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중 오믹스 분석, 그 원인으로 자가포식 메커니즘을 지목 -
서울대학교(총장 오세정)는 묵인희 교수(의과대학 생화학교실, 국가 치매극복연구개발사업단 단장) 연구팀과 영국 John Hardy 교수(University College London, 영국) 연구팀이 알츠하이머병 환자 내에는 각기 형질이 비슷한 환자 하위 군집들이 자가포식 (Autophagy) 작용의 차이에 의해 존재하며, 이는 환자 맞춤형 약물 개발의 가능성을 제시한 연구결과 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보건복지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공동으로 추진하는 치매극복연구개발사업과 보건복지부가 추진하는 바이오메디컬 글로벌 인재양성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되었으며 SCI급 최고 수준의 국제 학술지 ‘Advanced Science’에 6월 13일 온라인판으로 게재되었다.
알츠하이머병은 치매 환자 중 70% 비율을 차지하는 대표적인 퇴행성 뇌 질환이며, 인지기능의 저하와 신경세포의 감소 등을 동반한다. 이 병의 주요 원인으로는 뇌 속에 축적되는 베타-아밀로이드 단백질과 타우 단백질이 알려져 있으나, 여러 복합적인 원인들이 작용하여 발생하는 다원인성 질환으로도 알려져 있다. 이러한 질병의 복잡성으로 인하여 알츠하이머병의 치료제 개발은 매우 어려운 실정이다. 많은 연구자들은 알츠하이머병의 이러한 다원인성에도 어떠한 규칙이 있을 것이라 생각해왔으며, 특정 원인에 의해 같은 알츠하이머병 내에서도 여러 환자 군집들이 존재할 것이라 예측해왔다. 이때 각 군집들은 같은 알츠하이머병 환자처럼 보이더라도 서로 다른 특징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각 군집에 속한 환자들은 각기 다른 치료법을 다르게 적용해야 할 필요성이 존재한다. 하지만 아직 알츠하이머병 내 존재하는 여러 군집의 특징을 검증해낸 연구는 없다.
본 연구진은 알츠하이머병 내의 환자 군집의 존재를 발굴하고 그 원인을 찾기 위하여 뇌 속에 베타-아밀로이드가 축적된 알츠하이머병 환자 170명을 대상으로 유전체, 전사체, 단백질체 등의 다중 데이터를 동시에 활용하여 환자군 내의 여러 군집의 존재를 밝혀내는 비지도 다중오믹스 기법 (Unsupervised Multi-Omics Analysis)을 수행하였다.
그 결과, 같은 알츠하이머병 환자임에도 불구하고, 서로 다른 특징을 가지는 세 가지 군집이 존재함을 확인하였다. 이를 통해 서로 다른 특징을 지니고 있는 각 군집에 속한 환자들의 특성에 맞추어 맞춤형 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는 가능성을 발견하였으며, 각 군집 분석의 결과를 실제 환자의 뇌 영상 종적 추적 데이터, 알츠하이머병의 네트워크 모델 기반 핵심 원인 분석 (Key-driver node analysis) 데이터 등과 비교하여 그 생물학적 의미를 찾아내려 시도하였다.
연구팀의 생물학적 의미 도출 분석 결과, 알츠하이머병 환자 내에서 존재하는 환자 군집의 형성은 자가포식 (Autophagy) 메커니즘에 의한 차이에서 유발된 현상일 가능성을 확인하였다.
해당 결과는 역분화줄기세포 (induced pluripotent stem cells) 유래 뇌 오가노이드 및 미세아교세포 (microglia), 그리고 실제 인간 뇌 전사체 분석 결과를 통해서 재검증 되었다. 그 결과, 알츠하이머병에서 존재하는 자가포식 메커니즘이 환자 뇌와 혈액에서 서로 다른 경로로 작용하여 환자 군집 형성에 영향을 준 것을 확인하였다. 또한 인간 뇌 전사체 분석 결과를 통해서도 자가포식 메커니즘을 통해 환자의 군집 특성의 차이가 유발됨을 확인할 수 있었다.
묵인희 교수는 “본 연구는 겉으로는 비슷해 보이는 알츠하이머병 환자 내에서도 환자들의 특징이 서로 다른 하위 군집들이 존재할 수 있음을 보여주며, 각 군집에 속한 환자들은 각기 다른 치료법을 적용해야 할 필요성을 보여주는 아주 중요한 연구”라고 설명하며, 본 연구가 정밀의학 기반 맞춤형 의약품 (Precision-Medicine-based personalized drugs) 개발에 초석이 될 중요한 지표가 되길 희망한다”라고 기대를 표명하였다.
