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필요성]
샐러드나 절임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되는 오이는 전 세계 재배 면적 210만ha, 단위면적당 소득 14,960천원/10a로 산업적, 경제적 가치가 높은 원예작물이다. 대개 오이 육종은 과실 수량 증진을 목적으로 하고 있으나, 맛과 향기 등 관능품질의 개선을 요구하는 소비자가 증가함에 따라 과실의 질적 향상을 위한 성분육종이 주목받고 있다. 오이 특유의 쓴맛과 향기는 소비자 기호와 상품성에 영향을 주는 주요 품질 요인이며, 이에 따라‘쓴맛이 없고 향기가 증진된 오이 육성’이 요구되고 있다. 이를 위해 본 연구에서는 다양한 국내외 오이 유전자원의 성분 정보를 담은 데이터베이스를 구축이 요구되었으며 적합한 육종 소재의 선발을 위한 정보를 제공할 필요성이 있다.
[연구성과/기대효과]
서울대학교 농업생명과학대학 농림생물자원학부 이은진 교수팀은 충남대 이기범 교수, 세종대학교 송기환 교수와 공동연구로 국내외 69개 오이 유전자원으로부터 쓴맛과 향기 성분을 정성, 정량하여 성분 축적 양상에 따라 유전자원을 분류하였으며, 이에 따라 향기와 과실 표현형 사이의 관계, 교잡(hybridization)이 성분에 미치는 영향 등을 밝혔다. 구축된 대량 정보는 다양한 오이 품종의 관능품질 예측과 관능품질 개선을 위한 품종 육성에 활용될 수 있을 것이며, 향후 디지털육종을 위한 빅데이터 구축에 활용될 것이다. 본 연구팀은 연구내용은 해당 분야 상위 1% 국제 우수 학술지 상위 Food Chemistry(민경림 제1저자) 온라인판에 게재되었으며, 학술지 지면에는 3월 30일(목) 게재 예정이다.
[본문]
오이의 쓴맛은 주로 쿠쿠르비타신 C라는 성분에 의해 결정되며, 이외에도 다양한 오이 품종에서 쿠쿠르비타신(cucurbitacin) A, B, D, E, I 등이 검출된 바 있다. 오이의 향은 주로 녹엽휘발성물질(green leaf volatiles)인 C9, C6 화합물에 의해 나타나는데 그 중 C9 알데하이드에 속하는 (E,Z)-2,6-nonadienal이 오이 특유의 향을 결정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본 연구에서는 오이의 관능 특성을 결정하는 성분에 대한 대량 데이터를 확보하기 위해 국내외 69개 유전자원의 오이 과실로부터 6종의 쿠쿠르비타신(A-E, I)과 flavoromics 기반 향기 성분 분석을 진행하였다. 이 중 쓴맛과 향기의 주성분인 쿠쿠르비타신 C와 (E,Z)-2,6-nonadienal의 정량을 통해 각 성분의 함량 정보를 유전자원별로 제공하였으며, 쓴맛이 없고 향기가 증진된 오이 육성에 적합한 육종 소재를 최종 선발하였다.
쓴맛의 주성분인 쿠쿠르비타신 C를 제외한 나머지 5종의 쿠쿠르비타신은 모든 유전자원에서 검출되지 않았다. 쿠쿠르비타신 C는 전체 중 6개 유전자원에서만 확인되었으며 모두 한국, 일본 등 아시아 원산이었다. 이는 오이 과실이 오랜 기간 순화(domestication) 및 품종화되면서 쿠쿠르비타신에 의한 쓴맛이 현존하는 오이 과실 대부분에서 소실되었음을 의미한다.
향기 성분 분석을 통해 69개 오이 유전자원이 성분의 조성과 함량에 따라 4개의 그룹으로 분류될 수 있음을 발견했다. 위와 같은 유전자원의 분류는 C9, C6 화합물의 주요 향기 성분보다는 함량이 다소 낮은 성분들(2-undecenal, decanal, 2-octenal 등)의 프로파일에 의해 이루어졌다. 이러한 성분들은 오이 과실의 background volatile로 존재할 것이며 길이와 색깔 등의 표현형에 따라 다른 프로파일을 보였다. 이에 따라 과실 표현형에 따라 background flavor가 다르게 나타나 서로 다른 향을 낼 수 있음을 확인하였다.
