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두산 천년분화 폭발 간격, 화산가스 방출고도 및 기후변화 -
백두산 천년분화(Millennium Eruption)은 과거 2,000년 동안 발생한 가장 강력한 화산 폭발 중 하나로, 서기 946년 말에 발생했다. 최근 백두산 일대에서 서로 다른 마그마 성분의 화산재 기원의 암석이 발견되어, 천년분화가 두 번의 폭발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으나, 그간격은 정확히 알기 어려웠다. 우리는 그린란드의 빙하코어 시료에서 백두산 천년분화 기원의 미세한 화산재를 발견하였다. 다양한 빙하화학적 분석결과를 바탕으로, 천년분화가 겨울철에 발생하였으며, 두 번의 큰 폭발 간격이 1~2개월이었음을 규명하였다. 또한, 천년분화 화산기원의 황 성분을 빙하시료에서 분리하여 정밀 분석한 결과, 천년분화 동안 방출된 화산가스가 성층권의 오존층까지 올라가지 못하고, 대부분 대류권에 머물면서 일시적으로 햇빛을 차단하여, 기후변화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았다고 제시하였다. 본 연구는 서울대학교 주도로 덴마크, 영국, 미국, 스위스와 함께 총 5개국 8개 연구기관이 참여한 공동연구로 진행되었으며, Nature 자매지인 Communications Earth & Environment에 논문이 게재되었다.
[연구필요성]
화산폭발은 주요 자연재해의 하나로, 분출 강도, 분출 간격에 정확한 정보는 자연재해를 대비하고 그에 대한 피해를 줄이기 위한 매우 기초적인 정보이다. 백두산의 천년분화(Millennial Eruption)는 서기 946년에 발생한 것으로서 인류 역사상 가장 큰 화산분출 중 하나였다. 그 화산재가 동해를 건너 일본에까지 이르러 수 cm에 달하는 화산재층을 형성하였다. 최근 백두산 천년분화에 의한 백두산 인근에 형성된 암석 성분을 연구한 결과, 크게 다른 성분의 마그마 방출이 2번 있었다는 것을 알았는데, 그 시간 간격이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이러한, 과학적 미해결 문제를 해결하고자 그린란드의 빙하코어를 이용하게 되었다. 그린란드에서는 연간 적설량이 높아(녹여서 물로 만들었을 때에 매년 20cm 이상), 1개월에 해당하는 시간적 기록도 빙하를 이용하면 상세하게 연구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화산폭발은 지역적 또는 전 지구적인 냉각화를 가져와 기근과 전쟁을 일으킬 수 있다. 백두산 천년분화와 비슷하거나 약간 더 큰 규모의 방출이 1815년 인도네시아 탐보라에서 있었다. 이때 방출된 화산가스로 지구 전체적으로 한랭화가 있었는데, 화산분출 다음 해인 1816년에는 여름이 사라지게 만드는 효과를 냈다. 특별히, 미국 동부에서는 서리가 내리고 농작물의 작황이 나빠져 기근이 왔었다는 기록이 있다. 그러나, 백두산의 946년 천년분화와 관련된 지구 냉각화 효과는 크게 보고된 것이 없었다. 여러 가지 의견이 있었으나 정확한 분석자료가 부족한 상태에서 정확한 이유를 알기 어려웠다.
[연구성과/기대효과]
본 연구에서는 크게 두 가지의 연구성과를 도출하였다. 첫 번째는 천년분화의 시기와 두 분출의 간격을 가장 정확하고 신뢰할 수 있는 자료로 제시하였다는 데 있다. 즉, 천년 분화는 겨울철에 발생하였으며, 두 번의 큰 분출 간격은 1-2개월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두 번째 성과는 이산화황의 분출고도가 성층권의 오존층에 도달하지 못하였고, 대부분 대류권에 머물면서 큰 기후변화 효과를 발생시키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러한 연구결과는 향후 백두산 화산분출의 시기, 단기간 분출 간격 및 횟수, 기후변화 효과를 연구하는 데 매우 중요한 기초자료로 사용되어, 화산폭발과 관련된 재난 대비에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본문]
연구성과 1. 그린란드 빙하코어에서 백두산 천년분화에 해당하는 화산재 발견 및 성분분석으로 천년분화는 겨울철에 두 번의 서로 다른 마그마 분출로 이루어졌고, 이 마그마 분출의 시간 간격이 1~2달이었음을 제시함.
