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솔린 자동차의 시동 초기 단계에서 발생하는 배기가스 문제 해결
- 양자 계산을 활용한 촉매 작용 원리 규명
서울대학교 공과대학(학장 홍유석)은 화학생물공학부 김도희 교수 연구팀과 서울시립대 화학공학과 유종석 교수 연구팀이 현대자동차와 산학 공동 연구를 통해 가솔린 자동차 시동 초기 저온 단계에서 발생하는 질소산화물 배기가스의 획기적 감소를 위한 팔라듐(Pd)-산화세륨(CeO2) 촉매 시스템 개발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켐 카탈리시스(Chem Catalysis)'에 8월 10일자로 온라인 게재됐다 (논문명: Toward gasoline vehicles with zero harmful emissions by storing NO at Pd nanoparticle-CeO2 interface during the cold-start period). 켐 카탈리시스는 셀(Cell), 줄(Joule) 등 세계적인 수준의 탑 저널을 발행하는 출판사인 셀 프레스(Cell Press)가 발행하는 켐(Chem) 저널의 신생 자매지이다.
자동차 엔진에서는 고온에서 질소(N2)와 산소(O2)가 반응하여 질소산화물(NO, NO2)이 생성된다.
질소산화물은 광화학 스모그와 산성비, 미세먼지의 원인이 되는 대표적인 환경오염 물질이다. 인체에 유입되면 피부 조직과 호흡기를 자극해 치명적인 질환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 많은 국가에서 그 배출량을 규제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대기 중 질소산화물이 미세먼지 생성의 주원인으로 보고되면서 질소산화물 배출 규제는 점점 강화되고 있다.
삼원촉매(TWC: Three-Way Catalyst)는 가솔린 차량에서 배출되는 유해가스인 일산화탄소(CO), 탄화수소(HC)를 산화시키며, 질소산화물을 환원시키는 촉매이다. 한 컨버터 내에서 세 가지 유해 성분을 동시에 저감하므로 삼원촉매라고 불린다.
삼원촉매는 모든 배출환경에 사용할 수 없고 공연비(air to fuel ratio, A/F)를 이론 공연비인 14.7 부근으로 맞추어야 정상적으로 작동할 수 있다. 하지만 이론 공연비를 맞추더라도 온도가 약 300℃ 이상 되어야 정화작용을 시작하며, 400-800℃ 범위에서 정화효율이 높다.
최근 고연비, 친환경, 비용 절감을 목표로 엔진 크기를 줄이는 다운사이징이 트렌드가 되면서 터보차저를 장착한 가솔린 모델들이 보편화됐다. 이에 따라 배기가스 온도가 낮아지고 초기 시동 단계에서 삼원촉매가 작동온도에 도달하는 시간이 더욱 길어졌다.
이러한 저온 냉 시동(cold-start) 동안에는 삼원촉매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못하고 배기가스 내의 질소산화물이 정화되지 못해 그대로 배출된다. 점차 강화되는 질소산화물 배출 규제를 맞추기 위해서는 이러한 문제 해결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에 유종석 교수 및 김도희 교수 연구팀은 팔라듐-산화세륨 촉매를 활용하여 가솔린 엔진에서 배출된 질소산화물을 자동차의 냉 시동 구간에서 잠시 저장하는 방법을 고안하였다. 팔라듐-산화세륨 계면에서의 특수한 상호작용으로 생기는 산소 공극(oxygen vacancy)이 질소산화물을 강하게 흡착하는 성질을 이용한 것이다.
또한 어떠한 공연비 조건으로 시동을 걸 때 가장 질소산화물을 잘 저감할 수 있는지를 파악하여 엔진 조절과 촉매 기능을 모두 활용하여 효과적으로 냉 시동 구간에서 질소산화물을 제어할 수 있는 촉매 시스템을 개발하는데 성공하였다.
김도희 교수는 "해당 기술은 가솔린 차량 배기가스를 촉매 기술만을 이용하여 후처리하는 것이 아니라 냉 시동 구간에서 엔진 조절을 함께 이용하여 효과적으로 질소산화물 배출을 줄일 수 있는 방향을 제시하고 실제 엔진에서 이를 검증했다는데 매우 의미 있는 산학 협력 결과"라고 전했다.
유종석 교수는 "전기자동차의 점유율이 빠르게 증가하고는 있지만 내연기관차의 단종이 생각하는 것만큼 빨리 오지 않을 것이란 예측도 늘어나고 있다"며 "이번 연구에서 개발한 촉매 기술을 활용하면 점차 강화되고 있는 배기가스 규제에 기존의 내연기관으로도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한 유종석 교수는 "이번 연구는 새로운 촉매 시스템을 실험적으로 구현한 것에 머무르지 않고 양자 계산을 활용하여 촉매 시스템의 작용 원리를 근본적으로 규명한 것에 큰 의의가 있다"며 “앞으로도 양자 계산과 같은 계산과학 기법을 활용하면 새로운 촉매 소재를 합리적으로 개발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3년간에 걸쳐 현대자동차와 국내 유수 대학들의 산학 공동 연구로 진행된 ‘미래자동차 친환경 혁신 촉매 기술 개발 공동연구실’의 연구 성과이며, 현대자동차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선도연구센터사업(고려대학교 초저에너지자동차 초저배출사업단) 지원으로 수행됐다.
[문의사항]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화학생물공학부 김도희 교수 / 02-880-1633 / dohkim@sn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