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섬모질환 유발 신규유전자 WDR44 변이 발견 -
[연구필요성]
미진단 질환(Undiagnosed disease)은 경험있는 의료진의 반복적이고 적절한 진단 노력에도 불구하고 병명을 확정 짓지 못하거나 현재까지의 생명과학 지식으로 질환의 원인을 알지 못하는 질환을 의미한다. 이러한 미진단 질환에 대한 연구를 통해 질병의 원인을 규명하여 새로운 질환을 알아내고 진단하는 것은 환자가 가진 질병의 불확실성을 해결하여 진단 및 치료 전략을 세우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따라서, 본 연구와 같이 특정 유전자의 변이에 의한 질환의 발생 원인 및 환자의 특성과의 연관성 분석에 대한 연구는 향후 유사한 증상 또는 변이에 대한 질병 연구 및 유사 환자에 대한 치료전략을 세우는 데 있어 필요한 연구이다.
이와 같은 희귀질환 연구를 위하여,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선대 회장의 기부로 2021년 5월 소아암·희귀질환 극복사업단이 시작되었고, 희귀질환사업부(사업부장 채종희 교수,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서울대학교 어린이병원)에서 본 연구를 주관하고 있다. 또한, 한국연구재단의 바이오의료기술개발 사업(미래감염병대응사업)에서도 일부 연구지원이 이루어졌다.
본 사업을 통해 진행된 이번 연구에서는, 전 세계 8개국의 연구진이 참여하였고, 다국적 연구를 통해 환자가 보여주는 질병이 WDR44 변이-섬모질환에 의해 유발되었음을 증명하였다. 따라서, 본 환자와 같이 증상이 매우 희귀한 극희귀질환(ultra rare disease)의 연구에는 국제공동 연구를 통한 연구 협력 및 정보교류가 필수적이고 매우 중요함을 잘 보여주고 있다. 즉, 현재까지 규명되지 않은 희귀질환의 진단을 위한 연구(Undiagnosed Disease Program)에는 국제 공동 연구가 필수적이며, 이를 통해 신규 질환을 발견하여 환자를 진단할 수 있고, 연구를 통해 밝혀진 여러 가지 지식들이 추후 환자의 치료전략 수립에도 밑거름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연구성과/기대효과]
본 연구에서는 WDR44 유전자의 특정 위치에서의 변이가 발생되어 있을 때, 유전적 섬모질환을 유발한다는 것을 서울대학교 약학대학 박성규 교수(학장 이상국)와 미국암센터(NCC, National Cancer Center)의 Westlake 박사 주도로 국제 공동 연구팀 (8개국 참여, 한국, 미국, 캐나다, 이탈리아, 영국, 러시아, 폴란드, 덴마크 등)을 구성, 공동연구를 통해 밝혔다.
국내의 경우 1인의 환자만이 있어, 진단에 어려움이 있었지만, 국제 공동 연구를 통해 더 많은 수의 유사증상 환자가 본 연구에 참여할 수 있었고, 이를 통해 앞서 기술한 바와 같이 WDR44 유전자의 특정 변이들이 유전적 섬모질환을 유발한다는 것을 밝혀내게 되었다.
또한, WDR44의 특정 변이들에 의해 유전적 섬모질환이 일어나는 이유는 유전적 변이에 의해 WDR44 단백질의 구조적 문제가 일어나고, 이로인해 세포에서의 섬모 발달을 저해하기 때문이라는 기전을 밝혔다.
본 연구에서 WDR44의 특정 위치의 유전적 변이는 유전적 섬모질환을 일으킨다는 환자 진단 부분에서의 연구 성과를 보여줌과 동시에 기전 연구를 통해 향후 환자의 유전적 질환 진행억제 치료 기술 개발의 가능성을 제시하는 기술적 성과 또한 보여주었다.
[본문]
□ 유전적 섬모질환과 유사한 미진단 희귀질환 환자에서 WDR44의 유전적 변이가 발견됨
유전적 섬모질환과 유사한 증상이 있는 환자의 심층 유전체 분석을 통해, WDR44 유전자 내에서 WD motif라는 특정 위치에 유전적 변이가 있음을 찾아내었으며, 8개국에서 모집된 환자에서 비슷한 변이를 발견하였음.
