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승환 교수(서울대학교) 연구팀은 가벼운 나일론 필터 위에 얇고 유연한 구리나노선 교차 구조를 형성하여 미세먼지·병원균 집진 및 살균 기능을 가진“투명 구리 나노선 필터”를 개발하였다고 밝혔다.
에어 필터는 인체의 신경계·호흡계 등에 악영향을 끼치는 미세먼지 (PM)를 포집하는 필터로서 산업화로 인한 공기질 악화에 대응하여 다양한 분야에서 보건 목적으로 사용되고 있으며, 현재도 관련 분야에서 지속적인 연구가 수행되고 있다.
전 세계적인 COVID-19 발병으로 병원균을 포집할 수 있는 에어 필터의 사용량이 마스크, 공기 청정기 등 다방면에서 급증하였으나 기존 폴리머 기반 필터는 항균 기능이 없어 재사용이 불가하여 폐플라스틱을 양산할 뿐만 아니라 오염된 표면과의 접촉에 의한 2차 전염 우려가 있었다.
한편, 기존 필터가 적용된 마스크의 경우 특유의 불투명성으로 인하여 착용자의 입과 표정을 가리는데 이는 청각 장애인뿐만 아니라 비장애인 모두에게 시각 기반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초래하는 단점이 있었다.
연구팀은 구리가 높은 항균력과 전기 전도도를 가진다는 점에 착안하여 매우 얇은 구리 나노선을 새로이 합성하고 이를 적층하여 섬유 구조를 형성하여 투명하면서도 높은 미세먼지·병원균 집진 효율을 보이며 동시에 집진된 병원균을 구리 이온에 의한 미량동 효과 (Oligodynamic effect)와 줄 열 (Joule-heating)에 의한 발열로 자가 살균이 가능한 투명 구리 나노선 필터를 개발하였다.
연구진이 개발한 투명 구리 나노선 필터는 물리 집진과 전기 집진 방식으로 수십 나노에서 수십 마이크로 단위의 미세먼지를 포집할 수 있었고, 구리 나노선으로부터 방출된 구리이온에 의한 미량동 효과와 전류를 흘려주어 가열하는 줄 발열 방식으로 제균 성능을 확보하였다.
직경이 매우 얇은 구리 나노선 네트워크 덕분에 70%에 가까운 높은 가시광선 투과율을 달성하였고, 연구진이 투명 구리 나노선 필터를 마스크 형태로 제조하여 실제로 착용하였을 때 입술과 표정이 확연히 인식 가능함을 확인하였다.
구리 나노선 네트워크의 작은 공극을 통해 물리적으로 미세먼지를 KF80 마스크 수준으로 포집 및 여과하였고, 높은 전도성을 가진 구리 나노선 네트워크에 전압을 인가하여 인위적으로 전기장을 형성해 정전기적 쿨롱 힘 (Coulombic force)을 이용하여 수십-수백 나노 단위의 초미세먼지 또한 90% 이상의 매우 높은 수준의 효율로 포집하였다.
구리 나노선에서 나오는 구리 이온을 이용하여 KF94 마스크 대비 97% 이상의 살균 효과를 달성하였고, 구리 이온에 저항성이 있는 세균 또한 줄 발열을 방식 통해 10분만에 99% 이상 세균의 수가 감소되었다.
투명 구리 나노선 필터는 고분극성 용매를 활용한 세척 과정을 통해 재사용이 가능하고, 여러 번의 재사용 후에도 미세먼지 집진 성능과 줄 발열을 통한 항균 성능이 초기와 근사한 수준으로 유지되었다.
본 연구는 기존의 연구와 다르게 처음부터 항균력을 가지는 구리를 섬유 형태의 나노선으로 합성하여 이를 기반으로 한 필터를 제작하는 접근법을 취하여 별도의 추가 공정 없이 미세먼지·병원균 포집 및 자가 항균이 가능한 다기능 필터의 제작했다는 점에서 차별점이 있으며 본 연구의 결과물로 새로운 형태의 자가 살균 필터 제조 원천 기술을 확보하였다.
본 연구는 COVID-19과 같은 공기 중 전염성 병원균 및 미세먼지에 대한 보건적 측면에서의 대응, 유행병 사태에서 증가하는 폐플라스틱에 대한 환경적 측면에서의 대응, 그리고 불투명한 필터로 인한 의사소통 단절과 같은 사회적 측면에서의 대응을 통합한 새로운 개념의 필터 기술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의의를 찾을 수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또는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중견연구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의 성과는 국제학술지‘나노 레터스 (Nano Letters)’에 2021년 11월 24일 게재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