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0나노미터 수준 3차원 구조물 수천 개 동시 제작, ‘네이처’ 발표
- 미래 신소재인 메타 물질 개발 등 다양한 산업계 적용 가능
서울대학교 공과대학(학장 차국헌)은 기계공학부 최만수 교수팀이 포항공과대학교 노준석 교수팀과 공동으로 100나노미터 수준의 3차원 구조물을 제작할 수 있는 3차원 나노 프린팅 기술을 개발해 세계적인 학술지 ‘네이처(Nature)’에 4월 1일 온라인 게재됐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기존 기술로 제작 가능한 구조물 크기의 1/100도 되지 않는 3차원 나노 구조물을 한 번에 수천 개 이상 제작할 수 있는 실용적인 기술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폴리머나 잉크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 것이 차이점이며 건식 방법으로 금속 나노 에어로졸 을 발생시킨 후 조립하여 불순물을 최소화한 초고순도 구조물을 제작할 수 있다. 불순물의 포함 여부는 금속의 전도도나 물성의 차이를 만들기 때문에 금속 고유의 물성을 바탕으로 하는 응용에서 매우 중요하다.
현재의 3차원 프린팅 기술은 4차 산업혁명의 핵심요소 기술이면서 산업 제조 기술의 큰 변화를 일으키고 있지만 이번 연구는 그 한계를 뛰어넘어 3차원 나노 금속 구조물까지 실용적으로 제작할 수 있다는 점에서 산업 제조 기술의 혁신을 일으킬 것으로 기대된다.
3차원 나노 프린팅 기술은 높은 민감도의 3차원 나노 센서, 집적도를 극대화할 수 있는 3차원 나노 전자소자 등의 제작이 가능하여 기존 소자의 성능을 획기적으로 올릴 수 있다. 3D 나노 가스 센서의 경우 기존 2D 필름 타입에 비해 민감도를 2배 이상 증가시킬 수 있을 것으로 계산된다.
뿐만 아니라 현존하지 않는 새로운 소자의 구현도 가능하다. 예를 들면 자연계에 존재하지 않는 물성을 인위적으로 설계하여 구현하는 메타 물질 의 제작에는 정교한 3차원 나노 구조물을 어레이 로 만드는 것이 필수인데 연구팀이 발표한 3차원 나노 프린팅 기술로 구현할 수 있다.
이번에 발표한 3차원 나노 프린팅 기술을 이용하여 특정 형태의 3차원 나노 금속 구조물 어레이를 제작한 후 원하는 인공 자기(磁氣) 물성을 구현시킴으로써 미래 신소재인 메타 물질의 실용화를 앞당길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제작 과정은 다음과 같다. 마이크로미터 크기의 구멍이 정렬된 비전도성 마스크 와 실리콘 기판이 위아래로 분리된 상태로 놓여 있는 증착 챔버 안으로 하전된 나노입자 와 이온을 주입하면, 이온이 먼저 마스크 위에 축적되면서 마이크로미터 크기 구멍마다 정전기 렌즈 를 형성시킨다. 이 정전기 렌즈를 통해 뒤따라 도달하는 하전나노입자들을 구멍 중심으로 집중시켜 100나노미터 수준의 에어로졸 제트로 집속 시키는 원리를 새로운 3차원 프린팅 기술에 사용하였다.
나노입자의 부착과 동시에 실리콘 기판을 3차원으로 이송시키면 원하는 형태의 3차원 나노 구조물을 한 번에 수천 개 이상 제작할 수 있으며, 마스크 구멍을 더 작게 만들면 수십 나노미터 이하의 3차원 나노 구조물도 제작할 수 있을 것으로 연구팀은 보고 있다.
연구책임자인 서울대 최만수 교수는 “지난 10여 년간 대학원생들과 함께 에어로졸 기술을 이용하는 3차원 나노 프린팅 기술을 개발한 결실을 보게 되어 기쁘고 이 연구로 말미암아 혁신적으로 발전할 우리나라 산업 제조 기술이 기대된다”라고 전했다.
공동 교신저자인 포항공대 노준석 교수는 “본 3차원 나노 프린팅 기술은 음의 굴절률, 슈퍼렌즈, 투명망토 기술로 알려진 메타 물질 분야의 최대 난제였던 나노미터 수준의 임의 형상 3차원 구조를 만들 수 있는 혁신적인 생산 기술로써 메타 물질 분야의 실용화에 한발 다가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연구는 서울대, 포항공대, 그리고 일본 이화학연구소(RIKEN)가 참여하였으며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원하는 글로벌프론티어 멀티스케일 에너지시스템 연구단과 파동에너지 극한제어 연구단 및 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자지원 사업, 지역혁신 선도연구센터 사업 등을 통해 이루어졌다.
