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7월 24일 서울대학교 약학대학 故성상현 교수의 4주년 추모행사와 날짜를 같이 하여 고인이 참여했던 연구성과가 우수 논문으로 게재되었다. 서울대학교 양태진 교수팀과 성상현 교수팀은 공동 연구를 통해 인삼 속(Panax genus) 식물 내 배수화 현상과 대사물질 합성 관련 유전자 발현 사이에 연관성이 있음을 밝혔으며 이 연구성과는 국제 우수 학술지인 Journal of ginseng research (구현진, 이윤선 공동 1저자) 온라인 판에 공개되어 故성상현 교수의 4주기 추모 논문이 되었다.
성상현 교수는 2018년 7월 24일 갑작스럽게 유고하여 많은 이들로부터 안타까움과 추모의 대상이 되었다. 양태진 교수와 성상현 교수의 공동 연구결과가 유고 논문으로 5편째이다. 2018년에 2편의 유고논문이 소개되어 많은 이의 눈시울을 적셨는데 이후에도 3편이 더 발간되었다. 우리나라의 대표 생약인 쑥속 식물 3가지 생약(인진호, 한인진, 큰비쑥) 의 유전체/대사체 동시 분석을 통해 과학적으로 쉽게 기원을 판별하는 논문을 국제 우수 학회지인 PLOS ONE 에 2022년 3월 게재하였고(이윤선, 우선민 공동 1저자) 우리나라 및 도입 민들레 6종에 대한 대사체/유전체 동시 분석을 통한 판별기술 논문을 우수 국제학술지 Phytochemistry 에 2020년 11월 게재하였다(이윤선, 김진경, 우선민 공동 1저자).
인삼 속 약리 작용은 다양한 triterpene (트리테르펜) 계열의 물질에서 유래한다. 그 중 진세노사이드는 triterpenoid 성분에 당류가 여러 분자 결합되어 있는 saponin 구조를 가지고 있는 인삼에서 고유하게 발견되는 특이적 약리 성분이며 이번 Journal of ginseng research 논문은 이들의 생합성 과정에 대한 공동 연구결과이다.
양태진 교수팀은 인삼 속 식물들 중 사배체종 2개[24쌍의 염색체를 가진 인삼속 식물: 고려인삼, 화기삼 (미국인삼)]와이배체종 2개[(12쌍의 염색체를 가진 인삼속 식물: 전칠삼(중국삼), 베트남삼)를 동일 조건에서 배양하며 진세노사이드생합성에 관여하는 모든 유전자들의 발현을 비교하고 또 다양한 진세노사이드의 함량을 비교하여 이들 4종의 식물이 만들어내는 진세노사이드 종류와 생합성 메커니즘을 이해하고자 하였다.
- 이배체 인삼종들은 파이토스테롤 생합성에 관여하는 유전자의 발현이 높게 되는 것에 반해 사배체 종들은 진세노사이드 생합성에 관여하는 유전자의 발현이 높다는 것을 새롭게 밝혀내었다.
- 이와 동시에 진세노사이드의 상당수를 차지하는 dammarane 계열의 진세노사이드 함량도 사배체 종에서 높은 것으로 밝혀내었다.
- 인삼 속 식물의 전사체, 대사체 정보를 종합하여 whole genome duplication(WGD) 현상이 사배체 Panax 종의 트리테르펜 생합성과 연관성이 있음을 제시할 수 있었다.
또한, 양태진 교수팀은 국내 자생 생약 자원의 생물자원 주권 확보를 위한 과학적 감별법이 요구됨에 따라 최신 유전학적 기법인 Next generation sequencing(NGS) 기술을 이용하여 다양한 생약들 (인진호, 한인진, 큰비쑥, 포공영 기원종)에 해당하는 10종 이상의 식물 유전체 정보의 비교 분석을 통해 국내에 분포하는 근연종과 기원종 식물을 구분하는 식별법 개발하였다.
이와 동시에 대상 생약에 해당하는 11종의 쑥과 6종의 민들레에서 대사체 프로파일 변화를 분석하여 각각의 종 특이적인 대사체 마커를 선정하였다.
본 연구는 서울대학교 농업생명과학대학 농림생물자원학부 양태진 교수팀(BK21 농림생물자원창의인재양성사업단장)이 서울대학교 약학과 성상현 교수팀과 협력을 통해 진행되었으며 농촌진흥청 바이오그린연계 농생명혁신기술개발 사업과 한국연구재단 집단연구지원사업(기초연구실)의 지원을 받아 수행되었다.
