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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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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dical Science

코비드 팬데믹, 우리에게 미친 심리학적 영향

2021. 7. 19.

이나미 교수


이나미 교수
서울의대 휴먼시스템의학과 교수

이제 코비드라는 단어는 마스크처럼 일상의 한 부분이 되었다. 실시간으로 보고되는 코비드 관련된 메시지는 가족의 소식보다 더 자주 우리를 찾는다. 고립된 사람들, 경제적 손실, 정신적 후유증, 미래 세대에 대한 부정적인 영향 등에 대한 뉴스와 논문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우울, 불안, 불면을 호소하는 이들에 대한 소식은 이제 식상할 정도다.

그런 와중에도 사람들은 다시 코로나 이후의 삶을 준비하고 있다. 소비를 통해 고립감과 박탈감을 해소하는 이들, 팬데믹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환경 문제에 대해 철저한 자세로 힘을 보태는 이들도 있다. 검역과 여행금지는 비행기와 다른 탈 것들이 내뿜는 탄소 배출량을 줄이게 했고 경제 활동 통제 역시 소음, 수질오염, 자동차 공해 문제를 잠정적으로나마 멈추게 했다.

아쉽게도 의료 장구, 소독제, 마스크, 고무 장갑 등의 사용 급증으로 환경오염물질을 더 많이 배출했다.

지속가능한 산업, 환경친화적 운송, 재활용 에너지와 수자원 재생에 대한 관심으로 개인과 기업문화 모두 변해야 한다. 특히 환경친화적인 정책은 전세계적으로 공조화되어야 효과적이다.

단기적으로는 에너지 분야의 배출량이 7%, 농업생산이 환경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2%가량 줄었지만, 장기적으로는 어떤 결과가 나올지는 예측하기 쉽지 않다.

팬데믹은 그동안의 물질지향주의, 자연환경에 대한 몰이해와 무책임함, 멀고 가까운 이웃의 운명이 어떻게 서로에게 긴밀하게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직면을 하게 해 준다. 특히 새로운 것, 더 좋은 것, 더 많은 것을 지향하며 만족하지 못하는(discontents) 심리가 가져온 부정적인 결과 중 하나가 팬데믹일 수 있지 않을까. 환경에 대한 고려 없는 환경 파괴가 새로운 인수공통 바이러스의 변종을 지속적으로 만들어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코비드 팬데믹으로 인해 의료와 경제 시스템이 전지구적으로 흔들리고 있기에, 문명 발전이 지속된다는 낙관론은 더 이상 설득력이 없어 보인다.

과학과 기술 발전하는 동안, 상대적으로 영적인 정신세계는 그만큼 빠르게 발전하지 못한 것이 문제의 근원이다. 다행히, 전 지구적 재난 후, 인류는 자신과 세계의 어두운 측면과 만나야 하기에 병의 뿌리를 볼 기회가 생긴 것일 수도 있다.

융 분석심리학적 용어를 쓰자면, 자신의 그림자 콤플렉스를 대면하게 된 것이다. 팬데믹에 대한 인류의 집단적 반응은 나병, 페스트, 매독, 스페인 독감 등등 전염병의 종류와 상관없이 공통되는 패턴이 있다. 두려움, 불안, 절망 등의 개인적 감정과 더불어 병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집단에 대한 투사가 그것이다. 페스트와 관련된 중세의 유대인과 집시에 대한 박해, 코비드와 관련된 아시아인에 대한 혐오들은 역사적으로 반복되는 사회의 파괴적 정신 상황, 융 심리학적 용어로 바꾸자면 부정적 집단 콤플렉스(Group complex)라고 할 수 있다.

검역과 격리도 때와 장소와 상관없이 유사한 반응을 유발한다. 팬데믹은 공동체 생활에 꼭 필요해서 진화한, 타인과 사회에 대한 신뢰(trust)와 친화적 태도(affinity)를 버리도록 강요한다. 군락동물(herding animal)인 인류에게 협동과 교류는 존재의 지속에 꼭 필요한 본능인데, 그 반대로 역주행해야 하는 상황 속에서, 집단과 분리된 참 자기 (the true Self)가 무엇인지 묻고 실천하게 하는 것은 역사의 아이러니다.

