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후변화와 빙하거동에 대한 예측 정확성 높여 -
정확한 미래기후 예측을 위해서는 정확한 기후모델의 개발과 기존의 기후모델에 대한 검증과정이 필수적인데, 이러한 개발과 검증에 과거 기후변화 자료가 반드시 필요하다.
빙하의 거동은 기후뿐만 아니라, 해수면 상승과 직접적으로 연결되는데, 일반적으로 주변 환경변화에 대한 반응에 수천 년의 시간이 필요하다. 따라서, 과거 수천 년 이상의 기간 동안 빙하거동에 대한 자료는 빙하거동과 기후변화 모델을 발전시키는 데 매우 필요하다.
과거 약 260만 년 동안 빙하기-간빙기의 기후변화가 4만 년 또는 10만 년 주기로 계속 반복되어왔다. 현재 지구는 비교적 따뜻한 간빙기에 있으나, 약 2만 년 전에는 빙하기가 절정에 이르는 시기(최근최대빙하기, Last Glacial Maximum)였다. 이 시기에는 북아메리카, 유라시아 북부, 남극 빙하의 성장으로 해수면이 약 120미터까지 내려갔다.
빙하기-간빙기 간의 지역적 온도변화와 빙하의 거동에 대한 자료는 기후모델의 정확성을 높이게 된다.
빙하 (1) 시추공 온도, (2) 빙하의 얼음과 얼음에 포집된 공기의 기체연령 자료를 이용하여 남극의 과거 빙하기 온도를 복원한 결과 기존에 보편적으로 알려진 것과는 다른 결과값을 얻었다. 서남극의 경우 약 10도 정도 온도하강을 하였고, 동남극의 경우에 기존에 알려진 것(섭씨 약 9도)보다 온도하강이 절반 수준(섭씨 4~7도)인 것을 알아내었다.
또한, 이렇게 동남극과 서남극의 온도변화가 다른 것은, 빙하 표면의 고도변화가 서로 달랐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되는데, 빙하기 동안 (간빙기에 비해서) 서남극의 빙하표면 고도는 상승하였으나, 동남극은 오히려 하강했던 것으로 판단된다.
[연구결과]
Antarctic-wide surface temperature and elevation during the Last Glacial Maximum
Christo Buizert외 39명 (한국에서는 안진호교수가 유일한 공저자)
(Science, in press)
빙하를 이루는 얼음의 산소와 수소 동위원소를 이용한 과거 온도측정법은 보편적으로 사용되어 왔으나, 정확한 검정은 아직 부족하다. 본 연구에서는 남극빙하를 이용한 (1)시추공온도측정법과 (2)빙하의 얼음연령-기체연령 차이를 이용하여 최근 빙하기의 온도를 계산한 결과 그 값이 서남극에서는 약 10도 정도 온도가 낮았고, 동남극에서는 4~7도 낮은 것으로 알아내었는데, 동남극에 대한 기존 추정값인 9도보다 훨씬 적게 온도가 내려간 것이다. 또한, 빙하에 포집된 공기함량과 기후모델을 이용한 결과, 빙하의 표면고도에 변화에 있어 동남극과 서남극이 달랐기 때문에 온도변화 정도가 서로 달랐다는 것도 알아내었다.
[용어설명]
- ○빙하 시추공에 매우 민감한 온도센서를 집어 넣어 얼음의 온도를 측정하여 과거의 온도를 알아내는 방법이다. 빙하 바닥의 암석에서지열이 상부로 공급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빙하 얼음의 온도는 깊이에 따라 증가한다. 그러나, 빙하 표면의 온도가 기후변화에 따라 달라지게 되면, 수직적 온도변화 구조에 변화가 발생하고 이것이 얼음에 기억되어 남아있게 된다. 얼음온도의 수직적 구조와 열전달에 대한 모델을 접목하면 과거 표면에서의 온도변화를 알아낼 수 있다.
- ○남극빙하의 상부 50-100미터 정도는 눈송이가 다져지면서 얼음과 연결된 공극구조가 만들어진다. 공극이 연결되면 공기가 얼음사이로 이동이 가능하고, 빙하상부의 공기와 공극의 공기가 서로 섞이게 된다. 따라서, 나중에 깊은 곳에서 공극이 공기방울로 만들어 질 경우에, 공기방울 내의 공기는 주변 얼음보다 더 젊은 연령을 갖게 된다. 얼음연령과 기체연령의 차이는 표층의 온도와 적설량에 따라 조절되므로, ‘얼음연령-기체연령’ 자료를 이용하여 과거 온도변화(기후변화)를 알아낼 수 있다.
- ○빙하상부의 눈송이 층이 다져지면서, 눈송이 공극에 있던 공기가 빙하 얼음 속의 공기방울로 남게된다. 얼음 1그램당 포함된 공기량(섭씨 0도, 1기압에서의 부피)은 남극과 그린랜드의 경우 약 0.1 ml/g이다. 표층 고도가 높을수록 공기함량은 감소하기 때문에, 빙하의 공기함량을 측정하면 과거 표층 고도변화를 알 수 있다. 또한, 공기함량으로 빙하 두께 변화와 빙하가 해수면 상승에 기여한 정도도 알 수 있다.
[그림설명]
〈남극빙하 시추공 온도측정〉
남극 빙하 시추공 온도측정 장면(서울대학교 안진호교수 연구실 제공). 시추후 형성된 얼음 구멍에 온도에 매우 민감한 센서를 넣어 얼음의 온도를 측정한다. 이 측정자료를 바탕으로, 깊이에 따른 온도변화를 구하고, 열전도 모델을 활용하여 과거 표층의 온도변화를 알아낸다.
본 연구에서 제시한 온도측정 자료. DF는 일본에서 시추한 돔후지(Dome Fuji), EDC는 유럽연합의 돔씨(Dome Concordia) 시추공 자료를 나타낸다.
〈간빙기과 빙하기의 남극온도〉
본 연구에서 제시한 남극온도 자료. 7개의 빙하코어 자료를 활용하여 간빙기(상부)와 빙하기(하부) 동안의 온도분포를 알아내었다.
〈최근 최대빙하기 동안의 남극 표층 고도〉
본 연구에서 제시한 남극빙하의 표층 고도변화 자료. 서남극은 빙하기 동안 현재보다 고도가 높아졌지만, 동남극 내륙은 오히려 빙하 표층고도가 내려갔다.
〈빙하 내 공기함량〉
남극빙하에 포집된 화석공기(안진호교수연구실 제공). 그림의 빙하시료 크기는 약 5cm × 3cm. 공기방울 안에는 과거의 공기가 보존되어 있어, 과거의 온실가스 농도와 온실가스 농도변화와 기후변화와의 연결성을 연구하는데 사용될 수 있다. 본 연구에서는 공기함량을 이용하여 과거 빙하표층의 고도변화를 알아내는 데 사용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