□ WDR44의 유전적 변이는 기능을 얻는 변이 (Gain of function)임을 밝혀냄
WDR44의 각 변이를 제브라피쉬 동물모델에서 과발현하게 되면 발달장애, 골격발달장애 등의 형질이 나타나지만, 정상 WDR44의 과 발현시에는 위와 같은 형질이 제브라피쉬 모델에서 나타나지 않음을 확인함.
이를 통해 WDR44의 각 변이는 기능을 얻는 변이로써 정상적인 발달과정에 필요한 세포내 과정을 저해하고 있음을 보여주었음.
□ WDR44의 유전적 변이는 WDR44의 WD motif의 구조적 변화를 일으켜 하위 단백질을 잡아두기 때문에 섬모발달을 억제한다는 것을 밝혀냄
유전적 섬모질환 증상을 보이는 환자에서의 WDR44 유전적 변이는 WD motif라는 특정 부위에 위치하고 있음을 보여 줌.
본 연구에서는 WD motif내 위치한 유전적 변이에 의해 하위 단백질 Rab11과 결합하는 부위가 지속적으로 개방되어 섬모발달을 일으키는 Rab11이 WDR44와 더 강하게 결합하는 것을 밝혀냄. 이로 인해 섬모발달에 Rab11이 쓰일 수 없어 섬모발달이 억제됨을 밝혀냄.
[연구결과]
Variants in the WDR44 WD40-Repeat Domain Cause a Spectrum of Ciliopathy by Impairing Ciliogenesis Initiation
Andrea Accogli, Saurabh Shakya, Taewoo Yang, Christine Insinna, Soo Yeon Kim, David Bell, Kirill R. Butov, Mariasavina Severino, Marcello Niceta, Marcello Scala, Hyun Sik Lee, Taekyeong Yoo, Jimmy Stauffer, Huijie Zhao, Chiara Fiorillo, Marina Pedemonte, Maria C. Diana, Simona Baldassari, Viktoria Zakharova, Anna Shcherbina, Yulia Rodina, Christina Fagerberg, Laura Sønderberg Roos, Jolanta Wierzba, Artur Dobosz, Amanda Gerard, Lorraine Potocki, Jill A. Rosenfeld, Seema R. Lalani, Tiana M. Scott, Daryl Scott, Mahshid S. Azamian, Raymond Louie, Hannah W. Moore, Neena L. Champaigne, Grace Hollingsworth, Annalaura Torella, Vincenzo Nigro, Rafal Ploski, Vincenzo Salpietro, Federico Zara, Simone Pizzi, Giovanni Chillemi, Marzia Ognibene, Erin Cooney, Jenny Do, Anders Linnemann, Martin J. Larsen, Suzanne Specht, Kylie J. Walters, Hee-Jung Choi, Murim Choi, Marco Tartaglia, Phillippe Youkharibache, Jong-Hee Chae, Valeria Capra, Sung-Gyoo Park & Christopher J. Westlake Show fewer authors
(Nature Communications, In press, https://www.nature.com/articles/s41467-023-44611-2)
WDR44은 RAB11 의존적인 소포체 이동을 조절하여 섬모 생성 시작을 조절함. 여기에서, 우리는 WD40 반복구조(WDR) 내에서 변이를 가진 남성 환자들에 대한 질병의 원인을 연구함. WDR44는 X 염색체에 위치하는 유전자로, 섬모질환 관련 범주의 증상을 나타내는 환자의 특징을 제브라피쉬 모델에서 확인할 수 있었음. 환자의 증상 범주에는 발달 지연/지적 장애, 저근육톤, 독특한 안면 특징 및 뇌, 신장, 심장 및 근골격 이상의 증상들이 포함되었음. 연구결과에서 질병의 증상일 심할수록, 관련된 WDR44 변이가 섬모 생성 시작과 섬모 신호 전달을 저해함을 보여주었으며, WDR44가 섬모 생성을 부정적으로 규제하기 때문에 이와 같은 환자의 증상이 나타난다는 결과를 보여주었음. 또한, 실험적으로, 질병 심각성의 증가는 RAB11 결합과 관련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으며, 이로 인해 섬모 생성 시작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밝혀내었음. 마지막으로, 이와 같은 섬모 발달에 대한 조절은 WDR과 RAB11 결합 도메인(RBD)을 포함하는 NH2-단부 지역 간의 상호 작용이 환자 변이에 의해 이 결합이 저해되며, 이로인해 RAB11과의 결합력이 강화되어 섬모발달이 저해되었음을 보여주었음. 이 연구는 WDR44의 WDR 구조의 역할에 대한 분자적 기전을 보여주며, 이로 인해 섬모 생성이 저해되어 발생할 수 있는 새로운 질환을 발견하였음에 그 의의가 있음.
