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이상 기후가 전 세계에서 여러 모습으로 나타나면서 국가, 기업, 개인 차원에서 지속가능성에 대한 관심이 뜨거워지는 추세다. 이와 함께 다양한 전공에서 환경 분야와 접목해 기후변화와 지속가능성의 위기에 맞서는 그린 리더십이 중요하게 여겨지고 있다. 서울대학교 지속가능발전연구소는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해 지난 2011년부터 그린리더십 교과과정을 통해 환경 문제의 해결에 앞장서는 그린 리더를 양성하고 있다.
실천력을 갖춘 그린 리더를 키운다, 그린리더십 교과과정
그린리더십 교과과정은 민⋅관⋅학의 협업과 학제 통합적 교과목 운영을 통해 환경 위기에 당면한 우리 사회를 지속 가능한 방향으로 이끌어가는 창의적이고 실천적인 그린 리더를 길러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학부생이라면 전공을 불문하고 누구나 교과과정에 참여할 수 있으며, 필수 과목인 ‘그린리더십 인턴십’을 포함해 그린리더십 교과목을 5개 이상 이수하면 서울대학교 총장과 환경부 장관의 명의로 된 그린리더십 수료 인증서가 지급된다. 그린리더십 교과목은 출범 당시 새로 만들어진 핵심교과목 외에도 녹색사회과학영역과 지속가능성과학영역에 속하는 학점인정 교과목을 최대 2개까지 자유롭게 선택해 수강할 수 있다. 그린리더십 핵심교과목은 ▲그린리더십 ▲기후변화와 건강 ▲지속가능한 생활디자인 ▲녹색경제의 이해 ▲그린리더십 인턴십 ▲관악모둠강좌(지속가능한 발전)등의 교과목으로 구성된다. 이번 학기에는 이 가운데 ▲녹색생활과 소비 ▲그린리더십 ▲에너지와 기술의 경제학 등 그린리더십 핵심교과목 3개와 25개의 학점인정 교과목이 운영되고 있다. 기초교육원의 김정은 강사가 담당하는 ‘녹색생활과 소비’ 과목에서는 소비를 개인, 사회, 환경의 관계 속에서 바라보며 윤리적 소비에 대한 통찰력과 실천력을 함양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환경대학원의 손용훈 교수가 이끄는 ‘그린리더십’ 강의는 기후변화, 탄소 저감, 그린뉴딜 등 지속가능성을 실천하는 그린 리더의 사례를 다룬다. 에너지자원공학과의 허은녕 교수는 ‘에너지와 기술의 경제학’을 통해 현대 에너지 기술의 주요 이슈들을 경제·경영의 관점에서 접근하도록 돕고 있다.
발로 뛰며 지식과 역량을 기른다, 그린리더십 인턴십
실천 교과목이자 필수인 그린리더십 인턴십은 하계와 동계 계절학기 동안 운영되는 현장 실습 프로그램이다. 학생들은 그린리더십 인턴십을 통해 정부 기관, 기업, 시민단체, 연구소 등에서 제품 분석, 연구 보고서 작성, 사업 기획, 현장 조사 등을 수행하며 지속 가능한 미래를 설계하는 과정에 참여할 수 있다. 인턴십 참여자들은 희망 기관에 지원서를 제출하고 인턴십 기관을 배정받은 후 사전 교육을 거쳐 현장에서 1~2개월간 90시간 이상의 실습을 한다. 인턴십이 마무리되고 계절학기 말에 진행되는 최종 발표회에서는 학생과 지도교수가 인턴십을 비롯한 교과목의 후기와 성과를 공유한다. 학생들은 기말과제전 등에서 발표된 액션 플랜(action plan)을 담당 교수의 지도 아래 구체화해 실현하기도 한다. 일례로 손용훈 교수(환경조경학과)가 담당한 2014년 1학기의 ‘녹색도시와 커뮤니티 디자인’ 수업은 220동 중정을 휴식 공간으로 만드는 ‘틈밭 프로젝트’의 실현으로 이어진 바 있다.
그린리더십 인턴십 교과목은 지난 2012년 그린리더십 교과과정에 신설될 당시에는 6개 기관, 12명의 학부생이 참여했지만, 2017년부터는 하계와 동계 계절학기로 확대 편성되는 등 그 규모가 커지고 있다. 이번 하계 인턴십에는 21개 협력기관이 함께하는데, 학생들은 국립환경과학원과 같은 정부 기관에서 빅데이터를 활용해 법제 개선을 돕거나 글로리엔텍(주) 등의 민간기업에서 환경친화적 제품의 시장 조사, 개발, 판매에 참여하게 된다. 녹색에너지전략연구소를 비롯한 연구소에서는 지속가능성 연구 등에 직접 참여할 기회가 주어진다. 지난 2020년 그린리더십 교과과정 설립 10주년을 맞아 발간된 <서울대학교 그린리더십 백서: 그린리더십 교과과정 10년의 이야기>에 따르면, 협력 기관 관계자들은 인턴십 기간을 늘리거나 인턴십이 이후 프로젝트 수행이나 채용으로 이어져도 좋겠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실제로 올해 하계 인턴십에 참여하는 트리플래닛, 에너지엑스, 엑스퀘어 주식회사 등은 실습 기간 후 계약기간을 연장하거나 인턴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인턴십에 참여한 학생들 역시 기업의 녹색경영 전략이나 국제기구의 정책 등을 현장에서 배우면서 해당 업무와 일자리에 대해 이해할 수 있었다는 소감을 남겼다. 재생에너지 IT 플랫폼 기업인 엔라이튼(구 솔라커넥트)에서 인턴십을 수행한 한 학부생은 환경 관련 사업의 동향과 기업의 소통 시스템을 가까이에서 배울 수 있었던 점을 가장 큰 성과로 꼽았다. 그는 인턴십을 통해 학교 수업만으로는 얻기 어려운 실천적인 지식과 역량을 축적했고, 같은 회사에서 계약을 연장해 1년 넘게 근무하면서 진로를 구체화할 수 있었다고 한다. 한편, 전공과 학년에 상관없이 그린리더십 교과목 중 두 개 이상을 수강한 학부생이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고 개인의 관심사에 따라 인턴십 기관과 직무를 다양하게 선택할 수 있다는 점도 그린리더십 인턴십의 장점으로 꼽힌다.
2022년 하계 계절학기 그린리더십 인턴십은 생활과학대학 윤지현 교수의 지도로 운영되며 6월 24일부터 사전교육을 시작으로 현장 실습이 이뤄진다. 서울대학교 지속가능발전연구소 누리집(https://isd.snu.ac.kr/greenleadership/)에는 매 학기의 그린리더십 교과과정의 운영 일정, 개설 교과목, 기관별 인턴십 후기 등이 업데이트되고 있다. 기후변화 시대에 그린 리더로서 환경문제 해결을 선도하고자 하는 학부생들이 본 교과과정을 기반으로 꿈에 한 발짝 더 다가갈 수 있기를 바란다.
서울대 학생기자
이규림(언론정보학과)
gyu2129@sn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