[연구결과]
Multi-omics-based autophagy-related untypical subtypes in patients with cerebral amyloid pathology
Jong-Chan Park, Natalia Barahona-Torres, So-Young Jang, Kin Y. Mok, Haeng Jun Kim, Sun-Ho Han, Kwang-Hyun Cho, Xiaopu Zhou, Amy K. Y. Fu, Nancy Y. Ip, Jieun Seo, Murim Choi, Hyobin Jeong, Daehee Hwang, Dong Young Lee, Min Soo Byun, Dahyun Yi, Jong Won Han, Inhee Mook-Jung, and John Hardy
(Advanced Science, 2022)
1. 연구배경
알츠하이머병은 치매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대표적인 퇴행성 뇌 질환이며, 인지기능의 저하와 신경세포의 감소 등을 동반한다. 이 병의 주요 원인으로는 뇌 속에 축적되는 베타-아밀로이드 단백질과 타우 단백질이 알려져 있으나, 그 이외에도 복합적인 원인이 작용하여 발생하는 다원인성 질환으로도 알려져 있다. 이는 알츠하이머병 환자 내에서도 환자들의 특징이 서로 다른 하위 군집이 존재할 수 있음을 보여주며, 각 군집에 속한 환자들에 따라 다르게 치료법을 적용해야 할 필요성을 말해준다.
환자의 군집을 분류하기 위해서는 군집 분석 (Clustering analysis) 이 필요하며, 비지도 머신러닝 (Unsupervised Machine Learning) 기법 등을 활용한 분석들이 주로 이루어진다. 이는 환자군을 보이지 않는 특성에 따라 나누는 분석 방법이며, 각각의 군집 결과를 해석하는 데는 또 다른 학문적 고찰이 필요하다.
본 연구에서는 알츠하이머병 내의 환자 군집을 발견하고 특성을 파악하기 위해서 비편향적-비지도 머신러닝 (Unbiased & Unsupervised Machine Learning) 기법을 활용하여 다형성의 데이터 (Multi-Modal dataset) 를 다중오믹스 분석 (Multi-Omics Analysis) 하였다. 이를 통해 알츠하이머병의 환자 군집을 분류하고, 각각 적합한 생물학적 의미를 찾는다면, 환자 맞춤형 치료제 개발에 성큼 다가가는 연구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였다.
또한 역분화 줄기세포 (induced pluripotent stem cell) 유래 뇌 오가노이드 및 미세아교세포, 실제 환자 뇌를 활용하여 환자 하위 군집 분류 결과를 검증한 최초의 논문이 되고자 연구를 수행하였다.
2. 연구내용
1) 알츠하이머병 환자 170명을 대상으로 환자 내 세 가지 타입의 하위 군집을 발견함
- 본 연구에서는 알츠하이머병 환자 약 170명으로부터 단백질체학, 전사체학, 유전체학 데이터를 확보하고 이를 인풋 (input)으로 하는 다중오믹스 모델을 구축하였다. 이로부터 Multi-Omics Factor Analysis + (MOFA+) 를 R software에서 분석하여, 알츠하이머병 환자 내에 존재하는 세 가지 타입의 환자 군집이 존재함을 규명하였다.
2) 환자 군집은 인지기능/베타-아밀로이드 뇌 축적 정도와 같은 잘 알려진 알츠하이머병 표현형 (endophenotype)이 아닌, 다른 요인에 의해 형성됨을 확인함
- 알츠하이머병 내에서 발견한 환자 내 세 가지 타입의 하위 군집이, 단순한 뇌 속 베타-아밀로이드 혹은 타우의 축적이나, 신경세포의 퇴행과 같은 잘 알려진 표현형 때문에 일어난 것이 아님을 확인하였다. 그것은 결국 현재 발견된 알츠하이머병 환자 군집의 형성은 중요하지만 잘 알려지지 않은 신호경로에 의해서 일어난 현상임을 알 수 있었다.
