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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대의 뜻으로 함께한 수해복구 자원봉사

2022. 9. 5.

지난달 8일(월) 중부 지방에서 발생한 기록적인 폭우로 서울대학교도 큰 피해를 입었다. 인문대, 사범대, 공대 건물들이 침수되고 토사가 대거 유입됐으며 버들골 버스정류장, 기숙사 도로 지반이 붕괴됐다. 중앙도서관, 301동 식당은 정전으로 운영이 중단되기도 했다. 서울대학교 학생들은 학교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 피해 복구를 돕자는 글을 올리고, 이후 총학생회 ‘자정’의 주관으로 캠퍼스 일대 수해복구를 위한 자원봉사단 모집이 이뤄졌다.

SNS에 게시된 서울대 수해복구 자원봉사자 모집 안내 포스터
SNS에 게시된 서울대 수해복구 자원봉사자 모집 안내 포스터

학부생·대학원생·교직원 어우러진 수해복구 현장

SNS를 통해 공지된 수해복구 자원봉사에는 350여 명의 학부생·대학원생이 지원했으며 봉사자들은 11일, 12일 양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인문대, 사범대, 공대에 배치됐다. 김지은 총학생회장(조선해양공학과·18)은 “학교 내 직원분들만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울 만큼 피해가 큰 상황에서 학우분들의 봉사 요청을 받고 봉사단을 모집하게 됐다”고 기획 취지를 밝혔다.

첫날인 8월 11일(목), 기자가 배치된 인문대에서는 건물 내 강의실에 가득 찬 흙탕물을 빼내는 것이 주된 작업이었다. 직원들과 봉사자들은 책상과 의자를 한쪽으로 몰아넣고, 넉가래와 삽으로 물을 퍼냈다. 밀대를 들고 각 구역에 순서대로 위치하여 강의실에서부터 건물 밖 배수구까지 토사를 퍼낸 뒤 책상, 의자, 강의실 벽과 바닥에 묻어있는 진흙을 손걸레로 닦아냈다. 근처를 지나가던 학내 구성원들도 가세해 예정된 복구 장소였던 5동, 7동에 더해 3동, 6동까지 빠르게 강의실 정리 작업을 마칠 수 있었다. 봉사 중 국어국문학과의 한 직원이 탄산음료를 전달하기도 하고, 먼저 떠나게 된 경영학과 학생이 아이스크림을 전달해주는 등 서로를 격려하는 모습도 보였다. 인문대 복구 봉사에 참여한 박현준 학생(건설환경공학부·22)은 “폭우 소식을 듣고 학교 운영이 걱정돼 친구와 지원했다”며 “깨끗해진 강의실을 보니 걱정을 의미 있게 해결한 것 같아 기쁘다”고 말했다. 한편, 자원봉사자에게는 △학생처장 명의의 활동 증명서 △고무장갑과 마스크 △간식 △햄버거 1만 원 쿠폰이 지급됐다.

인문대학 봉사자들이 삽과 밀대로 토사를 걷어내고 있다
인문대학 봉사자들이 삽과 밀대로 토사를 걷어내고 있다

작업 중 봉사자들의 배려 돋보여

둘째 날에도 봉사는 이어졌다. 건물 안 복구 작업에서는 넉가래와 삽을 이용하여 강의실과 복도의 물을 퍼낸 뒤 손걸레로 진흙을 닦아내는 작업이 계속됐고, 건물 밖에서는 부러진 나뭇가지를 모으고 토사를 옮기는 등 정화 작업이 이뤄졌다. 사범대에서는 추가 수해를 막기 위해 모래주머니를 쌓기도 했다. 봉사자들은 맡은 업무가 마무리된 후에도 총학생회 총괄 스태프와 직원의 안내에 따라 필요한 다른 업무에 곧바로 투입됐다. “현장에서 구슬땀 흘리며 힘쓰고 있는 다른 학우들을 보니 먼저 갈 수 없겠다”며 끝까지 남은 학우, 약속을 취소하면서까지 일손을 더한 학우 등 학교를 원상으로 복구하겠다는 마음이 모여 작업은 수월하게 진행됐다. 실제로 인문대 복구 작업을 총괄한 직원 허동원 씨는 “하루종일 해야 하는 작업을 학생들이 발 벗고 함께해줘 빠르게 마무리할 수 있었다”며 감사의 뜻을 밝혔다. 김지은 총학생회장은 “토사가 옷에 튀고 날씨도 더운 현장에서 굴하지 않고 봉사활동에 몰입해준 학우들 모습이 인상 깊었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대학교 기술지주회사에서는 인력·음식을 지원하기도 했다.

공과대학 자원봉사자들이 바닥의 토사를 건물 밖으로 빼내고 있는 모습
공과대학 자원봉사자들이 바닥의 토사를 건물 밖으로 빼내고 있는 모습

이번 수해복구 자원봉사는 일부 학생들의 주도로 시작되어 학부생, 대학원생, 교직원 등 수백 명의 학내 구성원들이 연대해 수해 현장을 복구해나간 뜻깊은 시간이었다. 개강 후, 폭우가 언제 왔냐는 듯 멀쩡해진 캠퍼스의 모습에는 이들의 노력이 담겨있다.

서울대 학생기자
김대환(농경제사회학부)
daehwan4757@sn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