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태양과학자들이 태양흑점에서 알펜파를 검출하였다. 태양 바깥쪽 대기인 코로나가 매우 뜨거운 이유가 무엇일까? 태양에서 불어오는 바람인 태양풍은 어디에서 어떻게 시작되나? 이런 의문들에 대한 열쇠를 쥐고 있는 현상이 바로 알펜파이다. 알펜파는 플라스마가 자기력선에 수직한 방향으로 진동할 때, 자기력선을 따라 전파되는 파동이다. 알펜파의 존재는 이론적으로 예상되어 온 바이나, 관측에서 제대로 검증된 적은 없었다.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채종철 교수, 조규현 박사, 한국천문연구원 조경석 박사, 권윤영 박사, 영국 워릭대 나카리아코프 교수로 이루어진 태양 연구팀은 분광학적 방법을 써서 세계 최초로 태양흑점 지역에 존재하는 알펜파를 검출하였다. 연구팀은 태양 플라스마에서 나오는 스펙트럼을 분석하여 속도를 결정하였으며, 이렇게 결정된 속도의 시간적 공간적 변화 양상이 알펜파의 성질과 일치함을 확인하였다. 알펜파는 흑점 주변의 수평방향 자기장 지역에서 가장 잘 보였으며, 자기력선을 따라 초속 50에서 150 km로 진행하였다. 연구팀은 또한 관측 결과에 근거해서 태양흑점 지역의 알펜파가 자기음파-알펜파 모드 전환으로 발진된 것이라는 이론을 최초로 제시했다. 이 이론에 따르면 태양흑점에 풍부하게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진 자기음파 종파가 수직방향 자기력선을 따라 위로 진행하다가 자기력선이 수평방향으로 구부러지는 지점에서, 자기력선을 따라 진행하는 횡파인 알펜파로 바뀌게 된다.
채종철 교수 연구팀의 연구 결과는 태양흑점에 알펜파가 보편적으로 존재할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이 결과는 앞으로 태양 대기의 알펜파 연구를 활성화시킬 것으로 보이며 코로나 가열 기작 및 태양풍 가속 문제를 푸는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본 연구는 서울대와 한국천문연구원이 공동으로 국내 기술로 개발한 첨단 태양 관측 장비인 고속영상태양분광기(Fast Imaging Solar Spectrograph)를 써서 미국 캘리포니아 빅베어태양천문대에서 수행한 관측 결과를 활용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본 연구의 결과는 천문학 분야의 세계적 전문학술지인 천체물리레터 (The Astrophysical Letters) 최신호에 발표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