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학교 공과대학(학장 이병호)은 기계공학부 안성훈 교수와 박희재 교수의 공동 연구팀(김민수 박사, 전영준 박사, 이혜성, 조영균, 허재경, 이승우 연구원)이 빛의 자극에 의해 수축하는 홍채의 근육을 모사하는 빛 감응 인공근육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사람의 의식을 확인하는데 종종 사용되는 동공 반사는 감각기관이 빛의 자극을 감지하고, 중추신경의 반응으로, 홍채 근육이 수축하여 발생한다. 한편, 생쥐와 같이 중추신경이 비교적 덜 발달한 동물의 동공 반사는 홍채 근육이 직접 빛을 감지하고 즉각 반응하여 이루어질 수 있다. 따라서, 복잡한 중추신경이 필요 없고, 작고 단순한 구조로 작동할 수 있다.
그런데, 만약 빛의 색, 다른 말로 빛의 파장에 따라 즉각 반응하는 인공근육이 있다면 어떨까? 빛의 자극에 따라 다양한 변화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기대를 바탕으로, 본 연구팀은 레이저 빛에 반응하는 초소형 금속 인공근육을 개발하였다. 크기가 60 x 5 x 5 마이크로 미터인 니켈-티타늄 형상기억합금에 메타(meta) 표면을 도입하여, 355 nm 파장의 자외선과 785 nm 파장의 적외선 레이저를 서로 다르게 흡수하도록 설계하였다. 이 구동기는 크기가 작아서 전기회로 없이도 빛을 비추면 재료의 온도가 올라가서 형상기억 효과가 나타나며, 크기에 비해 큰 힘을 내고, 서로 다른 파장의 빛을 이용해서 다양한 변형을 구현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메타 표면 형상기억합금이 빛의 파장에 따라 다른 반응을 보이는 것은 물체의 색이 결정되는 원리로 설명할 수 있다. 메타 표면을 구성하는 수백 나노 미터 크기(머리카락 두께의 약 1/1000의 길이)의 격자 패턴들은 빛을 비추면 빛이 표면에서 공명하는 플라즈모닉 현상을 발생시킨다. 플라즈모닉 현상을 이용하면, 물체가 가지는 본연의 빛 흡수/반사 특성을 바꿀 수 있다. 예를 들어, 원래 황금색인 금에 메타 표면을 추가하면, 붉은색 파장의 빛을 더 반사하여 붉은 색으로 보이게 할 수 있다. 적외선 파장의 빛의 흡수율이 낮은 보통의 형상기억합금에 메타 표면을 추가하면 적외선을 잘 흡수하도록 변화시킬 수 있다.
이를 구현하기 위해서, 연구진은 실험과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바탕으로 형상기억합금 메타 표면의 광학 특성을 설계하고, 이를 집속이온빔 공정을 사용하여 나노 패턴을 표면에 구현하였다. 나노 패턴들의 간격을 조절하면 형상기억합금이 빛을 받았을 때 수축하는 정도를 조절할 수 있다.
교신 저자인 안성훈 교수는 “이 미세 인공근육은 온도에 따라 반응하는 형상기억합금의 기본 원리에 ‘메타 표면’이라는 원리를 추가하여, 빛의 파장에 따라 다른 움직임을 갖는 특징이 있다”며, “이를 더 발전시킨다면 중추신경 없이도 작동되는 쥐 홍채의 예와 같이 전자적인 제어회로 없이도 빛에 자동으로 반응하거나, 빛 파장의 차이로 움직임이 제어되는 새로운 물리적 인공지능 시스템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 연구 성과는 세계적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옵티컬 매터리얼스(Advanced Optical Materials)에 3월 8일에 표지 논문으로 게재되었다.
[본문]
Surface Nanopatterned Shape Memory Alloy (SMA)‐Based Photosensitive Artificial Muscle (wiley.com)
[저널 사이트]
https://onlinelibrary.wiley.com/toc/21951071/2022/10/5
[문의사항]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기계공학부 안성훈 교수 / ahnsh@sn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