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봄축제 ‘SNUFESTIVAL: 리오, 더 오리’가 지난 5월 11일(목)을 끝으로 마무리됐다. 9일부터 사흘간 진행된 봄축제는 다양한 행사와 이벤트, 공연 등으로 가득 채워졌다. 이번 축제는 2020년부터 코로나19로 인해 개최될 수 없었던 학교 축제가 다시 시작됨을 알리는 신호탄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축제를 준비하는 입장에서도 그 어느 때보다도 설레고 긴장됐을 것이다. 서울대 축제를 기획하고 운영하는 축제하는사람들(이하 ‘축하사’)과의 인터뷰를 통해 이번 축제에 관한 이모저모를 들어보았다.
새로 단장한 잔디광장과 다시 북적이는 학교, 코로나19 이후 첫 봄축제
서울대 축제는 대부분 잔디광장에서 열려 왔다. 하지만 코로나19와 잔디광장 재건축으로 인해 지난 3년간 축제를 만날 수 없었다. 코로나19의 확산세가 줄어들고 잔디광장이 새 단장을 마침에 따라, 드디어 올해 다시 잔디광장에서 축제를 개최할 수 있게 됐다. 축하사를 이끄는 ‘축하사장’ 이예령 학생(정치외교학부․21학번)은 “잔디광장에서 오랜만에 다시 개최되는 축제이기에 학우분들도 설렘과 기대를 가지셨을 것”이라며 “그에 맞추어 최대한 다양하고 새로운 콘텐츠를 제공하려고 노력했다”라고 말했다.
봄축제는 주로 5월에 열리지만, 학생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큰 규모의 행사인 만큼 그 준비는 1월부터 시작된다. 축하사는 각각 행사팀, 공연팀, 홍보기획팀, 디자인팀으로 나뉘어 축제의 모든 것을 기획하고 준비한다. 축제에서 가장 직접적인 역할을 맡는 행사팀의 경우 장터와 미니게임을 기획하기 위해 내부회의와 시뮬레이션을 다양하게 반복하며 재미는 물론 안전까지도 챙기는 행사가 될 수 있도록 힘쓴다. 축하사장은 축하사가 가장 신경 쓰는 것으로 “축제와 관련된 여러 단체와 소통하고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축제 만들기”를 꼽았다. 축제 운영을 위해서는 관객, 참가자와의 소통뿐 아니라 학교, 다양한 기업과의 소통 또한 필요하다. 축하사장은 “각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조율하고, 원만한 합의점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결과적으로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축제가 될 수 있었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즐거운 축제 속 지구를 생각하는 마음
이번 봄축제의 이름인 ‘SNUFESTIVAL: 리오, 더 오리’는 축하사의 마스코트 중 하나인 ‘리오’를 주인공으로 내세웠다. 리오는 그 이름에서 유추할 수 있듯 ‘오리’ 캐릭터로, 학으로 비유되는 서울대생들 사이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고민했다는 비하인드 스토리를 가지고 있다. 축하사 인스타그램 게시물에 따르면 “처음에는 ‘학’과 다른 ‘오리’라는 정체성 때문에 스스로의 자격을 의심”한 리오가 “축제에서의 우연한 경험을 통해 자신만의 고유한 매력을 깨닫게” 된다. 이러한 이야기를 바탕으로, 이번 축제는 자신의 정체성과 진로에 대해 고민하는 대학생들을 응원하고 소중한 추억을 만들어주기 위한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실제로, 축제에서는 미니게임 부스, 먹거리장터와 예술 장터, 축하사 자체 부스인 ‘리오의 다양한 부스’와 기업 부스 등 다채로운 체험을 해볼 수 있었다. 또한, 다회용기 사용으로 윤리적인 축제 운영에도 관심을 기울였다.
이번 축제에서 특히 강조된 것은 ‘다회용기 사용’이다. 2022년 가을에 환경동아리연합회에서 처음으로 다회용기 사용을 제안받았으나, 당시에는 시간상의 한계로 이를 축제에 적용하지 못했었다. 하지만 이번 축제에서는 환경 보호에 앞장서고자 기획 단계에서부터 환경동아리연합회와 논의를 진행하여 다회용기 사용을 추진했다. 이를 위해 음식의 특성에 의해 부득이 일회용기가 사용되어야 하는 경우를 제외한 모든 부스에서 다회용기를 사용하도록 했다. 환경동아리연합회의 적극적인 도움을 바탕으로, 축제 전 홍보 단계에서부터 다회용기 사용을 강조했고 실제로 축제가 진행되는 중에도 그 원칙이 잘 지켜지는지 꾸준히 검토했다. 축하사장은 “이번을 기점으로 서울대 축제에 다회용기 사용이 정착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코로나19 이후 약 3년 만에 다시 진행된 축제인 만큼, 앞으로의 축제를 준비할 때에도 이번 봄 축제를 참고하게 될 것이다. 오랜만에 본격화된 축제였던 만큼 축제를 준비한 축하사도, 축제를 즐긴 학우들도 이번 봄을 즐거운 추억으로 간직하기를 바란다. 또한 성공적으로 마무리된 이번 축제와 같이, 앞으로의 서울대 축제도 재미와 의미 모두를 잡는 값진 기획들로 채워지기를 기대한다.
서울대 학생기자
한규빈(국어교육과)
hana071004@sn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