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식물 유전공학 및 조직배양 효율증진 원천기술 개발 -
[연구필요성]
게놈에디팅 기술을 비롯한 유전공학 기술의 발전과 더불어, 다양한 식물종을 대상으로 생명공학 육종이 활발히 시도되고 있음. 하지만 게놈에디팅된 세포 및 조직을 다시 성체로 재분화시키는 조직배양 기술의 한계로 인해 작물 유전공학은 현재까지도 제한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음.
식물 조직배양은 일반적으로 2단계 과정으로 구성됨. 분화가 완료된 식물 체세포를 탈분화(dedifferentiation)시켜 줄기세포처럼 전분화능(pluripotency)을 가지는 캘러스(callus) 세포 덩어리를 유도하는 과정과 탈분화된 캘러스를 다시 원하는 식물 기관으로 재분화 (regeneration) 시키는 과정임. 이때 캘러스에서 전분화능을 획득하고 유지하는 것은 조직배양 과정의 핵심 난제로 알려져 있음.
본 연구에서는 캘러스의 전분화능이 제한적으로만 확보되는 근본적인 이유를 이해하고자 하였고, 이를 기반으로 전분화능을 향상시켜 식물 조직배양 및 게놈에디팅의 핵심 돌파구를 제시하고자 하였음.
[연구성과/기대효과]
서필준 교수 연구팀은 식물 캘러스의 활발한 세포 증식으로 인해 캘러스 조직 내부에 저산소 환경(hypoxic niche)이 형성되고, 이는 캘러스 전분화능을 감소시키는 중요 원인이 된다는 사실을 밝혀내었음.
조직 내부에 저산소 환경이 형성되면 해당 환경에서 활성화되는 RELATED TO APETALA 2.12 (RAP2.12) 전사인자 단백질이 안정화되고, 해당 단백질은 살리실산 (salicylic acid) 생합성 유전자의 발현을 증가시켜 캘러스 세포 내부에 전분화능을 억제시키는 살리실산 (salicylic acid) 호르몬을 축적시킴.
본 연구는 캘러스 전분화능 형성에 필수적인 세포분열 과정이 다시 전분화능 유지를 어렵게 하는 ‘캘러스 분열 패러독스’를 제시한 연구로, 캘러스 전분화능 유지에 대한 근본적인 이해를 달성하였음.
또한 캘러스 내부 저산소 환경으로 인한 전분화능의 본질적 감소는 RAP2.12 유전자 돌연변이, 고산소 환경 혹은 SA 합성 억제 등의 방법을 통해 극복 가능하며, 향후 작물 게놈 엔지니어링을 활성화시키는 기폭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됨.
[Journal Link]
https://www.sciencedirect.com/science/article/abs/pii/S1674205224000091
[본문]
작물 생명공학에 대한 수요 증가로 인해, 식물 세포를 탈분화시키고 다시 특정 세포 유형 혹은 조직으로 재분화시킬 수 있는 분화조절 기술의 필요성이 부각되고 있음. 오랜 역사를 바탕으로 식물 탈분화 및 재분화 과정을 제어할 수 있는 조직배양 기술이 발전되어 왔지만, 여전히 조직배양 기술은 일부 식물종에서만 제한적으로 적용가능하고 그마저도 낮은 효율로 인해 기술적인 제약이 큰 상황임.
식물 조직배양의 핵심 난제는 캘러스 전분화능 획득 및 유지에 있음. 식물 줄기세포 덩어리로 알려진 캘러스는 전분화능을 가지고 있지만, 해당 성질은 일시적으로만 나타나거나 오래 지속되지 못하는 본질적인 한계를 보이고 있음.
본 연구에서는 캘러스의 전분화능이 왜 제한적으로만 획득되는지에 대한 본질적인 해답을 제시하였음. 캘러스 형성 및 전분화능 획득을 위해서는 세포분열이 필수적인 상황이지만, 세포분열은 이후 캘러스 내부에 저산소 환경을 유도하여 전분화능을 붕괴시키는 원인이 됨.
