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움에는 끝이 없다는 말처럼, 자기의 관심 분야를 확장하고 더 큰 지식을 얻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을 것이다. 서울대학교박물관에는 학생과 교직원뿐만 아니라 일반 대중에 이르기까지, 교양과 지식을 쌓고자 하는 사람들이 모여든다. 특히, 수요교양강좌 프로그램을 정기적으로 개설하여 대중 강연의 모범 사례를 구축하고 있다. 2023년 상반기 수요교양강좌는 ‘아시아의 무형문화유산’을 주제로 3월 29일(수)부터 5월 17일(수)까지 매주 수요일마다 8회에 걸쳐 진행됐다.
박물관의 숨겨진 노력의 산물, 수요교양강좌
수요교양강좌는 서울대학교박물관이 자부하는 프로그램 중 하나로, 대중 강연에 대한 수요를 충족하기 위하여 1995년부터 시작된 무료 강연이다. 교내 구성원뿐 아니라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쉽고 재미있으면서도 수준 높은 강연을 제공하고 있다. 박물관 내부 프로그램으로 시작해서 2011년부터는 서울특별시와의 협업 형태로 사업이 확장되어 관악구청의 예산을 지원받고 있으며, 오늘날 관악구 내의 명실상부한 교양강좌로 자리잡았다. 박재형 학예연구사는 “수요교양강좌는 박물관의 교육 기능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라며 “서울대학교박물관만이 제공할 수 있는 강연이 무엇일지에 대한 고민을 끊임없이 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수강자 중 교육에 대한 큰 열망을 가진 노년층의 비율이 높고, 약 30년 가까이 이어진 프로그램과 쭉 함께해온 참여자들도 상당하다고 한다. 실제로 2022년 하반기 수요교양강좌 결과보고서에 의하면 전체 수강자 중 95%가 해당 강좌가 도움이 된다고 응답했고, 교육과정 전반에 대한 만족도 97%, 강사 선정에 대한 만족도 95%, 강의 주제 편성에 대한 만족도 92%, 강좌 유지 필요성 97%로 전반적으로 높은 만족도를 기록했다. 한 프로그램 참여자는 “폭넓은 교양과 전문적 지식을 쌓을 수 있었고, 덕분에 인문학적 소양을 기를 수 있었다”라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수요교양강좌가 이토록 오랜 시간 많은 수강자의 높은 만족도를 기록하며 운영될 수 있는 이유를 박물관의 숨겨진 노력에서 찾을 수 있었다. 서울대학교박물관은 대학 교육기관이자 공공기관으로서 다른 박물관과 차별화된 프로그램과 전시를 기획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고고역사부, 전통미술부, 인류민속부, 자연사부, 과학기술부, 전시환경부로 총 6개의 부서에서 수요교양강좌의 다양한 주제를 선정하고 있으며 주제 선정 및 프로그램 전반에 걸쳐 참여자들의 수요 역시 적극적으로 반영된다.
한국을 넘어 아시아로, ‘아시아의 무형문화유산’
2023년 상반기 수요교양강좌는 ‘아시아의 무형문화유산’을 주제로 지난 3월 29일부터 5월 17일까지 매주 수요일에 진행됐다. 이번 교양강좌 역시 대중과 가까워지려는 박물관의 노력과 수강자들의 성원에 힘입어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2017년 하반기에 진행된 ‘한국의 인류무형문화유산’ 강좌의 연장선상에서 대상을 아시아로 확장한 이번 강좌에서는 우리나라뿐 아니라 인도네시아, 몽골, 중국, 일본, 이란 등 아시아의 국가별 무형문화유산에 대한 탐구가 이뤄졌다. ‘아시아 무형문화유산 개관’을 주제로 한 강정원 교수(인류학과)의 강연이 강좌의 포문을 열었다. 강 교수는 무형문화유산과 관련된 유네스코나 국가의 정책들이 유산을 표준화시키기도 하지만, 소멸해 가던 무형 문화유산을 보존, 발전시키기도 하기에 제도에 대한 다각적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한, 문화유산이 그 자체로 지니는 문화적 가치뿐 아니라 문화유산으로부터 창출되는 경제적, 사회적 가치를 확보하기 위해 아시아 각국이 적절한 문화유산 정책을 세워야 하며, 이는 국가 간 상호 교류와 ‘아시아’라는 정체성 확보에 기여할 수 있다고 역설했다.
이번 강좌는 대한민국의 인류무형문화유산 중 ‘탈춤’을 주제로 한 허용호 교수(경주대 문화유산학부)의 강연과 더불어, 몽골의 전통축제 ‘나담’에 대한 이평래 교수(한국외대 중앙아시아연구소)의 강연, 이란의 전통적인 극예술 ‘타지에’를 주제로 한 구기연 교수(서울대 아시아연구소)의 강연 등으로 구성되었다. 흔히 접하지 못했던 아시아 각국의 무형문화유산에 대한 역사․문화적 맥락과 유네스코에 등재되기까지의 과정, 각각의 문화유산이 지니는 의미까지 알아볼 수 있었다는 점에서 유익한 강좌였다는 평을 받는다.
서울대학교박물관은 최근 중세르네상스연구소와 함께 ‘순례와 여행: 신, 자아, 세계를 찾아 길을 떠난 사람들’ 공개강좌를 진행하는 등 새로운 시도를 펼치고 있다. 이용자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용하여 전시와 연계한 교양강좌 기획, 과학기술사, 자연사 등의 폭넓은 분야로의 주제 확장 등 대중에게 한 걸음 더 다가가기 위한 박물관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제공: 서울대학교 박물관
서울대학교박물관 홈페이지: http://museum.snu.ac.kr/
서울대 학생기자
박채원(서양사학과)
chaewon@sn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