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탄소배출 늦어지면 영구동토층 이산화탄소/메탄 배출 급증한다!! -
[연구필요성]
영구동토층은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의 약 두 배에 해당하는 탄소를 저장하고 있는 거대한 탄소 저장고이다. 지구 온난화가 진행되면, 광범위한 융해가 발생하면서 대량의 온실가스가 대기 중으로 방출될 수 있으며, 이는 기후 변화에 심각한 위험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최근 세계적으로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노력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탄소중립 달성 이후 영구동토층이 어떻게 반응하며 기후 시스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아직까지 규명되지 않았다. 영구동토층의 탄소 순환 변화는 미래 기후 변화와 정책 수립에 있어 중대한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따라서, 탄소중립 혹은 역배출 달성 이후 영구동토층 탄소 순환이 기후에 미치는 영향을 정확히 이해하는 것은 필수적이다.
[연구성과/기대효과]
본 연구는 2050년 이후에 탄소중립 혹은 역배출을 달성하여 기온이 낮아지더라도 영구동토층의 탄소 배출이 지속될 것임을 보여주었다. 이는 영구동토층의 느린 회복으로 미생물 호흡 및 유기물 분해가 이어져 이산화탄소 배출이 지속되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영구동토층 융해 이후 침수 지역이 비가역적으로 증가하여 강력한 온실기체인 메탄(CH4)의 배출도 감소하지 않고 계속 지속됨을 보여주었다. 즉, 본 연구 결과는 영구동토층의 탄소 배출이 기후변화 완화 노력을 저해시킬 수 있으며, 기후변화 완화 정책이 늦어지면 기대한 만큼 빠르게 효과를 거두지 못할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또한, 본 연구는 영구동토층을 비롯한 북극권 탄소 순환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만 기후변화 대응책이 실효성을 발휘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본문]
얼어 있는 땅, 영구동토층은 대기 중 이산화탄소의 약 두 배에 해당하는 탄소를 저장하고 있는 거대한 탄소 저장고이다. 지구온난화로 인해 영구동토층이 녹으면, 저장되어 있던 막대한 양의 탄소가 대기 중으로 방출될 수 있다. 이에, 영구동토층은 기후변화에 심각한 위험 요소로 작용할 수 있으며, 기후의 티핑 포인트 (임계점)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최근 세계적으로 기후변화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탄소중립 달성을 목표로 한 노력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탄소중립 이후, 영구동토층이 탄소 배출원으로 작용할지 혹은 흡수원으로 기능할지는 미래 기후변화 전망에 있어 중요한 변수다. 탄소중립을 달성하더라도, 영구동토층에서 탄소가 방출된다면, 기후변화 완화 노력의 걸림돌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대학교 지구환경과학부 국종성 교수, 박소원 박사, 문진혁 석사과정 연구팀은 노르웨이 과학기술대학교(NUST) 이한나 교수, NORCE 기후 및 환경 연구소 Norman J. Steinert 박사, 연세대 안순일 교수, 미국 우즈홀 해양연구소 신종수 박사와 공동연구를 통해 탄소중립 혹은 역배출을 뒤늦게 달성하더라도 영구동토층의 탄소 배출이 지속될 것임을 밝혔다. 이 연구는 저명한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스(Science Advances)’에 게재되었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시뮬레이션 초기 양의 배출 시기에 영구동토층은 탄소 흡수원 역할을 한다. 그러나, 탄소중립이 늦어지면서 온도가 증가함에 따라 영구동토층이 녹으면서 영구동토층은 탄소 배출원으로 전환된다. 그 이후, 온실가스 감축을 통해 탄소중립을 달성하여 온도가 낮아지더라도 영구동토층은 계속 탄소 배출원으로 남게 되며, 이로 인해 기후변화 완화 노력이 크게 저해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영구동토층의 융해는 침수 지역의 비가역적인 증가를 초래하였으며, 이는 무산소 환경의 확대를 통해 메탄(CH4) 배출량을 크게 증가시켰다. 침수 지역이 증가함에 따라 토양 내 유기물의 분해가 촉진되었으며, 이는 혐기성 조건에서 메탄의 생성 및 방출을 가속화하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 메탄은 이산화탄소보다 25~30배 높은 온난화 잠재력을 가지고 있어, 메탄 배출 증가는 기후 시스템에 더욱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메탄과 이산화탄소의 배출 비율 변화는 추가적인 지구온난화를 유발할 가능성을 시사한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시간이 지나면서 감소하는 반면, 메탄 배출량은 침수 지역의 지속적인 증가로 인해 비교적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경향을 보인다. 이는 이산화탄소 배출이 기온 감소에 따라 점진적으로 회복될 수 있는 반면, 메탄 배출은 침수된 토양의 무산소 환경이 지속되면서 감소 폭이 상대적으로 작기 때문이다. 이러한 변화로 인해 메탄의 상대적인 비율이 증가할 가능성이 있으며, 결과적으로 온실가스 조성의 변화가 장기적인 기후 시스템에 미치는 영향을 더욱 심화시킬 수 있다.
연구를 진행한 박소원 박사는 “과거에는 영구동토층이 탄소 흡수원 역할을 했으나, 탄소 배출원으로 전환된 이후에는 뒤늦게 탄소중립 혹은 역배출을 달성하더라도 탄소를 방출하는 상태로 남아있습니다. 이는 탄소중립의 달성도 중요하지만, 달성 시기 또한 매우 중요함을 의미한다”라고 밝혔다. 연구를 이끈 국종성 교수는 “기후변화 완화를 위한 정책과 기후 모델은 대부분 인간 활동에 의한 탄소 배출 감축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이번 연구는 자연적 탄소 순환의 이해도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제시한다. 영구동토층이 탄소 배출원으로 작용할 경우, 기후변화 예측 모델과 정책이 이를 반영할 수 있도록 더욱 정교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리더연구사업‘급격한 기후변화 연구센터’의 지원을 받아 수행되었다.
[연구결과]
Continued permafrost ecosystem carbon loss under net-zero and negative emissions
So-Won Park, Jin-Hyuk Mun, Hanna Lee, Norman J.Steinert, Soon-Il An, Jongsoo Shin, and Jong-Seong Kug
(Science Advances, http://doi.org/10.1126/sciadv.adn8819)
- ○탄소중립 : 대기 중 온실가스 농도가 인간 활동으로 더 증가하지 않도록 순 배출량(배출량 - 흡수량)이 ‘0’이 되도록 하는 것
- ○역배출 : 인간 활동으로 인한 순 탄소 배출량(배출량 – 흡수량)이 음이 되도록 하는 것
- ○영구동토층 탄소 피드백 : 영구동토층 융해로 방출된 온실가스가 지구온난화를 가속화하고, 다시 추가적인 융해와 탄소배출을 유발하는 피드백 과정
[그림설명]
그림 1. 탄소중립 및 역배출 시나리오에서 (A,B) 2000년 대비 2300년 순 탄소 생산량(NBP)의 공간적 분포, (C) 순 탄소 생산량(NBP)의 시계열, (D,E) 2000년 대비 2300년 메탄 배출의 공간적 분포, (F) 메탄 배출의 시계열
그림 2. 영구동토층 탄소 반응에 대한 개략적인 모시도 (출처 : © Ketill Berger / WWF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