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반구 식생의 생지물리작용에 따른 온난화 저감 메커니즘 규명-
[연구필요성]
북반구 육지 면적의 80%를 차지하는 식생은 기온 상승에 따라 봄철 잎 출현시기가 빨라지고 가을철 단풍시기가 늦춰지고 있다. 이러한 식물의 계절활동 변화는 북반구 식생의 연간 생장기간을 늘려 “북반구 녹화”를 유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식생은 기본적으로 초록색을 유지하는 생장기간 동안 광합성을 통한 탄소흡수 뿐만 아니라 생지물리과정 (증발산, 태양에너지 반사, 바람의 변화유도 등)을 통해 기온의 변화를 유도할 수 있다. 따라서 온난화에 따른 식생의 녹화가 역으로 온난화에 영향을 끼칠 수 있지만, 아직 식생의 녹화를 통한 생지물리적과정의 변화가 온난화에 어떠한 영향을 끼쳤는지 잘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연구성과/기대효과]
서울대 환경대학원 정수종 교수(교신저자)와 미국 컬럼비아대, 중국 북경대, 프랑스 LSCE 등으로 이루어진 국제 공동연구팀은 지난 30년간 북반구 기온상승에 끼친 식물 생태계의 역할을 처음으로 밝혀 세계적인 학술지 Nature Communications에 7월 발표 되었다.
본 연구결과 북반구에서 지난 30년간 나타난 “북반구 녹화”가 여름철 북반구 전지역 평균기온을 약 0.15도 정도 낮춘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화 이후 지구평균기온이 1.1도 상승한 것을 감안하면 식생을 통한 온난화 저감효과는 작지 않은 효과이다.
이뿐만 아니라 이번 연구결과를 통해 밝힌 온난화 저감효과는 탄소흡수를 통한 온난화 저감효과를 고려하지 않은 것이기 때문에, 만약 탄소흡수에 따른 온난화 저감효과까지 포함한다면 북반구 녹화는 훨씬 더 강한 온난화 저감효과를 가져왔을 것이라 기대한다. 결국 북반구 생태계는 현재 우리가 겪는 온난화와 여름철 폭염을 완화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 밝혀진 것이다. 따라서 북반구 식생의 미래 변화는 지금 전 세계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폭염의 미래를 결정 짓는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
□ 북반구 녹화 (Northern Hemisphere Greening)
북반구 육지 면적의 약 80%는 식생(식물의 군집)으로 덮여있다. 기후변화에 따른 환경변화는 북반구 육지 식생의 계절활동, 분포, 및 기능의 변화를 유도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특히 기온 상승으로 이한 봄철 이른 잎의 출현 그리고 가을철 늦어지는 단풍으로 인해 연간 생장기간이 길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뿐만 아니라 북반구 고위도 지역의 기온 상승은 식생 서식지의 면적 또한 늘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결국 기후변화로 인한 식생의 변화는 하늘 위 인공위성에서 포착될 정도로 넓고 강하게 나타나고 있어 “북반구 녹화”라고 불리고 있다.
식생은 기본적으로 생지물리 및 생지화학 과정을 통해 기후변화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생지화학과정은 식생이 광합성을 통해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흡수하여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를 낮추는 과정을 통해 온난화를 저감시키는 과정을 의미한다. 따라서 생지화학과정을 통한 온난화 저감효과는 식생이 존재하는 지역의 기후보다는 지구전체 관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생지물리과정은 식생의 증발산, 태양에너지 반사 등 물리적 과정을 통해 기후에 영향을 끼치는 과정이다. 식물은 광합성을 하는 동안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면서 동시에 물을 대기 중으로 배출한다. 이따 대기 중으로 빠져나간 물은 에너지를 뺏어서 빠져나가기 때문에 기온이 낮아지는 것이다. 더운 여름철 길에 물을 뿌리면 시원해지는 것과 같은 효과이다.
□ 지구시스템 모델을 이용한 식생 피드백 연구 (Climate-Vegetation feedback)
지난 약 30년간 북반구에서 나타난 식생의 녹화가 기온 변화에 끼친 영향을 파악하기 위하여 지구시스템 모델을 이용한 기후변화 실험을 진행하였다. 여기서 지구시스템 모델은 지구의 기후변화를 설명하기 위해 기후변화에 관여하는 지구상의 모든 구성요소 (대기, 해양, 식생, 토양, 도시, 농경지, 인간 활동 등)에 대한 물리적/화학적 과정을 수학적으로 풀어내어 만든 모델이다. 컴퓨터라는 공간에 가상의 지구를 만들어 기후시스템의 변화를 실험할 수 있는 메타버스 같은 것이다.
지구의 모든 과정을 포함하는 지구시스템 모델을 이용하여 지난 33년간의 식생녹화가 있을 때와 없을 때를 가정하여 기후변화 시뮬레이션을 진행하였다.
□ 기후-식생 피드백 (Climate-Vegetation feedback)에 의한 온난화 저감효과
기후변화에 따른 식생 피드백 프로세스를 통해 여름철 기온 상승의 저감효과가 나타났다. 식생의 녹화에 따라 증발산이 강해지면서 지면을 식히는 냉각효과가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적으로 살펴보면 지금 역사적인 폭염을 경험하고 있는 유럽 같은 경우 식생 녹화로 인해 최대 0.5도 정도 기온 저감효과가 나타났다. 이것은 결국 지금 식생의 녹화가 없었다면 현재보다 더 뜨거운 폭염을 맞이했을 것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연구결과]
Biophysical impacts of northern vegetation changes on seasonal warming patterns
Xu Lian, Sujong Jeong (교신저자), Chang-Eui Park, Hao Xu, Laurent Z. X. Li, Tao Wang, Pierre Gentine, Josep Peñuelas, Shilong Piao
Nature Communications (2022. 07)
지난 33년간 북반구 생태계에서 나타난 식생 녹화 (생장기간의 증가, 면적 증가, 생산성 증가)는 현재 경험하고 있는 여름철 기온을 낮추는 온난화 저감효과를 유발했다. 특히 본 연구결과는 탄소흡수에 의한 생지화학과정을 제외하고 생지물리과정에 따른 효과만 고려했기 때문에, 탄소흡수 효과까지 포함한다면 더 큰 온난화 저감효과가 있었을 것이라 추정한다. 따라서 앞으로 기후변화에 따른 북반구 생태계 변화를 예측하고 이해하는 것은 미래 온난화 강도를 예측하는데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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