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경진대회 비더로켓(Be the Rocket) 시즌7이 론칭데이를 끝으로 마무리됐다. 공과대학 대강당(38동 5층)에서 최종 발표회 및 시상식이 이뤄져, 본 시즌에 참여한 7개 스타트업의 성장을 축하하고 더욱 빛날 미래를 기약했다. 2014년에 시작된 비더로켓은 창업 아이디어 및 기술을 확보한 3년 미만의 (예비)창업자를 발굴·육성해 성공적인 시장 진입을 돕는 프로그램이다. 이전 대회를 통해 수아랩, 헤이딜러, 스윗밸런스, 집토스를 비롯해 총 42개 기업을 배출하면서 명성을 쌓아왔다.
비더로켓 시즌 7은 2023년 7월부터 공모를 받아 8월에 참가 기업이 선정됐고, 8월 31일(목) 시흥캠퍼스에서 오리엔테이션 및 부트캠프가 개최됐다. 각 기업은 멘토 매칭 이후 약 3개월간 엑셀러레이팅 과정을 밟았다. 론칭데이 발표자료 제작 지원, 서울대 기술지주회사의 투자 검토 멘토링, 사업 진척도와 향후 계획에 대한 중간 점검 등으로 치열하게 역량을 갈고 닦는 시간이 됐다. 전담 멘토단으로는 소풍벤처스,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 IBK기업은행(창공), 액트너랩, 어썸레이, 카카오벤처스, KT의 전문가들이 활약했다.
발표회부터 시상식까지, 값진 결실의 시간
11월 23일(목) 오후 2시, 론칭데이 행사가 막을 열었다. 사회자로는 산업공학과 동문인 임현주 MBC 아나운서가 함께했다. 창업지원단장 민동주 교수(에너지자원공학과)는 개회사를 통해 “오늘 만나볼 기업들은 장차 우리나라와 세계 경제를 성장시키는 주역이 될 것”이라며 지켜보는 이들의 관심과 애정을 당부했다. 뜨거운 열기 속에 최종 발표회가 이어졌다. 각 대표는 지금까지 발전시켜온 비즈니스 아이템을 소개하며 차별화된 경쟁력과 인사이트, 확실한 비전으로 청중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모든 차례가 끝난 뒤 진성태 심사위원(대교인베스트먼트)은 “초창기부터 지켜본 비더로켓이 갈수록 놀라운 수준을 보여주고 있다”라며 “그럼에도 살아남기 어려운 스타트업 시장이므로 더욱 정진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총 6명의 심사위원은 혁신성(30점), 기술성(30점), 사업성(30점), 창업팀 역량(10점)을 기준으로 평가를 진행했다. 이후 각 팀에 대한 최고점과 최저점을 제외한 합산 점수로 시상 순위가 매겨졌다. 심사 결과에 따라 오후 5시에 결과 발표 및 시상식이 진행됐다. 먼저 ㈜다이노즈(동네 기반 O2O 육아맘 커뮤니티 앱 ‘육아크루’), ㈜플필(영화배우 & 모델 캐스팅 및 신인 연예인 발굴 플랫폼), ㈜스위트앤데이터(생성 AI를 활용한 나만의 사진관) 등 3개 기업에 장려상이 주어졌다. 우수상은 ㈜콩벤처스(AI 기반 앱 생성 서비스 ‘해치하이커’), ㈜아이디어오션(메커니즘 자율설계기술 기반 로봇·기계장치의 자동설계 엔지니어링 솔루션 ‘METHEUS’) 등 2개 기업에 수여됐다.
최우수상의 주인공인 ㈜반프(BANF)는 자율주행 기술 발전에 따른 차량 주행시간 증가에 주목해, 스마트 센서를 활용한 물류트럭 타이어 관리 혁신에 나섰다. 서울대학교 동문창업네트워크(SAEN)에서도 좋은 교류를 경험했다는 유성한 대표는 “(서울대를 통해) 사업 초기부터 컨설팅으로 많은 도움을 받았고, 시흥캠퍼스 첨단모빌리티센터에 입주해 주행 테스트 등이 수월했다”라며 모교에 감사 인사를 전했다. 대상의 영예는 ㈜고이장례연구소가 안았다. 본교를 졸업한 경영진은 장례지도사 출신 송슬옹을 필두로 원스톱 장례 플랫폼 ‘고이’를 개발했다. 비효율적으로 정체된 장례 시장을 혁신해, 편리하고 합리적인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밀레니얼 고객층의 높은 만족도를 이끌어냈다. 이한림 CPO는 “상주가 장례를 치를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이별의 과정을 후회 없이 마무리하는 것임을 상기시켜준 고객 후기가 있었다”라며 “서비스의 본질을 잊지 않고 앞으로도 열심히 하겠다”라는 소감을 남겼다.
