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 간 질환(간섬유화) 환자에게서 나타나는 간세포의 죽음을 마이크로RNA* 조절로 억제하는 원리가 국내 연구진에 의해 밝혀져, 치사율이 높은 간경화증을 약물로 치료할 수 있는 새로운 가능성이 열렸다.
김상건 교수 연구팀이 진행한 이번 연구는 교육과학기술부(장관 이주호)와 한국연구재단(이사장 이승종)이 추진하는 선도연구센터사업(ERC)의 지원으로 수행되었고, 연구결과는 소화기 연구 분야의 권위 있는 학술지인 ‘Gastroenterology'지 1월 18일자 온라인 속보에 게재되었다.
김상건 교수팀은 마이크로RNA가 비정상적으로 증가하면 만성 간 질환의 초기증세인 간섬유화에서 간경화로 악화될 때 발생하는 간세포 손상을 촉진하고, 간의 항상성을 조절하는 핵수용체(FXR)가 활성화되면 간 손상을 억제한다는 사실을 규명하였다. 일반적으로 간섬유화증은 간세포가 손상되면서 간에 섬유소가 축적되고, 이런 상황이 오래 지속되면서 간경화 또는 간암으로 발전한다. 간섬유화와 간경화의 주된 원인은 음주, 바이러스감염, 지방간염, 약물 등으로 알려져 있는데, 간을 이식하는 것 이외에는 현재까지 효과적인 치료제가 없다. 김 교수팀은 간경화 환자에게서 간세포의 손상이 진행될수록 특정 마이크로RNA가 비정상적으로 증가한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이 변화가 간섬유화와 간경화에서 세포 손상을 촉진하는 중요한 원리임을 밝혀냈다. 특히 이 마이크로RNA는 항산화능과 항암작용에 관여하는 단백질(LKB1)을 억제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또한 연구팀은 간의 항상성을 조절하는 단백질(핵수용체, FXR)을 활성화하면 마이크로RNA의 양을 줄여 간 손상을 막을 수 있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이번 연구결과는 간경화의 악화를 억제하는 핵수용체와 마이크로RNA 타깃을 제시하여, 여러 가지 원인으로 손상을 입은 간을 치료하는 새로운 가능성을 연 획기적인 성과로 평가된다.
김상건 교수는 “서구화된 식습관, 과도한 음주, 바이러스감염과 같은 현대인의 습관과 환경이 간에 과중한 부담을 주어 간세포를 손상시키고 간섬유화 환자를 증가시키고 있으나, 아직까지 간이식을 제외한 치료법이 개발되지 못하고 있다. 이번 성과는 간섬유화와 간경화를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신기술일 뿐만 아니라, 실제 의약품 개발에 응용될 수 있어 앞으로 만성 간질환 치료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 마이크로RNA : 새로운 형태의 생체 조절물질로서 다양하고 필수적인 기능을 가질 것으로 추측됨.
비정상적으로 발현되면 다양한 질병의 원인이 됨
서울대학교 연구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