3) 알츠하이머병 환자 군집 형성의 결과가 자가포식 작용 메커니즘과 관련이 있음을 규명함
- 알츠하이머병의 환자 군집 분류 결과를 활용하여 시스템 생물학적 분석 및 종적 추적 뇌 영상 이미징 데이터 (Longitudinal Brain imaging data) 와 비교분석을 진행하였을 때, 환자의 군집 형성의 결과가 자가포식 메커니즘과 관련이 있음을 확인하였으며, 뇌와 혈액에서 작용하는 서로 다른 자가포식 메커니즘이 알츠하이머병에 작용한다는 것을 함께 확인할 수 있었다.
4) 환자 군집 분류의 결과를 역분화줄기세포 유래 뇌 오가노이드, 미세아교세포, 실제 환자 뇌 전사체 분석 결과를 통해서 재검증함
- 역분화줄기세포 유래 뇌 오가노이드, 미세아교세포를 활용하여 자가포식작용의 중요성을 알츠하이머병에서 검증하였으며, 실제 알츠하이머병 환자 뇌 전사체 분석 (human post-mortem transcriptomic analysis)을 통한 Clustering (군집분석) 결과에서도 자가포식 메커니즘에 의해서 알츠하이머병의 환자 군집이 형성될 수 있음을 확인하였다.
5) 따라서 본 연구는 겉으로 보기엔 차이가 없어 보이는 알츠하이머병 환자라 하더라도, 실제로 환자 내에 존재하는 생물학적 메커니즘은 다르게 활성화되어있음을 시사함
- 이는 알츠하이머병의 신약 개발 시 One-size-fit-all (단일 타겟 약물) 보다는 실제 환자가 가지고 있는 메커니즘을 타겟하는 Precision-Medicine (정밀의학) 기반 약물이 개발되어야 함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이다. 본 연구를 통해 알츠하이머병의 정밀의학 신약 개발 연구에 가속도가 붙길 희망한다.
[용어설명]
- ○치매의 가장 흔한 형태 중 하나. 뇌 속 베타-아밀로이드와 타우의 축적으로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으나, 실은 다양한 메커니즘에 의해 영향받는 다원인성 질환 (Multi-factorial disease) 이기도 하다.
- ○같은 질병으로 알려진 하나의 환자 집단 내에서, 세부적인 형질이 비슷한 소규모 환자 하위 집단
- ○환자군의 특성을 모르는 상태에서, 주어진 대량의 데이터베이스를 인풋으로 활용하여, 인공지능 (AI) 을 활용하여 환자군 내의 군집 형태 혹은 상관관계를 찾아내는 머신러닝 알고리즘
- ○유전체, 전사체, 단백체, 대사체 등 다형성의 데이터 (Multi-modal dataset) 를 인풋으로 활용하여 데이터를 혼합 (Integration) 하고, 머신러닝 기법을 활용하여 환자군의 군집 형성 분석과 같은 총체적이고 통합적인 분석을 수행하는 기법
- ○분화된 체세포에 인위적인 자극을 주어 배아줄기세포와 같은 만능분화능을 가지는 세포로 역분화된 세포
- ○복잡한 구조와 기능성을 가진 뇌를 모방하기 위해 설계된 삼차원 (3D) 구조의 줄기세포 유래 뇌 세포 조직
- ○뇌 속에 침투한 병원체나 뇌세포의 찌꺼기 등을 처리하는 뇌 속에서 가장 중요한 면역세포 중 하나
- ○개인의 환경, 유전, 생물학적 특성 등을 통한 질병의 세분화를 통해서 개인의 상황에 따른 맞춤진료 혹은 치료를 하기 위한 포괄적 개념의 최신 연구 및 의료행위
[그림설명]
본 연구에서는 170명 알츠하이머병 치매 환자의 4종 (유전체, 전사체, 단백질체, 혈액단백질 데이터) 자료를 활용하여 환자들의 숨겨진 군집 (특별한 특징을 갖는 하위 환자 모임) 을 찾아내는 비지도 다중오믹스 분석을 수행함. 그 결과를 알츠하이머병 경로 네트워크 및 환자 뇌 영상 추적 데이터를 활용하여, 환자 하위 군집의 형성에 핵심적으로 관여하는 Key-driver가 무엇인지 도출하였음. 그 결과, 자가포식 메커니즘 (autophagy mechanism) 이 핵심적으로 관여하는 Key-driver인 것을 확인함. 해당 결과는 역분화줄기세포 유래 뇌 오가노이드 (인공 미니 뇌) 및 미세아교세포 (뇌 면역세포), 그리고 실제 환자 뇌의 전사체 데이터를 활용하여 추가적인 검증이 이루어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