- ○유전적 섬모질환 (Ciliopathy): 대표적인 희귀유전질환으로 섬모세포소기관의 생성 또는 구조적 기능적 이상에 의해 발생하는 질병
- ○미진단 희귀질환 (Undiagnoseddisease): 전문의료진의 반복적이고 적절한 진단 노력에도 불구하고 병명을 확정 짓지 못하거나 생명과학 지식의 한계로 질환의 원인을 규명하지 못하는 상태.
- ○극희귀질환 (UDP, Ultra Rare Disease): 인구 50,000 명 당 1인 이하로 발병하는 질환
- ○WDR44: WD motif의 반복적 서열을 가진 단백질 family 중 하나
- ○Variant: 일반적으로 나타나는 유전자의 서열이 아닌 서열을 나타내는 유전자 서열
[그림설명]
※ 연구 이야기
□ 연구를 시작한 계기
본 연구는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선대 회장의 기부로 2021년 5월 설립된 소아암·희귀질환 극복사업단, 희귀질환사업부 (사업부장 채종희 교수,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의 지원을 받아 국내 소아 희귀질환 환자에서의 유전적 변이와 발생기전 등을 연구하는 기능코어 사업을 통해 시작되었음.
유전적 배경에 의한 희귀질환의 경우 서울대병원과 함께 국제 공동연구 네트워크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어, 국내 환자의 숫자 만으로는 결론을 낼 수 없는 연구에서는 국제 공동연구를 진행함. 8개국의 연구자들이 참여한 국제 공동연구도 이와 같은 맥락에서 시작되었음.
본 연구를 국내 연구자가 공동책임으로 할 수 있었던 이유는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선대 회장의 기부로 인한 국내 희귀질환 기능코어의 활성화와 국제 네크워크에서 국내 희귀질환 연구자들의 연구 리더십과 역량이 국제수준임을 보여주고 있음.
□ 연구과정 중 어려웠던 점
본 연구는 전세계 8개국 연구자들이 참여하는 만큼 다양한 국가의 다양한 시간대에 연구자들이 있음. 따라서, 결과의 논의는 온라인으로 주로 이루어지지만, 그 온라인 회의 시간대를 맞추는 것이 상당히 힘든 과제 중 하나였음.
또한,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연구이다 보니, 실험적 환경에서 일반적으로 이루어지는 연구 결과의 변화폭보다 넓고 다양성이 높아 모든 결과를 하나로 설명하기 어려운 점이 존재하였음.
□ 이전 연구와 차별화 포인트
유전자의 기능 연구는 일반적으로 모델 시스템 (생쥐, 제브라피쉬, 초파리 모델 등)을 활용하는 예가 많지만, 현재는 유전체 분석 기술에 힘입어 환자의 유전적 정보를 빠르고 깊게 분석할 수 있음. 여기에서 본 연구진의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소속 최무림 교수팀의 유전적 분석 기법을 바탕으로 많은 수의 환자 변이를 대상으로 연구를 시작할 수 있었음.
또한, “Genematcher” 라는 유전변이 데이터베이스 시스템을 통해 해외 연구자들과 공동 연구를 추진할 수 있었고, 이를 통해 국내에 한정적인 환자 수로 인한 연구 결과의 검증연구를 한층 강화할 수 있었음.
또한 환자에게 본연구를 통해 발견한 질환을 설명하고, 환자의 증상과 질환 유전자의 관련성을 연관시키며 환자를 추적관찰하는 과정에서 유전체 전문 임상의사의 역량 및 서울대병원 임상유전체의학과, 희귀질환센터와 같은 협진 시스템 또한 중요하며 이 과정에서 의료진과 연구진을 믿고 함께한 환자와 부모들의 도움을 통해 연구를 완성할 수 있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