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필요성]
꽃잎, 과일, 씨앗등의 식물 기관이 식물 본체로부터 분리되는 탈리 (abscission) 현상은 식물 내부의 신호뿐만 아니라 외부로부터의 스트레스에도 반응하여 일어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어떻게 복합적인 신호들이 통합되어 탈리 시기를 결정하는지에 대해서는 잘 밝혀져 있지 않다.
애기장대 꽃잎의 탈리 현상을 모델로 한 연구를 통해 수용체 키나아제인 HAESA와 펩타이드 라이건드로 작용하는 IDA에 의한 조절 메커니즘이 규명되었는데, IDA-HAESA의 다운스트림 신호전달 경로는 상대적으로 많이 밝혀진 반면 그 상위에서 다양한 외부 신호를 통합하여 이들의 발현을 조절하는 메커니즘에 대해선 잘 규명되지 않았다.
[연구성과/기대효과]
본 연구진은 식물세포 외부의 활성산소(ROS) 가 식물의 발달과정에 관여함으로써 꽃잎이 떨어지는 타이밍을 조절함을 최초로 규명하였다.
꽃잎이 떨어지는 과정에 대한 핵심 신호전달 경로가 규명되긴 하였으나, 그 경로를 활성화시키는 메커니즘에 대해선 잘 알려져 있지 않았다. 외부 환경 변화나 수정 (fertilization) 여부 등의 다양한 정보가 어떻게 핵심 경로로 통합될 수 있는지에 대한 단서는 매우 제한적이었데, 본 연구는 활성산소가 핵심 신호전달 경로의 스위치를 turn-on 하는 주요 인자임을 밝힌 것으로, 특히나 활성산소의 대사를 조절하는 MSD2가 활성산소의 축적 정도를 정밀하게 조절하는 조절자 역할을 함을 규명하였다.
본 연구는 식물 세포 외부에 존재하는 활성산소 대사 조절자에 의해 활성산소 농도가 조절될 수 있는 새로운 경로를 제시하였을 뿐 아니라, 이에 따른 내부 프로그램으로의 연결 경로를 제시하였다는데 의의가 있다.
[본문]
이유리 서울대학교 조교수 (서울대학교 생명과학부) 연구팀은 활성산소의 대사가 식물의 꽃잎이 떨어지는 시기를 결정하는데 중요하게 작용한다는 것을 규명하였다.
꽃잎, 과일, 씨앗등의 식물 기관이 식물 본체로부터 분리되는 탈리 현상은 식물 내부의 신호뿐만 아니라 외부로부터의 스트레스에도 반응하여 일어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어떻게 복합적인 신호들이 통합되어 탈리 시기를 결정하는지에 대해서는 잘 밝혀져 있지 않다.
연구진은 활성산소의 농도가 꽃잎이 떨어지는 시기를 결정하는데 중요한 요인이라는 것을 규명하였는데, 특히나 초과산화이온 (superoxide anion radical, O2•-)을 산소와 과산화수소 (H2O2)로 변환시키는 반응을 촉매하는 효소인 superoxide dismutase (SOD)가 이 과정에서 관여함을 규명하였다.
SOD의 일종인 MSD2 (manganese superoxide dismutase 2)는 꽃잎이 떨어지기 시작할 즈음 탈리 영역에서 발현되면서, 세포 바깥에 존재하는데, 이 유전자가 망가진 애기장대 돌연변이체는 활성산소가 더 빠르게 축적될 뿐 아니라, 꽃잎이 야생형보다 더 이른 시기에 떨어지는 것을 확인하였다.
msd2 돌연변이에서는 탈리영역의 산화질소(nitric oxide) 농도가 증가되었고, 스트레스 호르몬으로 알려진 ABA(abscisic acid) 신호전달 경로가 활성화되었는데, 연구진은 이렇게 활성화된 NO 및 ABA 신호전달 경로를 통해 탈리를 촉진하는 내부 신호가 활성화됨으로써 꽃잎이 떨어지는 타이밍을 조절함을 확인하였다.
본 연구 결과는 식물세포 외부의 활성산소 조절자가 식물의 발달을 조절하는 메커니즘을 최초로 규명한 핵심적인 연구로, 활성산소의 대사 조절을 응용해 탈리 속도를 빠르게 혹은 느리게 조절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는데, 이는 꽃잎이 떨어지는 시기가 중요한 원예 및 화훼 분야 등에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연구성과는 국제학술지인 뉴 파이톨로지스트 (New phytologist, IF 10.15)에 온라인 published 되었고 (6월). 제1저자인 이진수 연구원 (서울대학교 박사후 연구원)은 New Phytologist next generation scientists 2022로 선정되었다.
본 연구는 서경배 과학재단(SUHF)과 한국 연구재단 선도연구센터 (SRC, 식물가소성 연구센터) 의 지원을 받아 진행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