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유전체의 난제 통계기법으로 풀어
농생대 김희발 교수 공동연구팀
비만과 당뇨 등 한국인의 49개 다양한 복합형질의 분석 통해
‘잃어버린 유전력’(missing heritability) 문제 해석
연구진 서울대 농생명공학부 김희발 교수팀과 서울대 지주회사 자회사 ㈜조앤김 지노믹스, 국립보건연구원, 호주 퀸즈랜드 대학의 양지안 박사가 함께 얻은 성과이다.
내용 및 의의
우리는 2세를 위하여 배우자의 외모를 중요시하는 젊은이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나의 외모가 정말 2세에 전달되는가? 그렇다. 외모뿐만이 아니다. 인간의 많은 복합형질은 유전인자가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한다. 우리의 표현형은 유전적인 요인과 환경적인 요인으로 나뉜다고 볼 수 있으며 유전적 요인이 클수록 환경적인 요인은 줄어들게 된다. 예를 들면, 눈 색깔과 머리카락 색깔은 유전적 요인이 거의 대부분을 차지하므로, 환경적인 요인은 고려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키와 혈압 중 어떤 형질에서 유전적 요인이 더 크게 작용할까? 전체 표현형에서 유전적인 요인의 비중을 수치화한 유전력이 이 질문의 해답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인간복합형질에서 수많은 연구가 있었지만 풀리지 않는 최근의 난제가 연구자들을 좌절시켜왔다. 바로‘잃어버린 유전력’인데, 다양한 선진유전기법으로 형질을 결정짓는다고 믿었던 핵심 유전자들을 발굴하였지만, 이 유전자들의 유전력이 이미 알려진 복합형질의 유전력의 극히 일부임을 반복해서 발견한 것이다. 예를 들어, 키의 유전력은 매우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80%) 최근의 유전체 연관분석을 통하여 사람의 키에 영향을 주는 약 50개의 유전 변이를 밝혀냈음에 불구하고, 이 변이들이 총 5%만을 설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동연구팀은 이에 따라 약 30만개의 유전변이를 모두 고려하기 위해 동물육종학에서 사용되던 통계모델을 사람에 적용하여 잃어버린 유전력의 많은 부분을 찾아내었다. 결과에 의하면 한국인의 키는 약 32%, 수축기 혈압은 약 25%가 유전인자에 의해 설명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 연구를 통하여 인간복합형질의 다인자성, 즉 인간의 표현형은 소수의 유전자가 아니라 유전체에 퍼져있는 수많은 유전자에 의해 결정된다는 것을 입증하였다. 또한 모든 형질을 평균적으로 봤을 때 염색체의 길이가 길수록 추정된 유전력이 증가함을 밝혀내었고 (유전체의 1%가 유전력 1%를 설명함), 유전력이 특정 유전 변이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뜻이므로 이 역시 다인자성을 지지하는 증거로 볼 수 있었다.
기존의 유전력 연구가 유럽인 중심이었지만, 이번 연구를 통하여 아시아인의 유전력 지도를 제공하였고, 49가지의 다양한 인간형질을 다뤘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앞으로 한국인 및 아시아인 맞춤 질병 예방의 획기적인 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본 결과는 유전학 분야의 세계적 학술지 프로스 제네틱스 (PLoS Genetics)에 3월 온라인으로 실렸다.
연구진 소개 서울대 농생명공학부 김희발 교수는 동물과 사람의 복합형질 유전체 연구와 진화 집단유전학 연구를 하고 있다. ㈜ 조앤김 지노믹스 (C&K Genomics)는 최근에 설립된 서울대 지주회사 자회사로 유전체와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과 생물정보 분석을 주로 하고 있고 조서애 박사가 대표이다.
연구비 지원 프로그램 이 결과는 농촌진흥청의 차세대바이오그린21의 동물유전체 육종사업단 (단장 이학교 교수)의 지원을 받아 국립보건연구원의 KARE프로젝트의 데이터를 활용하여 수행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