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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꿰뚫는 질문, 소통과 배려의 자세로 답하다 - 제7회 SNU 토론 한마당

2021. 12. 3.

지난 17일(수) 기초교육원(61동) 320호에서 제7회 SNU 토론 한마당 본선 대회가 열렸다. 기초교육원은 2015년부터 매년 SNU 토론 한마당을 개최하여, 학생들이 타인과 소통하며 사회문제에 대한 다양한 관점을 나누는 자세를 함양하도록 하고 있다. 행사를 위해 해마다 3월부터 여러 단과대학의 교수들이 모여 준비위원회를 결성하고 토론 주제를 결정한다. 이번 토론한마당은 ‘사랑은 좋은 삶에 필수적인가?’를 주제로 진행되었다. 지난 8월에서 9월까지 51개 팀, 148명의 학생이 대회에 신청했으며 이 중 심사를 거쳐 선정된 16개 팀이 본선에 올랐다.

본선 대회 당일 오전, 토너먼트 방식으로 각 팀이 승부를 겨룬 결과 담다팀(언론정보학과 윤성배, 철학과 최하늘, 국사학과 엄유빈, 화학생물공학부 장태완)과 LG팀(경제학부 구자민, 인문계열 이동현)이 결승전에 진출하였다. 심사위원단으로는 심사위원장 이재영 교수(영어영문학과)를 비롯하여 김덕수 교수(역사교육과), 김형렬 교수(윤리교육과), 송용수 교수(컴퓨터공학부), 이유선 교수(기초교육원)가 자리했다.

의견 교류의 열기로 달아오른 SNU 토론 한마당

결승 토론에 앞서 유재준 원장(기초교육원)과 오세정 총장이 토론 대회의 의의를 되짚고 참가 학생들을 격려했다. 유 원장은 “토론대회를 통해 학생들이 자신과 타인의 생각을 경합적으로 이해하고 문제에 대해 스스로 답을 찾아가는 방법을 배우길 바란다”고 인사말을 전했다. 오 총장은 격려사를 통해 “세상에는 답이 정해져 있지 않아 여러 관점에서 접근해야 하는 문제가 많다. 정해진 답을 외워 쓰는 교육방식에서 벗어나 토론식의 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라며 SNU 토론 한마당이 서울대학교의 이러한 교육 목표를 가장 잘 보여주는 행사 중 하나임을 강조했다.

제 7회 SNU 토론한마당의 결승 토론이 진행되고 있다.
제 7회 SNU 토론한마당의 결승 토론이 진행되고 있다.

결승전의 막이 오르고, 첫 번째로 주장을 펼친 담다팀은 ‘유전적 진화, 인간 주체의 확립, 인류 공동체의 관점에서 사랑은 좋은 삶에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인간이 생존하고 자아를 성찰하며 나아가 인류애를 실천하기 위해서는 사랑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한편 두 번째로 입론에 나선 LG팀은 사람마다 좋은 삶의 기준은 다르다는 근거를 들어 ‘사랑이 좋은 삶에 필수적이지 않다’고 강조했다. 사랑 대신 꿈을 선택해 행복을 찾은 〈라라랜드〉의 주인공처럼 사랑이 없어도 좋은 삶을 살 수 있고, 상대에 대한 과도한 집착 끝에 자살을 택했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속 베르테르와 같이 사람들은 사랑으로 인해 불행해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번 대회의 결승전은 현장의 청중 없이 진행되었던 작년과 달리 청중평가단, 심사위원, 진행요원 만이 오프라인으로 참여하고 일반 청중은 줌(Zoom)으로 생중계를 시청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결승전 토론이 끝난 후 김종영 교수(기초교육원)의 진행 아래, 약 30분 동안 토론 전반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나누려는 청중들의 열기로 뜨거웠다. 우리 사회의 현주소를 돌아보며 이번 토론 주제가 제기된 배경과 이 토론이 갖는 시대적 의미에 대해 고찰한 학생도 있었다. 본선 토론에 참여한 최종호 학생(물리천문학부·21)은 “사랑에는 답이 정해져 있지 않다. 그런데도 우리가 오늘 이 자리에서 진정한 사랑이란 무엇인지에 관해 토론한 것은 최근 우리 사회에서 사랑의 중요성이 점차 희미해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경청하는 태도를 배우고 자신의 삶을 고찰하는 계기가 되길

다섯 명의 심사위원단과 20명의 학생 청중 평가단의 점수를 합산한 결과, 근소한 차이로 대상과 200만 원의 상금은 담다 팀에게 돌아갔다. LG팀이 100만 원의 상금과 함께 금상을 수상했으며 도혜스네이션팀과 이백팀에 은상이 주어졌다. 이 밖에도 5개 팀이 동상, 9개 팀이 장려상을 수상했다. 심사위원장 이재영 교수는 “양 팀이 타인의 주장을 경청하고 인정하며 갈등을 해소하는 자세를 잘 보여줬다”며 심사 총평을 전했다. 그는 양 팀의 논지에서 나아가 더 생각해볼 만한 질문들을 던지며 “본 토론 대회가 삶의 방향에 대한 고찰과 학문적 고민의 출발점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최윤정 부원장(기초교육원)은 이번 토론대회에서 “학생들로부터 참교육을 얻었다”며 “독창적인 논지를 다양하게 접할 수 있어 좋았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타인의 의견을 토대로 자신의 논지를 풍부하게 발전시키는 대화식의 토론은 다소 부족했다”라는 아쉬움을 표했다.

대상을 수상한 담다 팀의 윤성배 학생(언론정보학과·15)은 신입생 때 제1회 토론 한마당을 관전하며 ‘나도 언젠가 저 자리에 서고 싶다’라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6년 후 오늘 토론자로 참여해 우승까지 거머쥔 그는 “이번 기회를 통해 ‘토론은 이기기 위해 하는 것’이라는 고정관념을 깨고 한 단계 성장했다”며, 같이 고생하고 노력한 팀원에 대한 고마움을 표했다. 이처럼 제7회 SNU 토론 한마당은 많은 학내 구성원들이 민주 시민으로서의 바람직한 대화 태도를 기르고 삶의 근원적인 물음에 대해 고민할 수 있는 자리였다. 해마다 개최될 토론 한마당에서 앞으로 어떤 다양한 이야기들이 오갈지 기대가 된다.

서울대 학생기자
이규림(언론정보학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