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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부 남좌민 교수 연구팀, 나노입자 기반 신개념 분자 컴퓨팅 플랫폼 개발

2019. 2. 25.

□ 연구진
  • 본 논문의 책임 및 교신저자는 서울대학교 화학부 남좌민 교수이며, 제1저자는 서진영 (공동 1저자, 연구 당시 서울대 화학부 학사과정, 현 Harvard 대학 화학과 박사과정), 김선기 (공동 1저자, 서울대 화학부 석박통합과정), 박하형 (공동 1저자, 연구 당시 서울대 화학부 학사과정, 현 UC Berkeley 화학과 박사과정) 연구원이다. 특이할 만한 사항은 논문의 공동 1저자들 중 두 명이 논문 제출 당시 서울대학교 화학부 학부생들이라는 점이다.
□ 내용 및 의의
  • 서울대학교 남좌민 자연과학대학 화학부 교수팀은 인공 세포막과 나노입자를 사용해 분자 정보를 연산할 수 있는 미시 세계용 세포막 나노태블릿(Lipid Nanotablet, 줄여서 LNT) 컴퓨팅 기술을 개발했다. 세포막 나노태블릿은 지지형 지질 이중층(Supported Lipid Bilayer, SLB)의 2차원 유동 막에 고정된 수천 개 이상의 나노입자를 이용하여 용액 상에 존재하는 분자 정보를 처리하는 연산 플랫폼으로, 인공 세포막 위에서 움직이는 개개의 나노입자(나노입자는 수십 나노미터 크기로, 1 나노미터는 10억분의 1 미터)가 각기 다른 연산을 하나씩 처리하는 단위로 작동하게 된다. 지질(lipid)은 세포막을 이루는 기본 구성 물질이다. 세포막 나노태블릿은 분자 정보를 단일 나노입자 수준에서 처리하는 새로운 방식의 연산 기술로, 나노입자 회로를 위한 화학적 연산기판 (Chemical Circuit Board)으로 세포막을 사용하는 것이 핵심이다. 세포막 나노태블릿을 활용하여, 연구팀은 분자 정보를 인식하고 계산해 그 결과에 따라 스스로 반응하는‘나노입자 컴퓨터’를 지질막 상에 세계 최초로 구현했다. 이는 엄청난 양의 다양한 분자정보를 세포막 칩 상의 수많은 나노입자(1억분의 1미터 정도의 크기를 가지는 입자)간에 만들어주고 활용 가능한 로직게이트와 나노회로를 이용해 새로운 개념의 나노태블릿 컴퓨터 플랫폼을 구축한다는 개념이다. 지금까지 확장성, 실용성, 활용성 측면에서 한계와 제약이 많았던 DNA 컴퓨팅 등 분자 컴퓨팅 분야에 새로운 방향 및 해법을 제시하는 연구결과이다.
  • DNA는 A (아데닌), T (티민), G (구아닌), C (사이토신) 4가지 종류의 염기로 구성되며, 염기들의 배열을 통해서 정보를 저장하게 된다. DNA 분자를 이용하여‘해밀턴 경로’와 같은 수학적 문제를 풀고 인공신경망 기술을 도입하여 분자패턴을 인식하는 등 활발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한편, 나노입자 표면에 여러 가지 화학 작용기를 도입할 경우 나노입자가 DNA나 RNA, 단백질, 금속이온, 빛이나 열 등 다양한 종류의 신호들을 인식할 수 있게 되고, 이를 기반으로 나노입자가 분자 정보를 처리하도록 만들 수 있다. 나노입자 기반의 분자 컴퓨팅 기술은 기존 분자 컴퓨팅의 연산 범위를 넓힐 수 있고, 나노입자의 유용한 물리적, 화학적, 구조적 성질을 분자 신호를 사용해 정확하게 제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굉장히 작은 칩 상에 엄청나게 많은 수의 단일입자 연산을 동시에 수행시킬 수 있다. 하지만 나노입자 연산 시스템을 구축하고 이용하는 데 기술적인 한계점들 또한 존재하였다. 입자의 움직임과 출력 신호, 입자 간 상호작용을 단일 입자 수준에서 관찰하거나 조절하기 어려워 나노입자의 연산 처리 과정을 정확하게 분석할 수 없었으며 실리콘 기반의 컴퓨터 회로설계 방식과 같이 규칙을 가지고 원하는 복잡한 회로를 설계하는 것도 불가능했다. 또한 연산에 참여하는 나노구조들이 표면에 고정되어 있지 않아서, 입출력 신호와 회로가 모두 용액에 섞이게 되고 결국 설계된 나노입자들이 한 가지의 연산을 한 번 밖에 수행할 수 없었다. 이러한 문제점들로 인하여 최근까지도 나노입자를 사용한 분자 연산은 실용적이지 못하였다.