연구성과 2. 백두산 천년분화 동안 전 지구적인 기후변화가 관찰되지 않았는데, 그 주요한 이유는 천년분화 동안 방출된 이산화황 가스가 대부분 대류권에 머물면서 수 주에 걸친 일시적 햇빛 차단효과만 있었기 때문으로 규명함. 이것은 기존의 대량 황방출과 고위도 북반구에서 겨울철에 분출했기 때문이라는 것보다 더 강력한 이유를 구체적 증거를 가지고 제시한 것으로 학술적 가치가 높음.
[연구결과]
Phasing and climate forcing potential of the Millennium Eruption of Mt. Baekdu
Giyoon Lee, Andrea Burke, William Hutchison, Patrick Sugden, Celeste Smith, Joseph R. McConnell, Michael Sigl, Clive Oppenheimer, Sune Olander Rasmussen, Jørgen Peder Steffensen, Seung Ryeol Lee & Jinho Ahn
(Communications Earth & Environment, https://www.nature.com/articles/s43247-024-01713-z)
- ○동위원소: 원자번호는 같으나, 질량이 서로 다른 원소를 동위원소라고 하며, 황(S)의 경우에는 대표적인 동위원소로, 32S, 33S, 34S가 있다. ‘S’앞의 숫자의 상대적인 질량의 크기를 나타낸다. 동위원소의 비율은 원소가 화학 또는 물리적 환경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과거에 특정 원소의 거동을 알아내는데 사용된다.
[그림설명]
- □서울대사람들 https://people.snu.ac.kr/page/vol73/kr/03.html
- □YTN 사이언스 https://youtu.be/XKYJfXXfui4
- □YTN 사이언스포럼 https://www.youtube.com/watch?v=b2W—hubAlE&t=163s
- □시사IN https://www.sisa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51837
- □북그린란드 빙하코어 시추 프로젝트(North Greenland Ice Coring Project) https://en.wikipedia.org/wiki/North_Greenland_Ice_Core_Project
- ○빙하시료는 비교적 정확한 연령 정보를 제공하며, 계절 변화에 대한 상세한 데이터를 담고 있어 화산 분화 연구에 매우 유용합니다. 하지만 연구 목표에 맞는 빙하시료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국내 기술 개발뿐만 아니라 국제적인 공동 연구 네트워크의 활용이 필수적입니다. 마침, 국제 덴마크 코펜하겐대학과의 공동연구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서 연구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 ○다중 황동위원소를 이용한 연구 방법은 이미 잘 개발되어 있었으나, 백두산의 천년 분화에는 적용되지 않았고, 빙하학적인 지식을 바탕으로 한 상세한 연구가 부족했습니다. 특히, 많은 한국인들이 백두산에 관심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내 과학자들이 빙하학적 접근으로 백두산 화산 분화를 연구한 사례가 없다는 점이 아쉬웠습니다.
- ○그린란드의 빙하시료 확보를 위해 덴마크 코펜하겐대학교와 약 2년에 걸쳐 끈질긴 설득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 ○연구비 확보 문제로 인해 연구 기획부터 실행까지 약 10년 이상 걸렸습니다.
- ○빙하 시료를 매우 세밀하게 측정함으로써 백두산 천년 분화의 과정을 깊이 있게 분석할 수 있었습니다.
- ○눈이 쌓여 빙하가 형성되는 과정에 대한 연구 지식을 바탕으로 화산 분화 간격에 대한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자료를 도출할 수 있었습니다.
- ○또한, 다중 황동위원소를 이용해 이산화황(SO2)의 분출 고도가 전 세계적인 기후 변화를 일으킬 만큼 높지 않았다는 증거를 처음으로 확보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