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새롭게 개설된 인공지능(AI) 관련 전공 및 교양 교과목이 학생들의 큰 관심을 끌고 있다. 서울대학교는 지난 2019년 개원한 AI 연구원을 중심으로 학내외 구성원과 AI 연구 협력을 도모하며 차세대 인공지능 인재 교육에 열을 쏟고 있다. 경력개발센터는 지난 2월 7일, 더욱더 폭넓은 인공지능 교육을 위해 〈비전공자를 위한 SNU AI 진로캠프〉를 롯데국제교육관에서 개최했다. 간호학과, 고고미술사학과 등 다양한 전공의 학생들은 이번 캠프를 통해 빠르게 변화하는 기술의 흐름 속에서, 인공지능과 자신의 진로가 어떻게 어우러질 수 있을지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다.
낯선 인공지능의 세계에 스며들다
이날 캠프에서는 인공지능에 대한 전반적인 강의와 개별 실습, 팀 프로젝트 활동이 차례로 이어졌다. 먼저, 학생들은 오전 강의와 실습을 통해 인공지능의 개념과 원리를 차츰 이해해 나갔다. 인공지능은 명시적인 프로그래밍 없이 컴퓨터가 학습 능력을 갖추게 하는 머신러닝(machine learning)과 사람의 신경을 모방해 만든 네트워크 구조인 인공뉴런, 즉 심층신경망을 이용한 머신러닝인 딥러닝(deep learning)으로 나누어 살펴보았다. 이후, 자연어 처리 알고리즘과 컴퓨터 비전 알고리즘, 그리고 음성처리 알고리즘을 구체적인 사례와 함께 알아보았다. 학생들은 기본적인 이론과 함께 머신러닝과 딥러닝이 실무에 적용되는 예시를 살펴봄으로써 인공지능 활용 분야를 폭넓게 이해할 수 있었다.
다음으로, 학생들은 인공지능을 다루기 위한 대표적인 언어인 Python으로 판다스(pandas), 넘파이(numpy), 맷플롯립(matplotlib) 등의 라이브러리를 실습하였다. 이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은 학생들도 있었지만, 그때마다 강의자와의 일대일 피드백을 통해 난관을 극복할 수 있었다. 이번 캠프의 교육을 담당한 경력개발센터 권현지 연구원은 “‘비전공자도 충분히 인공지능 기술을 잘 다룰 수 있다’라는 자신감을 심어주기 위해서는 지식을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것보다 학습자와 긴밀히 소통하며 교육을 ‘함께’ 만들어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한 나의 미래를 그리다
오후에는 본격적인 팀 프로젝트 활동이 이어졌다. 각 팀은 앞서 학습한 인공지능 기술과 자신의 진로를 연결하는 시간을 가졌다. 먼저, 학생들은 희망 직업에 관한 상세 정보 조사표와 직업 결정을 위한 대차 대조표를 작성하며 최적의 직업을 선정하였다. 이후, 선정한 직업의 구체적인 업무와 관련하여 수집할 수 있는 여러 유형의 데이터를 나열하였다. 뒤이어 해당 데이터를 처리하는데 적합한 알고리즘의 종류를 선별하였다. 프랑스어 교사를 꿈꾸는 한 불어교육과 학생은 “외국어에 미세하게 스며들어 있는 문화와 관용표현을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해 원어민과의 대화 데이터와 같은 텍스트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처리하기 위해 자연어 처리 알고리즘을 활용한다면 교육자로서 차별화된 전문성을 갖출 수 있을 것”이라며 자신의 미래를 설계해 나갔다.
마지막으로, 참가자들은 발표를 통해 자신이 희망하는 직업에 관한 인공지능 활용 방법을 공유하고 이에 관한 생각을 자유롭게 나누었다. 학생들은 포스트잇을 활용하여 서로의 아이디어에 관해 적극적으로 질문하였는데, 특히 ‘해당 알고리즘을 선택한 이유, 데이터를 수집하고 처리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윤리적・기술적 쟁점’에 관한 질문이 많았다. 참가자들과 모든 과정을 함께한 권 연구원은 “Li (2022)에 따르면, 향후 5년 후에는 인공지능 기술을 바탕으로 현재 수행되는 업무의 핵심 기술의 3분의 2이상이 크게 변화할 것이라 예상되는데, 학생들이 이러한 변화의 원리를 이해하여 자신의 희망 직업에 관한 미래를 미리 예측해보고 주체적인 삶을 살아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라며 본 캠프의 취지를 강조했다.
이번 SNU AI 진로캠프는 단순히 인공지능에 관한 이해를 넘어 학생들이 자신의 미래를 진지하게 고민하고, 인공지능에 상대적으로 익숙하지 않을 수 있는 비전공자임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관련 지식을 만들어나갔다는 점에 의의가 있었다. 우리의 삶을 혁신적으로 변화시키고 있는 인공지능이 누구에게나 친숙해질 수 있도록, 교육 현장의 많은 관심과 지원이 필요한 때다.
서울대 학생기자
김규연(정치외교학부)
rbdus7522@sn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