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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문학의 보물창고, 권영민 문고 설치 기념전을 다녀오다

2023. 12. 13.

〈어느 국문학자의 보물 찾기: 권영민 문고 설치 기념전〉 포스터
〈어느 국문학자의 보물 찾기: 권영민 문고 설치 기념전〉 포스터

중앙도서관 개인문고 설치 70주년을 맞아 권영민 명예교수(국어국문학과)가 평생에 걸쳐 수집한 문헌 1,654점을 소개하는 ‘어느 국문학자의 보물 찾기: 권영민 문고 설치 기념전’이 개최됐다. 이 전시는 올해 10월 25일(수)에 시작돼 다가오는 12월 15일(금)에 끝날 예정이다. 전시 기획을 맡은 고문헌자료실은 “2023년 신규 설치된 권영민 문고에 집중해 준비했지만 1953년부터 시작된 개인 문고의 역사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도록 출품작을 선별했다”라며 개인문고 설치 70주년을 맞아 진행되는 이번 전시에서 소개될 다양한 문헌의 의의를 설명했다.

이번 전시는 관정도서관 2층에서 진행돼, 다양하고 소중한 문학 자료를 접하는 기회를 제공한다.
이번 전시는 관정도서관 2층에서 진행돼, 다양하고 소중한 문학 자료를 접하는 기회를 제공한다.

개인문고 70주년의 의의와 전시 작품들의 의미

이번 전시는 ‘개인문고’ 설치 70주년을 맞아 진행된 전시로, 1994년 이후 30년 만에 처음으로 고문헌과 근대(고)문헌을 총망라한 개인문고의 다양한 귀중 문헌이 소개된다. 권영민 교수가 직접 골목의 고서점들을 발로 뛰며 수집한 “무정” 5판본(1924), “만세전” 초판본(1924), “백록담” 초판본(1941) 등 근·현대 한국문학사에서 손꼽히는 주요 문헌의 희귀본이 포함됐다. 창간호부터 보존된 “문학신문” 등 북한 문학 관련 자료들도 소개된다. 또 기록문화재 세션의 등록문화재 “대한매일신보”와 상백 문고의 세계기록유산 “연설대해” 실물 문헌도 전시된다. 이외에도 이번 전시를 통해 다양한 고문헌을 관람하는 것이 가능하다. 김진호 사서는 “신용하 문고를 비롯해 그동안 전시하지 못했던 문고들의 귀중 문헌들을 망라하여 소개할 수 있는 자리”라며 이번 기획전의 의의를 밝혔다.

관정도서관 2층에서 누구나 쉽게 이번 전시를 관람할 수 있다. 단지 한국문학의 산실로서만이 아니라, 전시를 통해 한국의 치열했던 역사를 되돌아보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도 이번 전시의 의의를 찾을 수 있다. 일제의 압력에도 불구하고 민족의식의 고취를 위해 노력했던 월간 종합잡지 『개벽』, 동경 유학생의 귀국 과정을 통해 일제강점기 조선의 현실을 실감나게 보여준 염상섭 『만세전』의 초판본을 접하는 일은 단지 고문헌을 실물로 보는 일을 초과하는 경험으로 관객에게 다가간다. 문헌들의 상세한 정보가 궁금한 사람을 위해 자료와 함께 섬세한 소개가 이뤄지고 있어, 사전지식이 없더라도 관람을 즐길 수 있다.

라키비움으로의 전환, 서울대 도서관의 새로운 도약

이번 전시는 학생들에게 개인문고의 가치를 알린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중앙도서관 관계자는 “도서관 소장 주요 문헌에 대한 연속된 전시와 공개는 학생들에게 우리 학교가 중요한 문헌을 소장한 곳임을 알게 한다”라며 “학생들이 이러한 문헌들을 교양으로 자연스럽게 체득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한편, 본교 졸업생 중 국문학 분야에서 여러 업적을 남긴 이들이 있다. 소설가 박완서, 이청준이 대표적이다. 중앙도서관에서는 ‘박완서 아카이브’와 같은 전시를 진행하는 등 한국문학의 한 보고이자 산실로서의 학교의 의의를 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덧붙여 김 사서는 “도서관은 현재 ‘라키비움(Larchiveum)’*으로의 전환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라며 “중앙도서관이 학생 생활의 중심지라는 입지적 장점을 최대한 살려 전시와 연구 기능이 결합한 복합문화공간으로 혁신한다면 서울대의 랜드마크로 자리매김 할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라는 포부를 밝혔다. 시대의 변화에 따라 도서관의 성격이 변화, 발전하고 있는 만큼 학생들이 다양한 의견을 도서관에 전달해주었으면 한다는 뜻도 전했다.

서울대 중앙도서관과 규장각은 전국에서 가장 많은 고문헌과 근대(고)문헌을 소장 중이다. 국내 자료만이 아니라 11만 권이 넘는 서양서를 포함한 전 세계의 높은 문헌학적 가치를 가진 자료들이 중앙도서관 고문헌 자료실에 소장돼 있다. 앞으로도 다양한 전시를 통해 학교 소장 자료들이 학생들을 만날 예정이다. 가까운 곳에서 손쉽게 희귀 자료들을 열람해 볼 수 있는 만큼, 도서관의 문을 두드려보는 것도 좋은 선택이 될 것이다.

* 라키비움(Larchiveum): 도서관(Library), 기록관(Archives), 박물관(Museum)의 기능을 가진 복합문화공간

서울대학교 국어교육과
한규빈 기자
hana071004@sn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