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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도서관, 권영민 문고 설치 기념전

2023. 10. 23.

올해 2023년은 중앙도서관에 개인문고가 설치된 지 7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1953년 방종현 선생의 일사 문고를 설치하면서 중앙도서관 개인문고의 역사는 시작되었습니다. 70주년을 맞이하는 이 뜻깊은 해에 권영민 교수(국어국문학과 명예교수)가 평생에 걸쳐 수집한 문헌 1,654점을 기증받게 됨에 따라, 서울대학교 중앙도서관(관장 장덕진)은 70년 역사의 개인문고와 권영민 문고의 문헌학적 가치를 널리 알리기 위해 이 전시회를 개최합니다.

현재 서울대 중앙도서관은 기존의 Library 기능을 확장하여 Archive와 Museum의 기능을 결합한 Larchiveum으로의 진화를 추진 중에 있습니다. 이를 위하여 서울대 공동체 관련 귀중 문헌의 수집과 전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바, 이번 기념전은 그 연장선상에서 기획된 것입니다.

개막식은 2023년 10월 25일(수) 오후 2시 중앙도서관 관정마루 앞에서 열리며, 전시는 2023년 10월 25일부터 12월 15일(금)까지 진행됩니다.

# 70년 역사의 개인문고 대표 문헌 한자리에 선보여

중앙도서관에는 규장각으로 장기 대출된 도서를 포함하여 국보 3종, 보물 15종, 등록문화재 3종, 세계기록유산 3종이 소장되어 있습니다. 이들 국보급 문화재 가운데 무려 12종(국보 1종, 보물 6종, 등록문화재 2종, 세계기록유산 3종)이 개인문고 속 문헌입니다. 일사, 가람, 상백 선생 등은 고서에 대한 높은 안목으로 한국학 주요 자료를 선별해 수집하셨으므로 중앙도서관 개인문고 장서는 일반 기증문고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높은 문헌학적 가치를 갖고 있습니다.

이에 이번 전시에서는 개인문고 속 기록문화재(국보, 보물, 등록문화재, 세계기록유산)의 전모와 공식 등재서(인증서)를 모두 소개하고, 일사 문고의 등록문화재 〈대한매일신보〉 및 상백 문고의 세계기록유산 『연설대해』 실물 문헌이 전시됩니다. 아울러 각 문고별 대표 도서를 선별하여 1493년 성종대 명찬본 『사문유취』 일사 문고본 / 1581년 선조대 내사본 『삼강행실도』 일석 문고본 / 유길준 『서유견문』 초판본, 백사 문고본 / 『정지용 시집』 초판본 가람 문고본 / 일제강점기 조선어학회의 학회지 『한글』 심악 문고본 나아가 16세기 출판된 토마스 아퀴나스 〈신학대전〉 신용하 문고본 / 16세기 출판된 〈히포크라테스 현존 논문집〉 슈클라‧오세경 문고본 등이 망라되어 전시됩니다.

# 대학시절부터 고서점 골목을 발로 뛰며 문헌을 수집한, 권영민 교수의 보물 컬렉션 공개

2023년 권영민 문고를 새롭게 설치함에 따라, 중앙도서관은 국문학 분야에서 명실상부 최고의 컬렉션을 구축하게 되었습니다. 권영민 문고는 가람, 심악 문고의 전통을 이어 1994년 이후 중단된 고문헌 기증의 흐름을 되살리고, 스승인 백사 전광용(1919-1988) 문고에 버금가는 희귀한 근대문헌을 대거 포함하고 있습니다.

권영민 문고의 기증 고문헌 400점은 충남 보령에 세거했던 그의 집안에 전승되어온 것입니다. 경부 23종 54책, 사부 31종 140책, 자부 15종 80책, 집부 67종 126책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여기에는 15세기 중국에서 간행한 『책학연의』에서부터 17세기 초 금속활자(훈련도감자)로 출판된 『초자집주』 등 희귀본 문헌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들 문헌은 조선시대 가학이 형성되는 과정과, 한 집안의 문헌이 인척 관계를 통해 유통되고 축적되어온 과정을 생생히 보여준다는 점에서 출판문화사적 의미가 있습니다.