[연구결과]
Comparative transcriptome and metabolome analyses of four Panax species explore the dynamics of metabolite biosynthesis
Hyunjin Koo*, Yun Sun Lee*, Van Binh Nguyen, Vo Ngoc Linh Giang, Hyun Jo Koo, Hyun-Seung Park, Padmanaban Mohanan, Young Hun Song, Byeol Ryu, Kyo Bin Kang, Sang Hyun Sung, and Tae-Jin Yang
(Journal of ginseng research, 2022년 7월 온라인 게재)
두릅나무과에 속하는 Panax 속은 전 세계적으로 전통 약용 식물로 사용되어 왔으며 진세노사이드와 파이토스테롤을 생합성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Panax 종 간의 유전적 변이가 생합성 경로에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알려진 것이 많지 않다. 본 연구에서는 전사체 분석을 통하여 파이토스테롤 생합성에 관여하는 2,3-OXIDOSQUALENE CYCLASE(OSC)가 이배체 Panax 종에서 상향 조절되는 반면 진세노사이드 생합성에 기여하는 OSC 유전자의 발현은 사배체 Panax 종에서 더 높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이러한 결과와 일치하여 dammarane 계열 진세노사이드의 함량도 이배체 종에 비해 사배체 종에서 더 높은 것으로 관찰되었다. 이를 토대로 whole genome duplication(WGD) 현상이 사배체 Panax 종의 트리테르펜 생합성 경로에 영향을 미쳤음을 유추할 수 있었다.
쑥 (Artemisia) 속은 전통과 현대 모두에서 의약품의 중요한 원천이지만, 약재로 사용되는 어린 잎이 근연종과 형태적으로 쉽게 혼용이 되어 한약재에 대한 품질 평가의 중요성이 증가하고 있다. 본 연구는 2종의 더위지기, 2종의 사철쑥, 그리고 1종의 큰비쑥의 엽록체 유전체 비교 분석을 통해 유전자 변이 기반 7개의 InDel 바코드 마커를 개발하였고, LC-MS를 사용하여 종의 특이 대사 산물을 분석하고 대사체 마커를 제안하였다. 본 연구에서 개발된 한약재 식별 및 과학적 인증 방법을 통해 다양한 쑥 속 식물의 동정과 오용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민들레 (Taraxacum) 속은 한약재로써 사용되어 왔으나 민들레 종간 유전적 다양성을 분석한 사례는 드물다. 본 연구는 6종의 민들레 엽록체 유전체를 완성하여 종간 유전체 변이를 분석하였고, LC-MS를 사용하여 종의 특이 대사체 마커를 제안하였다. 또한 유전체와 대사체 통합 분석을 통해 민들레 종간 다양성을 제시하였다.
[용어설명]
- ○두릅나무과(Araliaceae)에 속하는 다년생 식물로 아시아 지역 및 북미 지역에서 재배 및 자생하고 있다. 약용식물로서의 가치가 매우 높으며 음지에서 자라는 생육 특징을 가지고 있다.
- ○인삼 속에 속하는 식물에서 많이 발견되는 대표 약리 활성 물질이다. 진세노사이드 생합성 경로를 통해 합성되며 그 구조에 따라 크게 dammarane과 oleanane 계열의 진세노사이드로 나뉜다. 진세노사이드 기본 골격에 당의 종류와 결합 위치에 따라 진세노사이드 종류가 나뉘며 현재까지 보고된 진세노사이드는 약 150종으로 알려져 있다.
- ○식물의 유전체 정보는 핵과 엽록체 그리고 미토콘드리아에 존재한다. 한 개의 세포에 거대한 핵 DNA는 1쌍이 존재하는 반면, 엽록체 유전체는 약 500개 존재하는데, 엽록체 유전체는 세포질에 존재하며 광합성에 꼭 필요한 세포소기관으로 종에 따라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약 150,000개 내외의 염기쌍으로 이루어진 원형 DNA로 구성되어 있다. 엽록체 유전체는 식물에 필수적이기 때문에 약 110개 정도의 유전자들이 서열 정보를 잘 보존하고 있어 식물의 진화 기작을 구명하거나 종 다양성 비교 연구에 핵심적으로 이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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