기업 경영, 반도체 연구, 소프트웨어 개발 등으로 세상을 변화시키겠다는 비전을 품고 있었다. 서포터즈 이하준 학생(지능정보융합학과·석사23)은 “학생들이 학문 간의 벽을 부수고 혁신하는 인재상으로 거듭나려고 하는 모습에서 우리나라 교육이 점차 변화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라며 “첨단융합학부에서는 선택할 수 있는 진로의 범주가 넓으니, 좋아하는 분야들을 융합적으로 이해해보고 그에 대한 전문가가 되길 바란다”라고 응원을 건넸다. 김이수 학생(물리교육과·23)은 “첨단융합학부 1기로 무사히 적응한 후배들이 멋지다”라며 “서울대학교에서만 가질 수 있는 다양한 경험을 꼭 누리길 바란다”라는 조언을 보탰다.

송준호 학부장(첨단융합학부)은 “서울대학교 인재들은 ‘많은 이들이 바라는 대세의 꿈’보다 ‘나만의 소중하고 자유로운 꿈’을 빚어갈 수 있었으면 한다”라고 강조하며 “이번 탐방을 통해 그동안 학교에서, 또는 국내에서 헤아렸던 것보다 폭넓은 자유를 직접 보고 느끼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었고, 이로써 학생들에게 소중한 변화와 발전의 씨앗이 심어졌을 것으로 믿는다”라고 전했다. 앞으로도 첨단융합학부 공동체의 다채로운 성장과 활약을 지켜봐도 좋을 것이다. 학부 소식은 공식 웹사이트(snuti.snu.ac.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아이디어톤(ideathon): ‘아이디어 마라톤’의 준말로, 어떤 주제나 사업에 대해 제한된 시간 안에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고안하고 발표하는 경연 대회를 뜻한다.

서울대학교 학생기자
최하영(언어학과)
harongeee@sn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