  • 살아있는 세포는 세포막 위에 존재하는 수많은 종류의 막 단백질을 통해 세포 내부와 외부 환경 사이의 신호 및 정보 전달을 조절한다. 세포막 위에 고정된 막 단백질들은 독립적으로 각기 다른 연산을 수행하거나, 신호전달 네트워크를 구성해 세포가 변화하는 외부 자극에 효율적으로 반응할 수 있도록 한다. 본 연구팀은 세포막 위에서 일어나는 정보처리 과정에 영감을 받아, 기존 나노입자 컴퓨팅 방법의 한계를 해결할 수 있는 새로운 연산 플랫폼인 세포막 나노태블릿을 개발했다.
  • 세포막 나노태블릿은 지질칩 위에 연결되어 2차원적인 운동을 하는 나노입자로 구성되어 있다. 이들 나노입자는 분자 신호(DNA 가닥)를 인식하고, 논리 연산을 수행하여 특정 입자 간의 결합/분리를 결과로 출력한다. 암시야 현미경을 이용해 수천 개의 나노입자들로부터 나오는 강한 산란 신호를 단일 입자 수준으로 동시에 관찰할 수 있으며, 이로부터 나노입자의 움직임과 결합/분리를 분석할 수 있다. 연구팀은 디지털 회로 설계의 기본이 되는 AND, OR 논리 게이트를 나노입자로 구현하고, 각 논리 게이트가 여러 입출력 신호를 동시에 처리할 수 있는 fan-in과 fan-out을 세포막 나노태블릿에서 구현했다. 이 플랫폼에서 나노입자 논리 게이트들은 모듈화된 방식으로 연결될 수 있고, 따라서 복잡한 논리 회로로 쉽게 확장될 수 있다. 연구팀은 나노입자를 사용해 Multiplexer와 같은 복잡한 디지털 논리 회로를 구현할 수 있음을 보였다. 세포막 나노태블릿의 나노입자 논리게이트는 단일 입자 수준에서 조절 및 분석될 수 있기 때문에, 기존에 나노구조를 이용하여 구현이 어려웠던 복잡한 논리 연산을 세포막 위 나노입자 간의 반응 네트워크 형태로 간단하게 구현할 수 있었다.
  • 연구진은 세포막 나노태블릿 개발을 통해 단일 나노입자를 생체 정보 처리를 위한 연산 단위로 활용할 수 있음을 최초로 보고했다. 이러한 성과는 회로 설계 및 작동 과정의 확장성, 응용성, 그리고 실용성의 한계로 인해 상용화된 적 없는 나노입자 기반 컴퓨터 분야에 해결책을 제시함으로써 큰 의미를 갖는다. 연구진은 현재 입자 표면에 DNA가 아닌 여러 가지 분자를 도입하고 인공 세포막 표면에 인지질 소포 또는 DNA 나노구조를 도입해 세포막 나노태블릿의 연산과 응용의 범위를 확장하고 있다. 한 가지 예로, 세포막 나노태블릿 위에 살아있는 세포를 올려 나노태블릿-세포막 사이에 도입된 나노구조가 스스로 세포와 물리, 화학적 신호를 주고받으며 상호작용하는 새로운 형태의 나노바이오 인터페이스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연구진은 세포막 나노태블릿을 확장성 있고 실제 새로운 분자/나노기술 개발에 활용 가능한 DNA Computing 기술, 분자 진단 및 스마트 초정밀 질병진단 센서, 세포 인터페이싱 및 신호 논리분석 플랫폼, 나노로봇 개발, 그리고 시스템 나노과학 분야 등의 분야에 접목하여, 기존에는 불가능했던 다양한 기초 및 응용 연구에 초미세 나노입자 컴퓨터를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할 것이다.
  • 본 연구는 삼성전자 미래기술육성센터(과제명: 프로그램 가능한 세포막 나노태블릿)의 지원을 받아 진행되었다. 서울대학교에서 개발한 본 기술은 “Nano-Bio-Computing Lipid Nanotablet (나노바이오 컴퓨팅 세포막 나노태블릿)”이라는 제명으로 미국과학진흥회(American Association for the Advancement of Science, AAAS)에서 세계 최정상급의 기초 및 다학제간 연구성과를 출판하는 세계적 권위지인 Science 자매지‘사이언스 어드밴스 (Science Advances)’誌에 한국시간으로 2월 23일(토) 새벽 4시(미국 동부 시간: 2월 22일 오후 2시)에 온라인 게재되었고, 2019년 3월호 저널 표지면 Rotator Image(그림 1)로 선정되었다 (매달 표지논문 포함 5편 정도의 논문이 Rotator Image로 선정됨).
□ 연구비 지원 프로그램
  • 본 연구는 삼성전자 미래기술육성센터(과제명: 프로그램 가능한 세포막 나노태블릿)의 지원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