전쟁, 전염병, 자연재해 등의 극한상황에 이르게 되면 폭력을 휘두르는 이들도 있지만, 삶과 죽음에 대한 근원적 질문을 던지는 이들도 있다. 그러나 나는 누구이고, 왜 사는가, 죽음은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 같은 성찰들은 실천이 따라야 비로소 의미가 부여된다.

역설적으로 팬데믹은 인류 역사상 성장의 귀중한 기회가 될 수 있다. 6세기 유스티니아누스 14세기 페스트, 흑사병은 각각 중세와 근대를 열게 한 기폭제였고, 코비드 역시 포스트 노멀(Post-normal) 시대를 여는 계기다. 비대면 회의, 재택근무 등으로 외향적인 태도 없이도 창조적인 활동이 가능해졌다. 거리로 나서거나 총칼을 들지 않아도 해킹과 댓글 활동 등으로 온라인 상에서 전쟁을 치르거나 혁명을 완수할 수도 있는 시대가 되었다.

다만, 인터넷 이용률, 디지털 리터리시, 코딩 능력 등이 책을 읽는 문해력 혹은 그 어떤 교양보다 더 중요한 인력 자원의 척도가 되었기에, AI보다 더 기계 같은, 그래서 더욱 비인간적이며 파괴적인 좀비 인간의 숫자가 더 늘어날 수 있다.

이런 엄중한 시기에, 온라인상에서 갈등과 분열을 유발하고, 더욱 무지하고 폭력적인 방향으로 사회가 폭주하지 않도록 중심을 잡고 건설적인 방향을 제시하는 진짜 지도자들이 필요하다고 본다. 인간의 마음과 몸을 함께 연구하며 치료하는 의료진이 균형 잡힌 가치관과 신중하고 성숙한 태도를 보여줌으로써 성숙한 사회발전에 힘을 보탤 수 있다는 뜻이다.

코로나-19 통계/역학

자료 분석: 서울의대 코로나19 과학위원회

그림 1. 전국 일일 확진자수, 사망자수 및 중증도별 환자수 추이(2021.7.13 기준)

그림 1. 전국 일일 확진자수, 사망자수 및 중증도별 환자수 추이(2021.7.13 기준)

연구 동향

델파이 기법을 이용한 코로나-19 백신 분배 프레임워크 개발 연구

Choi MJ, Choi WS, Seong H, Choi JY, Kim JH, Kim YJ, Cho EY, Kim DH, Park H, Lee H, Kim NJ, Song JY, Cheong HJ, Kim SI, Peck KR. Developing a Framework for Pandemic COVID-19 Vaccine Allocation: a Modified Delphi Consensus Study in Korea. J Korean Med Sci. 2021 Jun 14;36(23):e166.
https://doi.org/10.3346/jkms.2021.36.e166

본 연구는 코로나19 팬데믹 백신 접종 초기에 제한적으로 확보된 백신을 누구에게 우선적으로 분배하고 접종할 것인지에 대한 프레임워크를 제시하고자 시행하였다.

코로나19 예방접종 전략의 첫 번째 목표는 보건의료체계와 주요 기반시설을 유지하는 것이고, 두 번째 이환률과 사망률 감소, 세 번째 지역사회 내 전파 감소로 결정하였다. 이 연구에서는 5단계에 걸쳐 백신 물량이 확보되리라 가정하고, 각 단계에 접종해야 할 대상군을 다음과 같이 선정하였다. 최우선 접종 대상자는 집단시설의 고령층, 고위험 의료기관 종사자, 요양시설•재가복지시설 종사자, 그리고 코로나19 대응인력으로 선정하였다. 백신 공급이 확대되면 1단계에 포함되지 않은 고령층을 접종하고, 이후 조금 더 물량이 확보된다면 이전에 포함되지 않은 의료기관 종사자 및 성인 만성질환자들을 접종하도록 합의하였다. 더 광범위하게 백신 공급이 확대된다면 확대된 성인 연령군(50-64세)과 사회 기반시설 종사자, 소아 청소년 교육 관련 종사자, 집단생활을 하는 이들, 고위험군과 같이 거주하는 이들까지 접종을 확대하고 이후 물량이 더 확보된다면 나머지 인구들까지 접종을 확대하는 것으로 논의하였다. 이 연구는 국가 수준에서의 팬데믹 백신 분배 정책 결정에 필요한 기초 전략을 제시하였다. 그러나 코로나19 바이러스 및 백신 등에 대한 새로운 정보가 지속적으로 업데이트되고 있기 때문에, 유행 상황에 맞추어 전략을 유연하게 활용할 필요가 있겠다.