캠퍼스에서 쏘아올린 로켓, 대학원생 창업 도전기
이번 행사에 참여한 ㈜아이디어오션의 김중호 대표와 ㈜스위트앤데이터의 안재관 대표를 만나 이들의 창업 이야기를 들어봤다. 두 대표는 모두 본교 공과대학 대학원생으로, 김 대표는 기계공학부 박사과정 졸업을 앞두고 있고 안 대표는 산업공학과 빅데이터 AI 연구실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김 대표가 비더로켓에서 핵심 경쟁력으로 선보인 ‘IDeA'(Intelligent Design Automation, 지능형 설계 자동화) 기술은 그의 스승인 김윤영 석좌교수의 자율설계 연구를 바탕으로 한다. 함께 기술 및 사업 개발에 참여하고 있는 동료들도 대학원에서 맺은 인연이 많다. 안 대표의 창업팀은 인공지능 기반 가상 피팅 특허를 보유하고 있으며, 가상 한국인 얼굴 이미지 학습 기술로 초상권 침해 우려를 극복했다.
두 사람은 학업 가운데 기술 창업에 대한 영감을 얻었다. 김 대표는 “대학원에서 연구한 분야가 기술·산업적으로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고, 전문화된 기술을 기업에서 사용하기보다는 직접 창업하는 게 파급력이 강할 것으로 기대했다”라고 말했다. 또한 “지도교수님께서 해외 학회를 다니시는 것을 보면서, 유명 글로벌 기업들이 메커니즘 자율설계기술에 관심이 크다는 것을 알게 됐다”라며 방향성에 확신을 얻은 계기를 밝혔다.
안 대표의 경우 ‘산업공학특론’ 수업에서 얼굴 이미지 생성 모델을 연구했던 경험이 창업으로 이어졌다. “교수님께서는 언제나 가치 창출에 대한 부분을 강조하셨고,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이미지 생성 AI 연구를 어떻게 확장시킬까 고민했다”라는 설명이다. 대학원에서 창업에 여러 도움을 받기도 했다. “연구실에 기존 스타트업이 5팀이나 있어서, 법인을 설립하기까지 선배들이 많이 도와주셨다”라며 “교수님도 언제나 옆에서 응원해주시고, 지인 소개로 도움을 주시기도 했다”라고 회고했다.
연구실 생활과 창업을 병행하는 과정은 힘들었지만, 학교의 지원 덕분에 오늘까지 이를 수 있었다. ㈜아이디어오션은 본교 캠퍼스타운 창업 공간을 제공받았다. 김 대표는 산학협력단의 CES* 참가 지원, 혁신창업실험실 사업 지원도 언급하며 “이를 통해 초창기에 빠른 속도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 같아 큰 감사를 느낀다”라고 전했다. ㈜스위트앤데이터는 실험실 창업 동아리로 시작해, SNU 해동 주니어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을 거쳐 올해 비더로켓까지 오게 됐다. 그 여정에서 가장 크게 얻은 것은 사람이다. 안 대표는 “스타트업도 사업의 영역이기 때문에 네트워킹이 중요한데, 이런 프로그램에서 만나는 인연들이 좋은 기회로 연결되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서울대학교, 서울특별시, 시흥시, 관악구가 공동 주최하는 비더로켓 프로그램은 여러 주체의 협력과 후원으로 운영된다. 창업지원단, 산학협력단, 시흥캠퍼스 본부, 기술지주㈜, 캠퍼스타운 사업단이 함께 주관하고 있으며, 세빛회(서울대 상대 투자자 모임) 및 수많은 기업이 신진 창업가들의 가능성을 인정하며 격려하고 있다. 창업지원단에서는 (예비)창업자를 위한 교육·상담, 업무 공간 지원 등 다양한 도움을 마련하고 있으며, 재학생·졸업생 대상 창업경진대회 ‘더비기닝'(The Beginning)도 운영하고 있다. 산학협력단장을 맡고 있는 김재영 연구부총장(건설환경공학부)은 축사를 통해 “향후에도 우수한 원천기술 개발과 실용화에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창업지원 프로그램을 내실 있게 운영하겠다”라고 약속했다. 매력적인 아이디어로 더 나은 세상을 열어가는 스타트업의 도전이 좋은 토양을 만나, 보다 넓고 높은 길로 빠르게 나아갈 수 있기를 바란다.
*CES(Consumer Electronics Show, 국제전자제품박람회): 매년 미국에서 개최되는 세계 최대 규모의 가전·IT제품 박람회.
서울대학교 학생기자
최하영(언어학과)
harongeee@sn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