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11일(수) 오후 7시부터 1시간 동안 관악학생생활관 920동 아고리움 사랑채에서 ‘관장과의 대화’ 행사가 열렸다. 관악학생생활관 자치운영위원회(이하 자운위) 에서 기획한 이번 행사는 코로나19로 단절됐던 입주생과 생활관 간 소통 관계를 개선하고 입주생들의 건의 사항을 수렴하기 위해 마련됐다. 현장에서는 관악학생생활관(이하 생활관) 관장 및 부관장, 행정실장, 조교, 대학원생활관 운영사 관계자와 입주생 22명, 자치운영위원회 부원이 모여 기숙사 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대화를 나눴다.
간식, 보드게임과 함께하는 편안한 소통의 현장
‘관장과의 대화’가 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본 행사는 생활관 관장과 학생들이 대면으로 소통할 수 있도록 매년 2회 개최되는데, 코로나19의 확산 이후 2년 만에 재개됐다. 송재준 관장은 "생활관은 소속, 국적이 다른 6,000여 명의 입주생이 모인 공동체로서 안전하고 행복한 기숙사 생활을 위해서는 지속적인 소통과 상호 이해가 필수적”이라며 이번 행사가 입주생 간 소통을 돕는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본 대담에 앞서 자운위에서는 온라인, 오프라인 채널을 통해 행사 당일 다뤄질 의제를 수합했다. 자운위는 5월 2~6일 동안 온라인으로 건의사항을 수집했으며, 오프라인 의견은 919동과 아워홈 기숙사 식당에 설치된 게시판으로 모았다. 총 68개의 주제가 도출됐으며, 자운위 측에서는 이를 토대로 본 행사에서 다룰 9개의 핵심 의제를 선정했다. 의제에 포함되지 않은 시설 증설, 보수, 기타 의견도 생활관 측에 전달됐다.
1부 행사는 두 자운위 부원의 사회 아래 송재준 생활관 관장과 한동헌 부관장의 인사말로 시작했다. 학생들이 테이블에 둘러앉아 햄버거를 먹으면서 대화를 나누고 놀이를 함께하는 동안 차츰 경직된 분위기가 풀렸다. 외국인 입주생이 한국인 학우에게 윷놀이와 오목을 배우기도 했다. 관장, 부관장과 입주생이 함께하는 이심전심 게임에서는 서로의 취향을 알아보는 선택지뿐 아니라 관장, 부관장의 출신 학과 등에 대한 문제가 포함돼 재미를 더했다. 이심전심 게임에 참여한 박단비 학생(국어교육과⋅20)은 1부 프로그램에 대해 “건의사항에 대한 본격적인 대화에 앞서 편안하고 즐거운 분위기 속에서 행사를 즐길 수 있어 좋았다”는 후문을 전했다.
입주생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 답하다
2부에서는 사전 수합된 9개의 의제와 현장에서 제기된 질문에 대한 생활관 측의 답변이 이뤄졌다. 우선 기숙사 인근 버스 정류장의 대기 줄 질서 문제, 세탁물 혼동, 벌레 및 소음 문제, 소주 구매 불가 등 입주생이 일상생활 시에 느꼈던 불편함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송 관장은 필요한 곳에 시설 교체, 보수, 보충을 진행하고 생활관 수준에서 다루기 어려운 부분은 타 기관 및 업체와 접촉해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답했다. 소주 판매 등 입주생의 건강, 안전에 직결된 사안에 대한 요청은 반려됐다. 대담에서는 학식 가격 인하 및 운영 시간 확대, 냉방기 가동 허용과 같이 최근 일어난 기숙사 환경의 변화와 연관된 요구가 다뤄지기도 했다. 특히 현장에서는 여러 입주생이 냉방 시설에 관련해 질의했다. 919동에 거주하는 김다인 학생(물리천문학부⋅21)은 “지난 1월 생활관에 화재가 발생한 이후 에어컨에 분진과 그을음이 남아있는데, 필터 교체 등 추후 대처가 어떻게 이뤄졌는지 궁금하다”며 우려 섞인 질문을 건넸다. 이에 대해 학부생활관 시설관리 담당자는 “919동의 모든 냉방기에 대해 분해 청소가 완료됐으며 기구 사용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된다. 입주생의 요청이 있으면 언제든 추가 청소를 실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9개 의제 중에는 환경 관련 사업을 진행해달라는 요청도 있었다. 관련해 자운위 부원 김민서 학생(인문계열⋅22)이 “자운위에서 분리수거 캠페인 등 환경 개선을 위한 행사를 운영할 때 생활관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가?”라고 묻자, 송 관장은 생활관 측에서 환경 보전과 청소 노동자 보호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며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2년 만에 다시 열린 ‘관장과의 행사’는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입주생이 생활관 운영에 대해 궁금했던 사항을 직접 질의하고 의문을 해소할 수 있는 자리였다. 김다인 학생은 "무인택배함 설치, 화재 후속 조치 등 편의, 안전에 대한 의문을 직접 관장님께 여쭙고 답변을 들을 수 있어 안심할 수 있었다"라고 전했다. 생활관에서는 앞으로 관장과의 대화를 양방향 소통의 자리로 발전시켜, 입주생의 의견을 청취할 뿐 아니라 생활관에서 진행 중인 사업과 공지사항 등을 입주생에게 공유할 기회로 삼고자 한다고 밝혔다. 또한 코로나19 방역 수칙 완화에 발맞춰 입주생을 대상으로 하는 학술, 문화행사가 다양하게 마련될 예정이다. 생활관에 거주하는 학내 구성원들이 자운위와 생활관에서 운영할 여러 소통 행사에 관심을 기울여 보다 나은 기숙사 생활을 즐길 수 있기를 바란다.
서울대 학생기자
이규림(언론정보학과)
gyu2129@sn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