권영민 문고 기증서 중 가장 주목되는 것은 단연 그가 대학 시절부터 고서점의 골목을 직접 발로 뛰며 수집한 문헌들입니다. 여기에는 『무정』 5판본(1924), 『만세전』 초판본(1924). 『백록담』 초판본(1941) 등 근·현대 문학사에서 손꼽히는 주요 문헌의 희귀본이 여럿 존재합니다. 북한 문학 관련 자료들도 90점이나 포함되어 있는데, 특히 권영민 문고의 『문학신문』은 창간호부터 1960년 12월 27일까지 보존한 국내 유일의 자료입니다.

이로써 중앙도서관 개인문고는 한국문학사의 문헌학적 집대성이라고 이를 만한 정점의 수준에 도달하였습니다. 가람 문고본 『정지용시집』은 정지용의 첫 번째 시집 초판본이고, 권영민 문고본 『백록담』은 그의 두 번째 시집 초판본입니다. 백사 문고에는 이광수의 『무정』 9판본이 있고, 권영민 문고에는 『무정』 5판본이 있습니다. 일사 문고에는 박은식이 주필로 활동하던 『대한매일신보』가 있고, 권영민 문고에는 그의 역사소설 『서사건국지』가 있습니다. 70년 역사의 중앙도서관 개인문고, 그리고 권영민 문고를 통해 위대한 작가를 알아보는 눈은 세월의 격차를 넘어선다는 것을, 그 문헌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도 면면히 이어진다는 것을 알게 합니다.

이번 전시를 통해 학술로 쌓아올린 문헌의 금자탑, 중앙도서관 개인문고의 가치가 널리 알려지고, 나아가 디지털 시대에도 변하지 않는 문헌의 가치와 그 문헌을 수집하고 기중하는 학자의 뜻을 생각해보는 시간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 전시 세션별 개요
전시 세션별 개요 : 세션, 주요 내용을 제공하는 표
세션 주요 내용
메인세션 1.
70년 역사의 중앙도서관 개인문고 그리고 권영민 문고
개인문고 설치 70주년을 맞아, 1953년 설치된 일사 문고부터 올해 새롭게 설치된 권영민 문고까지 중앙도서관 개인문고의 대표 서적을 선별해 전시한다. 한국만이 아니라 서양과 중국의 고문헌을 망라하며, 신문, 잡지, 책 등 출판 방식도 다양한 여러 문헌이 출품된다. 특히 일사 문고본 등록문화재 〈대한매일신보〉, 상백 문고본 세계기록유산 〈연설대해〉가 최초로 출품된다.
메인 세션 2.
충남 세거 안동 권문의 장서
(권영민 문고의 고문헌)
권영민 문고의 고문헌(~1909년) 400점 중 문헌학적 가치가 높은 13점의 자료를 선별해 전시한다. 경사자집을 아우르는 권영민 고문헌은 조선시대 지방 사대부 가문의 보편적 장서 구성을 대변하고 있다. 여기에는 15세기 중국에서 간행한 『책학연의』에서부터 17세기 초 금속활자(훈련도감자)로 출판된 『초자집주』 등 희귀본 문헌이 포함되어 있다.
메인 세션 3.
권영민 문고 속 보물 책
(권영민 문고의 근대문헌)
권영민 문고의 근대문헌(1910~1953) 190점 중 60점이 전시된다. 갈래별로 나누어 주요 시, 소설, 평론의 초판본을 살펴보고, 북한 문학도 자리를 마련하였다. 특히 다수의 문헌이 기증된 여덟 작가, 이광수·염상섭·박태원·최남선·현진건·김동인·이태준·이기영에 대해서는 이들 문헌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도록 전시하였다. 『김영일의 사』(1923) 『만세전』(1924) 등을 비롯한 이들 문헌들의 다수가 초판본이며, 근·현대 문학사에서 중요하게 손꼽히는 작가와 문헌들이 대부분이라는 점에서, 근대문헌의 보고로서의 권영민 문고의 가치를 느낄 수 있다.
갤러리월
개인문고 속 기록문화재
중앙도서관 개인문고에는 12종의 국보급 문화재가 존재한다. 국보 1종, 보물 6종, 등록문화재 2종, 세계기록유산 3종이다. 이러한 사실은 일반 기증문고와 차별화되는, 중앙도서관 개인문고의 높은 가치를 선명히 보여준다. 이 점을 쉽게 전달하기 위해 사진 자료만이 아니라 문화재 등재서 및 인증서 등도 함께 보여준다.

□ 전시 문의: 고문헌자료실(02-880-5314)

* 붙임: 대표 전시도서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