[논문 설명]
제목: Three-dimensional Nanoprinting via Charged Aerosol Jets
저널: 네이처(Nature)(4월 1일 온라인 게재 DOI: 10.1038/s41586-021-03353-1)
저자:
연구책임자 및 교신저자: 최만수 교수(서울대)
공동교신저자: 노준석 교수(포항공대)
공동 제1저자: 정우익 박사(서울대), 정윤호(서울대 박사과정)
전체저자: 정우익(서울대), 정윤호(서울대), Peter V. Pikhitsa(서울대), Jicheng Feng(서울대), 양영환(포항공대), 김민경(포항공대), Hao-Yuan Tsai(RIKEN), Takuo Tanaka(RIKEN), 신주연(서울대), 김광영(서울대), 최호섭(서울대), 노준석(포항공대), 최만수(서울대)
내용 설명:
대기압 환경에서 전극과 전도성 실리콘 기판이 결합된 3차원 나노 스테이지를 증착 챔버 안에 위치시키고, 수 마이크로미터 크기의 구멍 수천 개가 정렬된 비전도성 실리콘나이트라이드(SiNx) 마스크를 기판 위로 수 마이크로미터 분리해 놓는다.
이러한 배치를 통해 3차원 나노 스테이지에 결합된 기판이 마스크에 닿지 않고 자유롭게 움직여 3차원 나노 구조물을 제작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이어 전원 공급기로 전극과 기판에 음전압을 가해 증착 챔버 내부에 전기장을 형성한다.
스파크 방전으로 발생시킨 양하전된 나노입자와 양이온은 질소 가스를 따라 주입구를 통해 증착 챔버로 들어온 뒤, 챔버 내부의 전기장을 따라 마스크 표면으로 향한다. 하전나노입자보다 질량이 작은 이온이 먼저 마스크 표면 위에 축적되면서, 마스크 구멍마다 평평한 등전위면을 볼록한 형태로 왜곡하여 정전기 렌즈를 형성한다.
정전기 렌즈를 통해 뒤따라 도달하는 하전나노입자 에어로졸 제트를 수 마이크로 크기의 구멍 중심으로 모아 100나노미터 수준으로 집속할 수 있고, 마스크 구멍을 통과한 에어로졸 제트는 기판 위로 연속적으로 쌓이면서 100나노미터 수준의 3차원 나노 구조물을 동일 기판 위에서 수천 개 이상을 어레이로 동시에 (대기압 상태에서) 제작할 수 있다.
특히 하전나노입자의 물질 종류에 상관없이 정전기 렌즈를 통해 구조물을 제작할 수 있기 때문에 다양한 물질로 이루어진 3차원 나노 구조물 어레이를 제작할 수 있으며, 폴리머나 잉크 등의 물질을 전혀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불순물을 최소화시켜 초고순도 구조물을 제작할 수 있다.
3차원 나노 스테이지를 이동시켜 하전나노입자 에어로졸 제트의 모양을 제어해 ‘성장 모드’와 ‘쓰기 모드’로 다양한 형상의 3차원 나노 구조물 어레이를 제작할 수 있다. ‘성장 모드’에서는 3차원 나노 스테이지를 느리게 이동하거나 멈춘 상태로 하전나노입자 에어로졸 제트가 구조물 팁으로 향하게 해서 수직 나노기둥, 기울어진 나노기둥, 한 바퀴 이상 회전한 나선 나노구조 등의 3차원 나노 구조물 어레이를 제작하였다. 또한 나노 구조물 어레이를 제작한 뒤 구조물 사이의 빈 공간으로 기판을 이동해 다시 같은 프린팅을 반복하여 구조물 어레이의 밀도를 증가시켰다.
‘쓰기 모드’에서는 3차원 나노 스테이지를 빠른 속도로 움직여 하전나노입자 에어로졸 제트를 기판 표면으로 연속적으로 향하게 해서 3차원 나노 스테이지의 움직임을 따라 기판 표면에 글자처럼 쓰이게 되며, 이를 이용해 동그란 링과 ‘3D’ 등의 글자 어레이를 입체적으로 제작하였다.
두 가지 모드를 모두 이용해 기존 방식으로는 만들기 어려운 3차원 메타 물질 구조물 중 하나인 수직 분할 링 공진기 어레이를 제작하였으며, 빛의 특정 파장대에서 자기공명이 강해지는 것을 확인해 메타 물질로의 응용 가능성을 확인하였다.
[기대효과]
기존 3차원 프린팅 기술로는 제작이 어려웠던 나노미터 크기의 3차원 나노 구조물 어레이를 손쉽게 한 번에 제작할 수 있기 때문에, 기존보다 더 높은 민감도를 가지는 3차원 나노센서나 소형화 및 고집적도의 3차원 나노 전자소자 등 나노공정이 필요한 산업 분야에 획기적인 발전을 일으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자연계에 존재하지 않던 물성을 가지는 메타 물질 등의 분야에서도 본 기술을 이용해 기존에 없던 새로운 물성을 가지는 3차원 나노 구조물을 제작하고 발전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문의사항]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최만수 교수 / 02-889-6669 / mchoi@sn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