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북한의 대기 CO2 농도 상승 원인을 밝히다-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정수종 교수와 환경계획연구소 윤정민 박사는 전지구 수준 보다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는 한반도 (한국과 북한) 지역의 온실가스 CO2의 상승 원인을 규명하였다. 연구진은 한반도 CO2의 상승을 야기하는 다양한 요인들을 통합적으로 진단할 수 있는 모델링 시스템을 국내 최초로 개발하였다. 경제 성장에 따른 배출량 변화, 산림 식생의 탄소흡수 및 토양호흡을 통한 탄소배출, 해양 물리 및 생지화학과정, 토지이용변화에 따른 탄소배출, 대기 수송에 따른 원거리 효과 등을 진단하여 한국과 북한의 대기 중 CO2 상승에 기여하는 인자들의 기여율을 정량적으로 산출하였다. 본 연구결과는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탄소분야 전문 국제 학술지 Carbon Balance and Management에 2021년 7월 온라인으로 발표되었다.
기후위기를 유발하는 온실가스 CO2는 산업화 이후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지만 상승을 유발하는 요인은 지역별로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기본적으로 대기 중 CO2는 인간 활동에 따른 탄소 배출량에 의해서 증가한다. 그런데 인간이 배출한 CO2의 일부분이 산림, 해양 등 자연 흡수원에서 일정 부분 흡수되고 남은 부분이 대기에 남아 지속적으로 농도를 증가시키고 있다. 따라서 배출량 이외의 농도 변화에 영향을 끼치는 많은 인자들의 역할에 대한 과학적 메커니즘을 규명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뿐만 아니라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지역별로 상이한 배출원과 흡수원의 대기 중 CO2농도 증가에 끼치는 역할을 밝히는 것이 필수적이다.
본 연구에서 개발한 시스템을 통해 분석한 결과 지난 2000-2016년 동안 한국의 CO2 농도가 북한과 전 지구 평균보다 각각 0.09 ppm year-1(4%), 0.27 ppm year-1(13%) 만큼 더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는 것을 밝혔다. 한국과 북한은 중국의 풍하층에 위치해 다른 지역보다 대기 CO2 농도가 빠르게 상승하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인접해 있음에도 북한보다 한국의 CO2 농도 상승률이 더 큰 이유는 북한은 자연생태계의 CO2 흡수량 증가와 인위적 CO2 배출량의 감소로 탄소중립에 가까워지고 있으나 한국은 자연생태계 CO2 흡수량보다 인위적 CO2 배출량이 크게 증가했기 때문으로 분석되었다. 두 나라의 상반된 CO2 배출량의 변화는 한국은 제조업 중심의 경제 성장에 따라 화석연료 기반의 에너지 소비가 증가했지만 북한은 석탄수출 증가로 에너지 소비가 감소했기 때문이다.
연구 책임자인 정수종 교수는 “본 연구 결과에 따르면 대기 CO2 농도 상승의 억제를 위한 2050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서는 에너지 구조 변환을 통해 국내 CO2 배출량을 시급히 줄여야 한다는 것 시사한다”라고 탄소중립에 대한 의미를 부여하였으며, 뿐만 아니라“효과적인 정책개발을 통한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탄소순환을 구성하는 전체 구성요소를 살펴 볼 수 있는 국가탄소수지 산정 시스템이 반드시 필요하다”라고 강조하였다.
본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중견연구 사업 지원을 받아 수행되었다.
[연구결과]
Contributions of economic growth, terrestrial sinks, and atmospheric transport to the increasing atmospheric CO2 concentrations over the Korean Peninsula
Jeongmin Yun1, Sujong Jeong1
1 Department of Environmental Planning, Seoul National University, Seoul, Republic of Korea
(Carbon Balance and Management)
효과적으로 대기 CO2 농도 상승을 억제하기 위해서는 국가 단위의 탄소수지를 정확히 이해해야 한다. 대기 CO2 농도의 변동은 국가별 탄소수지의 특성을 반영하나 대기 수송의 영향으로 각 지역의 영향을 분리하여 보기에 많은 어려움이 있다.
이 연구는 대기수송모델링을 활용하여 2000~2016년 동안의 남북한 대기 CO2 농도의 시공간 변동 특성을 분석하고 대기 CO2 농도 상승률이 지역별로 차이가 나는 원인을 밝혔다. 대기수송모형은 남한의 대기 CO2 농도가 전 지구 평균 상승률(2.05 ppm year-1) 보다 가파르게 상승(2.32 ppm year-1)했다고 모의했다. 모형은 남한의 제조업·수출 주도의 급격한 경제 성장을 위해 증가한 화석연료 에너지 공급이 대기 CO2 농도를 0.12 ppm year-1 만큼 증가시키는 역할을 했다고 밝혔다. 역모델링 및 과정기반 모형은 육상 생태계로 인해 이 지역의 CO2 흡수량이 증가하고 있다고 예측했으나 그 크기는 최대 0.02 ppm year-1로 인위적인 대기 CO2 농도 상승을 억제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동시에, 국가 CO2 배출량의 감소로 탄소중립에 다가가는 북한의 대기 CO2 농도도 2.23 ppm year-1로 전 지구 평균 상승률보다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모의했다. 이는 중국을 포함한 외부에서 배출되어 수송된 CO2의 증가가 남한과 북한의 CO2 농도를 각각 2.23, 2.27 ppm year-1 만큼 상승시켰기 때문이었다. 결론적으로, 경제활동이 한반도 내에서 대기 CO2 농도 상승의 지역별 차이를 유발하는 주요 인자이며, 전 지구 관점에서는 대기 수송이 한반도의 대기 CO2 농도를 전 지구 평균보다 가파르게 상승시키는 주요 원인이었다. 이 연구는 국가 단위에서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효과적인 전략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대기 CO2 농도를 상승시키는 대기 수송과 지역배출원의 영향을 정확히 분리해야 한다는 것을 시사한다.
[용어설명]
- ○기상자료와 함께, 전 지구 탄소순환의 구성 요소인 화석연료 사용, 산불에 따른 탄소 배출, 육상 생태계와 해양의 탄소 흡수 등의 자료를 바탕으로 해당 조건에 따라 예상되는 대기 온실가스 농도의 3차원적인 분포를 모의하는 모형.
- ○관측된 대기 CO2 농도와 통계적으로 가장 유사하게 대기수송모형이 온실가스 농도를 모의하기 위한 지면에서의 CO2 배출량을 자료동화 기법을 적용하여 역으로 추론하는 방법.
- ○육상 생태계의 물리 화학적 과정을 수식으로 계산하여 육상 생태계의 광합성, 호흡 등을 모의하는 모형. 우리가 알고 있는 생태학적 지식을 바탕으로 특정 기상 및 환경조건에 따른 육상 생태계의 탄소흡수량을 계산.
[그림설명]
그림 1. (a) 2000년~2016년 중 앞뒤 9년 동안 인벤토리에 보고된 남한과 북한의 화석연료 사용에 따른 CO2 배출량과 9개 과정기반모형의 평균(막대)과 역모델링(삼각형)이 추정한 생태계 CO2 흡수량. (b) (a)와 같으나 에너지원 별 일차 에너지 공급량.
그림 2. (a) 2000년부터 2016년까지 대기 CO2 농도 연간 변화 추세. (b, e) 남한(위)과 북한(아래)의 화석연료 사용에 따른 CO2 배출량의 증가와 (c, f) 육상 생태계의 CO2 흡수량 증가가 각각 대기 CO2 농도에 끼친 영향. (d, g) 요소별 기여도를 국가별로 나타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