서로 다른 유전자원의 교배로 얻어진 F1 오이의 성분 프로파일링을 통해 향기 성분에 대한 교잡효과를 밝혔다. F1에서 쓴맛성분은 검출되지 않았으며 전체 향기 성분의 함량은 감소하였다. 그 중에서 알콜의 함량이 유의하게 감소하였고 상대적으로 알데하이드가 차지하는 비율은 높아져 교잡에 의해 쓴맛과 비선호 향이 감소하는 효과가 잠재적으로 확인되었다.
오이의 원산지 또는 품종이 성분 프로파일에 크게 영향을 주지는 않았다. 이는 향기 및 쓴맛에 대해 각 품종들이 다양한 원산지에서 독립적으로 순화된 결과로 보여지며, 이는 같은 품종군에 속하는 각각의 유전자원이 순화의 정도에 따라 서로 다른 그룹으로 분류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본 연구에서는 오이의 관능품질을 결정하는 쿠쿠르비타신과 향기 성분을 다양한 유전자원에서 스크리닝함으로써 성분육종을 위한 대량의 정량 데이터를 제공하였으며, 유전자원의 분류를 통해 오이 품종과 표현형에 따른 성분 차이, 교잡효과 등을 설명하였다. 이러한 정보는 오이의 쓴맛, 향기 등의 품질 예측과 함께 품질이 향상된 고부가가치 오이 육성을 위한 소재 선발에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본 연구는 서울대학교 농업생명과학대학 농림생물자원학부 이은진 교수팀에 의해 진행되었으며, 농림식품기술기획평가원(IPET)의 기술사업화지원 과제로 수행되었다.
[연구결과]
Cucurbitacin and volatile compound profiling reveals independent domestication of cucumber (Cucumis sativus L.) fruit
Kyeonglim Min, Kihwan Song, Sooyeon Lim, Gibum Yi, Eun Jin Lee
(Food Chemistry, 2023년 2월 온라인 게재)
쓴맛이 없고 향기가 증진된 오이를 생산하기 위한 목적으로 다양한 유전자원을 이용하여 쓴맛 및 향기 성분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였다. 국내외 69개 유전자원을 수집하여 오이의 주요 쓴맛 성분 쿠쿠르비타신 C와 향기 성분 (E,Z)-2,6-nonadienal을 정량함으로써 유전자원에 따른 함량 정보를 제공하였고 육종 목표에 적합한 소재를 선발하였다. 각 성분 프로파일의 비교를 통해 과실의 길이와 색 등 표현형이 향기 성분과 관계가 있으며, 교잡에 의해 쓴맛 및 비선호 향이 감소될 수 있음을 확인하였다. 또한, 원산지와 품종 간 성분 비교를 통해 다양한 오이 품종이 각각의 원산지에서 독립적으로 순화되었음을 설명했다.
[용어설명]
- ○Flavoromics는 향미 핑거프린팅(비휘발성 또는 휘발성 화합물의 비표적 프로파일링 또는 향미에 영향을 미치는 표적 대사산물 프로파일링)과 화학측정법을 결합한 분석 방법이다. 향미에 영향을 미치는 화합물의 화학적 프로파일링을 목적으로 하며, 최신 고해상도 분석 기술의 발전과 대규모 데이터 세트의 처리와 함께 고급 데이터 처리 절차, 계량화학, 다변량 통계, 데이터 마이닝 기술 등을 활용하여 대량의 화합물 정보를 다룰 수 있다.
- ○순화는 맛, 생산량, 저장성 및 재배 특성 등 인간의 필요성에 더 적합한 작물을 인공적으로 선발하는 것으로, 야생 동식물을 사람에게 유용한 가축 또는 작물로 변화시키는 과정이다.
- ○오감으로 평가되는 품질로 소비자의 제품 섬호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품질 요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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