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9일(금) 자유전공학부 주관으로 학생설계전공 설명회가 열렸다. 올해 전공제도가 개편됨에 따라, 학생이 직접 교육과정을 짜 학교의 승인을 거쳐 이수하는 학생설계전공은 2022년 1학기부터 자유전공학부 외 학생들도 부전공이 아닌 복수전공 수준으로 들을 수 있게 된다. 줌(Zoom)으로 진행된 해당 행사는 백 명 넘는 인원이 참가해 오는 10월에 이루어질 전공신청에 대해 학생들의 관심이 뜨거움을 알 수 있었다.
학생설계전공,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1부에서 이욱진 전문위원(자유전공학부)은 개편된 제도 소개와 함께 학생설계전공 진입을 고민하는 학생들을 위해 전공 선택 전 여러 고려사항들을 짚었다. 본인이 학생설계전공에 적합한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우선 자신만의 독특한 문제의식과 기존 학사 제도 내에서 해결할 수 없는지 등을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리하여 전공 설계를 결심했다면 심의위원들을 설득할 수 있는 해당 전공의 신설 필요성을 재확인하고, 전공 공부의 궁극적인 목표와 실현가능성, 활용성 등을 검토해야 한다. 그 다음 신청자는 전공 이수에 필요한 교과목을 모색해 로드맵을 구상하고 관련 교수진에 자문을 구해야 하는데, 이때 자체적으로 편성한 교과과정은 2개 이상 학과(부)의 전공 교과목이 포함되어야 하며 총 51~78학점까지 신청 가능하다. 이후 지도교수 선정까지 완료되면 전공을 신청할 수 있다. 특히 올해부터는 학생설계전공 홈페이지에서 지난 학생설계전공 이수자의 교과과정을 열람할 수 있고, 자유전공학부 학생들이 만든 전공백서(https://jeongongbible.miraheze.org/wiki)를 통해 서울대의 모든 전공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또 신설된 서울대 교과검색 사이트 스누지니를 통해 배치하고자 하는 교과목의 최근 개설 여부도 확인할 수 있어 전공 설계가 더 수월해질 것으로 보인다.
내가 직접 빈칸을 채워나가는 대학 생활
자유전공학부 학생회의 주최로 이뤄진 2부에서는 학생설계전공을 이수한 졸업생 및 재학생들의 경험담을 들을 수 있었다. 박지수 학생(자유전공학부·15)의 설계전공은 음악미학으로, 음악의 미학적 가치에 대한 연구가 비단 음악학이나 미학의 하위분야이기보다 단독적인 학문 분야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 해당 전공을 설계하게 되었다고 했다. 그리하여 음대와 국학과, 미학과, 수학과 등의 과목을 조합해 직접 교과과정을 구성하고 이 과정에서 해외 대학이나 대학원 커리큘럼을 많이 참고했다고 조언했다. 김연주 학생(자유전공학부·16)은 융합정보학을 설계해 기존 사회과학의 양적연구 외에 새롭게 통계와 데이터를 다룰 수 있는 방법을 구축하고자 했다. 통계학과, 수학과, 언론정보학과, 언어학과 등의 수업을 참조한 김연주 학생은 과정 중에 방향성이 흔들리지 않기 위해 시작부터 구체적인 설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대학원에 진학한 두 학생과 달리 졸업을 앞두고 있는 양승훈 학생(자유전공학부·16)은 지속가능 푸드시스템학을 설계했으며, 평소 지녔던 음식에 대한 관심을 확장해 식량생산, 작물생산, 환경경영학, 지속가능성 등을 공부할 수 있었다고 했다. 양승훈 학생은 “무엇을, 어떻게 공부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충분해야 한다”고 하며 세부 전공과 방법론적 관점에 대한 고민을 상기했다. 연사들은 “혼자서 준비하는 것은 어렵고 많은 연구자들과 전문가들의 조언을 받아야한다”며 주관과 객관을 적절히 배합할 것을 입을 모아 강조했다.
끝으로 질의응답에서는 학생설계전공 진입을 앞둔 재학생들의 현실적인 질문들이 제기되었다. 아직 진로가 확실하지 않다는 한 1학년 학생의 고민에 김연주 학생은 “저학년일 때는 구체적인 계획이 없는 것에 두려워하지 말고 일단 관심이 가는 무엇이든 듣고 또 해보시라”며, 그러한 활동이 모여 구체적인 진로가 되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학생설계전공을 한 소감에 대해 양승훈 학생은 “주도적으로 공부를 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며 자신이 좋아하는 전공 공부가 주는 대학생활의 가치를 되새겼다. 학생설계전공의 신청 기간은 오는 10월 중순이며 설명회 녹화 영상은 사전 연락 후 자유전공학부 정보검색실에서 열람할 수 있다.
학생설계전공 홈페이지: https://sdm.snu.ac.kr/
서울대 학생기자
강도희(국어국문학과 박사과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