코로나-19 소아 환자의 감염률과 중증도 연구

Seon JY, Jeon WH, Bae SC, Eun BL, Choung JT, Oh IH. Characteristics in Pediatric Patients with Coronavirus Disease 2019 in Korea. J Korean Med Sci. 2021 May 24;36(20):e148.
https://doi.org/10.3346/jkms.2021.36.e148

이 연구는 충분한 표본을 가진 국가 데이터를 활용하여 성인과 비교한 아동의 코로나바이러스 19 감염률과 중증도를 파악하고, 현재 한국 정부의 아동 코로나바이러스 19 예방을 위한 지침의 적절성을 파악하고자 하였다.

연령별 입원 기간 분석 결과, 고연령층에 비해 0-9 세 아동의 입원 기간은 37%, 10-19 세 환자의 입원 기간은 31% 더 짧았다(P 〈0. 001). 0-9 세 환자의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의료비는 70 세 이상 환자에 비해 87% 더 적었고, 10-19세 환자 그룹에서는 118%만큼 더 적었다(P 〈0. 001). 10-19세 환자의 입원에 대한 odds ratio (OR)는 70세 이상 환자의 0.05배, 중환자실 입원에 대한 OR은 70세 이상 환자의 0.14배로 가장 낮은 위험을 보였다. 반면, 50세 미만 환자 중에서, 입원 및 중환자실 입원 가능성은 0-9세 아동에서 가장 높았다.

현재 한국 정부의 코로나바이러스 19 대응정책은 0-12세 아동을 대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이번 국가 데이터를 활용한 연구 결과, 10-19세 군에서 코로나 바이러스의 중증도와 감염률이 가장 낮았기 때문에 이를 고려한 새로운 대응정책이 요구된다. 또한, 기저질환이 있는 아동에 대한 특별한 보호 조치가 필요하다.

〈코로나19의 과학 – 전문가의 20가지 이야기〉출판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코로나19 과학위원회가 2020년 6월부터 2021년 7월까지 발간한 20호의 뉴스레터를 엮어 〈코로나19의 과학 – 전문가의 20가지 이야기 (도서출판 새로운 사람들)〉을 출판하였다. 코로나19와 관련된 의료계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글을 기고하였으며, 서울의대 김홍빈 교수, 권준수 교수, 이나미 교수, 충남의대 김성민 교수가 코로나19와 함께 살아가기 위한 생각들을 담았고, 서울의대 이종구 교수, 분당서울대병원 고광필 교수, 가천의대 조용균 교수, 서울의대 국민건강지식센터 박미정 박사가 코로나19 방역에 대한 지식과 경험을 담았다. 이후 서울의대 박경운 교수, 오명돈 교수, 박완범 교수, 정재용 교수, 분당서울대병원 조영재 교수, 국제백신연구소의 이철우 박사, 안 워텔 박사, 제롬 김 박사가 코로나19의 진단, 치료제 개발, 임상적 측면에 대한 정보와 의견을 제시하였으며,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고학수 교수, 박상철 교수가 코로나19의 법적 쟁점에 대해, 서울의대 김옥주 교수와 정준호 박사가 코로나19의 연구윤리에 대해, 서울의대 이승희 교수와 임재준 교수가 코로나19 시기의 교육에 대해서 기고하였다. 각 기고문에는 삽화가 곁들여졌으며 표지의 그림을 비롯한 삽화의 작업은 원광대학교 산본병원 외과 박수진 교수가 맡았다. 이번 코로나19 팬데믹은 우리 모두에게 코로나19와 함께 살아야 하는 미래를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에 대한 큰 숙제를 남겨 놓았다. 모쪼록 이 책이 코로나19 팬데믹을 이해하는 데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기를 희망한다.

코로나19의 과학, 전문가의 20가지 이야기, 서울의대 코로나19 과학위원회 표지

이번 호를 마지막으로 코로나19 과학위원회 뉴스레터가 종료됩니다. 그 동안 관심과 성원에 감사드립니다.