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 하늘이 드러난 5월 19일(금) 오후, 관악캠퍼스 종합운동장에 운동복 차림의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매일 오가는 캠퍼스에서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는 ‘2023학년도 서울대학교 종합마라톤 대회’가 열린 것이다. 스포츠진흥원에서 주최하는 종합마라톤은 2008년 종합체육대회에서 분리되어 단일 대회로 실시되고 있다. 올해 대회는 코로나19로 인해 3년 만에 개최됐다.
스포츠진흥원 원장인 박일혁 교수(체육교육과)의 개회사로 행사가 시작됐다. 박 교수는 “서울대 종합마라톤 대회는 구성원 간 화합과 소통의 장을 만들고 건강을 증진하기 위해 개최하고 있다. 오늘 참여해주신 분들 모두 안전하고 즐겁게 완주하시길 바란다.”라며 개최 취지와 함께 응원의 말을 남겼다. 이번 대회는 학생부(남/여), 직원부(남/여), 교수부, 단체부로 구분해 진행되었으며, 학생 203명, 직원 약 69명, 단체 32명, 교수 15명이 참여했다.
같은 캠퍼스에서 생활하지만 서로 마주한 적 없었을 320여 명이 운동장에 동그랗게 모여 구령에 맞춰 몸을 풀었다. 곧이어 출발선 앞에 선 참가자들의 표정에서 설렘과 긴장이 느껴졌다. 테니스부원들과 함께 단체부에 참여했다는 박정빈 씨(체육교육과・21학번)는 “부원들과 테니스 말고 다른 운동을 하며 기분 전환을 하기 위해 출전하게 됐다”라며 “기록보다는 다 함께 완주하는 것을 목표로 달리겠다.”라는 각오를 전했다.
15시 30분, 시작을 알리는 총성과 함께 대회가 시작됐다. 참가 부문의 구분 없이 다 같이 첫발을 내디뎠다. 대회는 종합운동장에서 출발해 경영대 앞 → 기숙사 삼거리 → 학군단 앞 → 유전공학연구소 앞 → 농생대 앞 → 행정관 주차장까지 달린 후 반환점을 돌아 종합운동장으로 돌아오는 약 7km 거리의 단일코스로 진행됐다.
일상을 보내는 캠퍼스지만 가파른 경사를 오르내리며 달려본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종합운동장을 나서자마자 만나는 긴 오르막과 반환점을 돌면서 다시 펼쳐지는 가파른 오르막에 참가자들은 힘든 순간을 넘기며 한 발씩 나아갔다. 다시 돌아온 종합운동장을 한 바퀴 돌아 결승 테이프를 가장 먼저 통과한 사람은 학생부(남)에 참가한 김대천 씨(경영대학 공기업고급경영자과정)로 28분 6초를 기록했다.
출발은 동시에 했지만 긴 레이스를 마무리하는 시간은 각자의 속도에 따라 달랐다. 결승선을 통과한 사람도, 통과하지 못한 사람도 있었다. 이르게 찾아온 무더위에 쏟아진 땀을 닦고, 가쁜 호흡을 고르는 참가자들의 표정에 개운한 뿌듯함이 차올랐다. 레이스가 끝난 후, 시상식이 진행됐다.
직원 부문 1위를 차지한 전상근 씨(시설관리반, 30분 14초)는 “코로나19로 실내 활동에 제약이 생기면서 달리기를 취미로 시작했는데, 캠퍼스를 한 바퀴 달린 것은 처음”이라며 “환경이 좋아서 좋은 기록이 나온 것 같다. 오늘의 경험 덕분에 앞으로도 종종 캠퍼스를 달리게 될 것 같다.”라고 말했다. 함께 신청한 친구가 아파서 혼자 참여했다는 윤지영 씨(건축학과・21학번)는 “혼자라 고민하다 참여했는데, 모르는 분들과 함께 서로 응원하면서 달린 덕분에 완주할 수 있었다.”라며, 친구와 함께 내년에도 꼭 참여하고 싶다는 희망을 밝혔다. 경기가 끝난 후 잔디에 모여 앉아 각자 후일담을 펼쳐놓으며 내년을 기약하는 목소리를 곳곳에서 들을 수 있었다. 각자의 소속을 떠나 함께 땀 흘리고 웃음 짓는 참가자들의 모습에서 하나 된 즐거움이 느껴졌다.
서울대학교 소통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