캘러스 내부에 저산소 환경이 형성되면 산소 인지 기작 (oxygen-sensing mechanism/N-end rule pathway)에 연관된 RELATED TO APETALA 2.12 (RAP2.12) 전사인자가 활성화되고, 해당 전사인자는 살리실산 (salicylic acid, SA) 생합성 경로의 속도 제한 효소 (rate-limiting enzyme)를 암호화하는 SID2 유전자의 발현을 증가시킴. 결과적으로 식물 캘러스 내에 형성된 저산소 환경은 전분화능을 붕괴시키는 살리실산 축적을 불러일으킴.
본 연구에서는 식물 조직배양 과정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을 함께 제시하였음. 고산소(hyperoxia) 처리를 기반으로 전분화능 증진 가능성을 보였으며, 이를 기반으로 다양한 식물종의 게놈엔지니어링 및 조직배양을 활성화시킬 수 있는 범용적 기술 개발에 기여함.
본 연구는 농촌진흥청 차세대농작물신육종기술개발사업단과 삼성미래기술육성재단의 지원을 받았으며, 해당 분야 저명 국제 학술지 Molecular Plant에 게재됨.
[연구결과]
Callus proliferation-induced hypoxic microenvironment decreases shoot regeneration competence in Arabidopsis
Dohee Koo1, Hong Gil Lee, Soon Hyung Bae, Kyounghee Lee, and Pil Joon Seo1
(Molecular Plant, in press, https://www.sciencedirect.com/science/article/abs/pii/S1674205224000091)
식물 캘러스의 전분화능을 높게 유지하는 것은 조직배양 과정의 핵심 난제로 알려져 있다. 본 연구에서는 캘러스 형성과정에 동반되는 왕성한 세포분열이 캘러스 내부에 저산소 미세환경을 유도하고, 이는 캘러스 전분화능 유지 및 조직 재분화를 방해하는 주요 원인임을 규명하였다. 캘러스 내 저산소 환경이 형성되면 Ethylene Response Factor VII (ERF-VII) family에 속한 RELATED TO APETALA 2.12 (RAP2.12) 단백질이 안정화되고, 해당 단백질은 SA 생합성 효소 유전자 SALICYLIC ACID INDUCTION DEFICIENT 2 (SID2) 프로모터에 직접 결합하여 캘러스 내 SA 축적을 유도한다. RAP2.12-SID2 모듈에 의한 SA 축적은 줄기세포 전분화능 유지에 필수적인 PLT 전사인자를 불안정하게 만들어 캘러스의 전분화능을 감소시킨다. 본 기초연구에 기반하여 캘러스 줄기세포 전분화능을 증진시키는 고산소 처리기술을 개발하였고, 이는 다양한 식물 종의 조직배양 및 게놈엔지니어링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 ○게놈 엔지니어링(genome engineering): 살아있는 유기체의 게놈 유전정보 (Genomic DNA)를 표적 위치에서 결실, 삽입, 대체 또는 변형하는 등의 DNA 편집 전략 혹은 기법.
- ○조직배양(tissue culture): 식물체의 기관, 조직, 세포 등을 모체에서 분리하여 무균상태에서 배양함으로써 완전한 개체를 육성하는 과정. 식물 조직배양을 통해 탈분화된 세포 덩어리인 캘러스(callus)를 유도할 수 있고, 캘러스는 세포배양에 이용되거나 식물 줄기세포 특성을 바탕으로 다양한 조직 및 기관으로 재분화 될 수 있음.
- ○캘러스(callus): 식물 조직배양을 통해 탈분화된 세포 덩어리로서, 전분화능을 가지고 있어 다른 세포, 조직 혹은 개체로 재분화될 수 있음.
- ○전분화능(pluripotency): 하나의 식물 세포로부터 전체 개체를 형성할 수 있는 능력
- ○재분화 (de novo organogenesis): 체세포가 본래의 성질을 잃고 자가 재생과 전분화능을 가진 미분화 세포로 전환되는 탈분화 과정을 거쳐 다시 줄기, 잎, 뿌리 등의 식물 조직으로 분화되는 과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